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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A 아만전사 카르고 <27> - 첫 번째 동료 세실리아(4)

첫 번째 동료 세실리아(4)

카르고의 말에 세실리아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곳이 어딘가요? 지금 당장 가서……”

“이미 청소부들이 깨끗이 먹어치웠을 것이다. 가봐야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겠지”

세실리아가 아쉬운 표정으로 추출해낸 리퍼의 피를 배낭에 집어넣었다.
“아깝군요. 마저 추출했다면 상당히 돈이 될 텐데”

어깨를 으쓱한 카르고가 입을 열었다.

“이 녀석은 앞을 보지 못하는 대신 청각이 매우 민첩한 몬스터야. 그러니 아까처럼 계속 수다를 떨도록 해라. 그러면 리퍼들이 몰려들 것이다. 오는 족족 붙잡아주마”
그 말에 세실리아가 핼쑥한 표정으로 입을 닫았다. 카르고의 말은 바로 리퍼를 끌어들이는 미끼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말문은 오래지 않아 트였다.

“리퍼를 혼자 잡을 수 있는 전사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평소 듣던 아만족에 대한 소문과는 매우 다르군요”

그 말에 카르고가 관심을 가졌다.

“통상적으로 인간들은 아만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세실리아가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며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해요. 덩치가 크고 힘이 세지만 온순하고 겁이 많은 종족으로 알려져 있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무, 물론 카르고님을 뵙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지만 말이에요”

그녀의 말에 카르고의 눈가가 파르르 경련했다. 일족에 대한 평가를 직접 듣고 보니 가슴 한구석이 메이도록 아파왔다.

‘어찌 이런 일이……. 우리만 해도 아만 중에서도 용맹하기로 소문난 아케니아 혈족이었는데’

아케니아 혈족은 얼음 거인의 공세에 최후까지 맞선 일족이었다. 비록 얼음 산맥이라는 천연의 방어막 덕을 보았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저항한 아만족이라는 사실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귓전으로 세실리아의 들뜬 음성이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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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족 전사는 모두 카르고님처럼 강한가요?”

카르고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알 수 없다. 우리는 아만족의 일맥인 아케니아 혈족이다. 그리고 아케니아 혈족에서는 내가 유일한 전사다. 이제 나 외에 아케니아 혈족의 전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음성이 왠지 모르게 서글프게 들렸기에 세실리아는 조용히 입을 닫았다. 앞에서 걸어가는 덩치 큰 아케니아 전사에게서 알 수 없는 슬픔이 전해졌다. 그녀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이것은 나에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야’

그녀의 눈에 비친 카르고는 최고의 베테랑 전사였다. 제아무리 소문난 전사라도 홀로 리퍼를 사냥할 수 있는 자는 극소수이다. 그것은 이름난 마법사나 궁수도 마찬가지였다. 리퍼는 마법 저항력이 상상을 초월하는데다 전신을 갑주와 같은 딱딱한 껍질로 보호하고 있어서 최소한 급소에 치명타를 서너 방은 맞춰야 겨우 쓰러뜨릴 수 있다. 그런 리퍼를 맨손으로 상대해 공격수단인 낫을 무력화시킨 뒤 목을 부러뜨리는 것은 명성이 자자한 베테랑 전사들도 하기 힘든 일이다.

카르고의 뒤를 따라가며 세실리아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세상에 전사는 널리고 널렸다. 전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풋내기들도 사방에 널려 있다. 문제는 그렇게 흔하디흔한 전사들 중에서 정작 쓸모 있는 전사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카르고는 최고의 동료였다.
카르고를 바라보는 세실리아의 눈빛이 다시금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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