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실리아가 향한 곳은 시장 앞에 마련된 공터였다. 그곳에는 무수한 공고들이 질서정연하게 널려 있었다. 일정액의 돈을 내면 몬스터 사냥을 함께할 동료를 구하는 공고를 내걸 수 있다. 세실리아는 돈을 지불하고 공고 한 장을 내걸 공간을 임대했다.
그녀가 낸 공고의 내용은 간단했다.
[아펜디아 분지에 서식하는 네임드 몬스터 카누바라크를 함께 사냥할 동료를 구합니다. 현재 파티 구성원은 노련하고 뛰어난 실력의 아만족 전사 하나와 1클래스의 마법사입니다. 모집인원은 해독 마법이 가능한 사제와 궁수, 그리고 마법사입니다]
공고를 건 세실리아가 살짝 고민했다. 원래대로라면 공고 아래에 연락처를 기재해야 한다. 묵고 있는 여관의 호실을 적어둔다면 의향이 있는 모험가들이 찾아와 문을 두드릴 것이다. 그러나 세실리아는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고 그냥 여관으로 돌아갔다. 예전에 라빈으로부터 들은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번거로운 것이 싫다면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러면 공고를 읽어본 모험가들 중에서 생각이 있는 자가 공고 아래에 자신이 묵고 있는 숙소의 호실을 기재하지. 그러면 찾아가서 면접을 보면 돼. 동료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지’
세실리아에게 반해 있던 라빈은 자신이 경험으로 체득한 노하우를 모조리 알려주었다. 게다가 아직까지 카르고와 상의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실리아는 의도적으로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았다. 우선 자신이 먼저 면접을 보고 난 뒤 괜찮은 사람이면 카르고에게 소개할 생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잠시 후 공고 앞에 바글바글 사람들이 모였다. 대부분의 모험가들이 세실리아가 내건 공고 앞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모험가들은 공고내용을 읽고 실소를 짓고 있었다.
“미친 것들. 죽고 싶어 환장했군. 뭐? 카누바라크를 잡아?”
“아만족 전사? 뛰어나고 노련해? 아마도 일하는 데 뛰어나고 노련하겠지?”
“살다 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공고도 다 보겠군. 설마 진심은 아니겠지?”
대부분의 모험가들이 장난으로 치부하는 분위기였다.
“아만족의 뛰어나고 노련한 전사와 1클래스 햇병아리 마법사라……. 카누바라크는커녕 오칸 한 마리 힘겹게 잡는 것이 고작이겠군”
“아마 오칸도 힘들지 않을까? 보나마나 아만족은 몬스터 앞에서 겁에 질려 벌벌 떨 테니 말이야. 아, 그 모습을 보고 오칸이 불쌍해서 죽이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은 어쩌면 가능하겠군”
“보나마나 장난이야. 장난치고는 공고 값이 비싸긴 하지만 뭐 돈이 썩어나는 녀석인가 보지. 묵고 있는 여관의 호실조차 붙이지 않은 것 보면 몰라?”
모험가들의 반응은 대동소이했다. 하나같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공고를 손가락질했다.
공고 아래 연락처를 기재하는 모험가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그들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공고 아래에다 자신이 묵고 있는 여관의 이름과 호수를 써넣고 있었다. 연락처를 써넣고 난 뒤 혹시나 연락이 온다면 장난을 친 데 대해 혼쭐을 내줄 거라고 벼르는 이도 있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지난 후, 공터는 다시금 평소의 분위기를 되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