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감과 흥분 때문인지 절로 발걸음이 빨라진 카르고와 달리 무기 주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세실리아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창백했다. 마치 무언가가 잡아끄는 듯 느릿느릿 걷는 그녀의 얼굴은 고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카르고는 그런 그녀의 고민 따위에는 관심 없는 듯 앞서 걷고 있었다.
필드에 나서기 전 거의 모든 이가 읽는 ‘모험가들이 절대로 노려서는 안 되는 사냥감’이라는 책의 첫 장에 당당히 기재된 몬스터가 바로 카누바라크였다. 넋이 나간 듯 비틀비틀 걷던 세실리아가 조심스럽게 카르고를 불렀다.
“저, 정말 카누바라크를 사냥하실 건가요?”
발걸음을 늦춘 카르고가 그녀를 보며 흔들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래야지. 놈의 껍질이라면 훌륭한 갑옷을 만들 수 있을 거야”
“과연 잡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요?”
“날 못 믿나?”
“그, 그건 아니지만”
“난 너를 동료로 인정했다. 그러니 끝까지 나를 믿어라”
말을 마친 카르고가 휘적휘적 걸음을 옮겼다. 그의 탄탄한 등은 세실리아에게 여전히 믿음직했다. 하지만 세실리아는 카누바라크에 대한 공포심을 좀처럼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카누바라크의 악명은 그 정도로 높았다.
여관으로 돌아온 세실리아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미치겠군. 그 악명 높은 카누바라크를 사냥하러 가자니……’

지금껏 수백 명이 넘는 모험가를 집어삼킨 존재가 바로 카누바라크다. 그들 중에는 명성 높은 전사가 이끄는 수준 높은 파티가 수두룩했다. 심지어 최고의 직업으로 구성된 최정예 파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카누바라크 사냥에 성공하지 못했다. 남김없이 레어에 장비를 헌납하고 카누바라크의 뱃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런 무시무시한 몬스터를 단둘이서 사냥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한참을 고민하던 세실리아는 결국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미친 짓이야’
마음 같아서는 카르고를 내버려두고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 같은 풋내기 마법사가 어디 가서 쓸 만한 파티의 동료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사실 지금까지는 지나치게 운이 좋다고 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그런 행운이 찾아와 새로운 파티에 들어간다 해도 자신의 운명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은 신세일 게 뻔하다.
아직까지 세상에 물들지 않은 탓인지 세실리아는 동료인 카르고를 배신할 마음을 먹지는 못했다. 또한 사냥에서 빠진다는 가정은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은 세실리아였다. 결국 그녀는 결심을 굳히고 몸을 일으켰다.
‘안 되겠어. 함께 사냥을 할 동료들을 한번 구해봐야겠어. 카르고님이 워낙 노련한 전사이니까 어쩌면 사람이 모일지도 몰라’
그녀는 급히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갔다. 고육지책으로 카르고 외의 다른 강한 동료를 파티에 들일 생각이었다. 어찌나 마음이 급했는지 아무나 동료로 맞이하지 않는다던 카르고의 말 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