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람의 태도에 이번엔 골목을 틀어막은 건달들이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둘이서 뭐라 부산하게 대화하긴 했지만 아만족의 언어라 그들이 알아들을 순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날려버렸다. 그 와중에 세실리아의 미모를 눈여겨본 건달 하나가 슬쩍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덩치 큰 허풍선이는 걱정하지 마. 느려 터져서 두 명이 달라붙으면 금방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몽둥이로 손바닥을 툭툭 치며 다가오는 건달들을 카르고가 무심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움켜쥔 주먹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잠시 후 골목에서 비명소리가 잇달아 터져 나왔다.
“아아악!”
“요, 용서를! 크아악!”
'우지직'
골목의 앞뒤를 막아선 건달의 수는 모두 일곱이었다. 그리고 그들 전부가 작살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초도 되지 않았다. 건달들이 널브러진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카르고의 돌주먹에 얼굴을 맞아 기절해버린 사내들이 우수수 부러져나간 이빨 사이로 게거품을 뿜어내고 있었다. 팔다리가 부러진 채 신음하고 있는 녀석도 있었고, 기절한 채 담벼락에 걸쳐진 녀석에서부터 카르고가 집어던져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녀석도 있었다. 말 그대로 일인일격, 카르고는 건달 하나당 한 번 이상 손을 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세실리아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감탄하고 있었다. 느긋하게 서 있다가 달려드는 녀석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박살내는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카르고의 큼지막한 주먹에 얻어맞은 건달들은 마치 투석기에 맞은 것처럼 펑펑 날아갔다. 단검을 휘두르던 녀석들은 뼈마디가 통째로 뒤틀렸다.
“저, 정말 대단해요!”
별거 아니라는 듯 손바닥을 툭툭 턴 카르고가 몸을 돌렸다.
“날붙이를 든 녀석들은 좀 아프게 만져주었다. 그나저나 인간의 뼈다귀는 상당히 약하군. 살짝 건드렸는데도 부러져 나가다니 말이야”

세실리아가 찡그린 얼굴로 작살이 난 건달들을 쳐다보았다. 원래대로라면 붙잡아 경비대에 넘기려고 했는데 몰골을 보니 도저히 그러고 싶지 않았다. 저 정도라면 충분히 적합한 응징을 받았다고 할 수 있었다. 세실리아가 생긋 웃으며 카르고의 팔짱을 꼈다.
“내버려두고 여관으로 가요. 그나저나 동료가 막강해서 정말 든든하군요”
묘한 표정으로 세실리아를 쳐다보며 카르고도 걸음을 옮겼다.
세실리아는 숙박료가 비싼 고급 여관의 방을 두 개 잡았다. 개인 욕실이 딸린 고급스러운 방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비교적 풍족했기 때문에 크게 마음먹은 것이다.
“쉬도록 하세요. 제 방은 바로 옆방이에요. 무슨 일이 있으면 부르시고요”
살짝 눈웃음을 친 세실리아가 날듯이 방으로 달려 들어갔다. 옷을 훌훌 벗고 욕탕의 물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기 때문이었다.
“알겠다. 너도 쉬어라”
짧게 대답한 카르고도 자신의 방문을 닫았다.
욕탕 안에는 따듯한 물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여관 점원이 미리 채워놓은 모양이었다. 옷을 벗은 카르고가 느릿하게 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욕조의 크기는 상당히 컸지만 인간보다 덩치가 큰 카르고가 들어가자 꽉 찼다. 이곳까지 오며 사냥한 몬스터의 피가 비늘 사이에 말라붙어 있다가 서서히 풀려나갔다. 기분 좋은 감각에 카르고의 눈이 가늘어졌다.
“흠…… 좋군. 마치 온천에 온 것 같아”
유난히 예민한 카르고의 감각에 옆방의 세실리아가 욕조에서 부르는 콧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눈을 감은 카르고가 생각에 잠겨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