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사의 수준을 평가하는 단위인 클래스는 1클래스에서 9클래스까지가 존재한다. 각 클래스의 마법사들도 비기너(초급), 유저(중급), 익스퍼트(숙련), 마스터(상급), 이렇게 4단계로 구분한다. 통상적으로 3클래스 이상 되어야 제 몫을 할 수 있으며 6클래스가 넘으면 전사 없이 홀로 필드에서 사냥할 수 있는 대마법사로 인정받는다. 그러니 세실리아의 입이 쉽사리 떨어질 리가 없다.
거짓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한 세실리아가 쥐꼬리만 한 음성으로 자신의 수준을 털어놓았다.
“이, 일 클래스의 익스퍼트예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아트의 안색이 싹 바뀌었다. 세실리아의 미모에 호감을 보이던 눈빛이 돌변해버린 것이다. 그가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 포르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셨군요. 실례했습니다. 그럼 포르나. 우린 여관에 가 있을 테니 나중에 오도록 해. 오랜만에 친구와 만났으니 반가울 테지”
다른 파티원들도 세실리아를 무시하는 게 역력한 태도로 무정하게 걸음을 옮겼다. 풀죽은 세실리아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포르나를 그 자리에 남겨둔 채 말이다.
그러나 세실리아는 흔들리지 않았다. 라빈의 파티에 들어가기 전 그녀는 이런 상황을 벌써 여러 번 겪어 보았다. 포르나의 동료들은 행여나 세실리아가 동료로 받아달라고 달라붙을까 봐 냉정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1클래스의 익스퍼트라면 사냥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짐이 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포르나가 풀이 죽은 세실리아를 억지로 달래서 근처의 바(bar)로 향했다. 차양 아래 놓인 나무 의자에 앉은 그녀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화제를 바꿨다.

“그런데 너도 문제의 공고를 보러 왔니?”
“공고라니요?”
“어떤 미친 녀석이 공고에 장난을 쳤지 뭐니? 공고를 올리는 값이 적지 않은데 돈이 썩어나는지, 원”
상심을 어느 정도 털어버린 세실리아가 방긋 웃으며 되물었다.
“무슨 내용인데 그래요?”
“나도 소문을 듣고 가 봤는데 황당하기 그지없더라. 너도 알지? 모험가가 노려서는 안 되는 몬스터 순위 중 9번째에 오른 아펜디아 분지의 네임드 몬스터 카누바라크 말이야”
비로소 상황을 알아차린 세실리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웬 미친놈이 베테랑 모험가들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카누바라크를 잡겠다고 공고를 붙였어. 그것도 허풍선이 아만족과 1서클 햇병아리 마법사가 말이야. 그게 대관절 말이나 되는 소리야? 어쨌거나 모험가들 사이에 소문이 좍 퍼졌어. 장난삼아 연락처를 기재한 모험가도 꽤 될 거야. 우리 파티의 리더인 세아트도 여관의 호수를 기재했다고 해. 어떤 미친놈인지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말이야. 호호호. 너도 웃기지 않니?”
유쾌하게 웃던 포르나가 이내 정색을 했다. 창백해진 세실리아의 안색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세실리아가 고개를 푹 수그렸다.
“죄, 죄송해요. 모, 몸이 좀 좋지 않네요”
그녀는 포르나에게 공고를 붙인 당사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지 않았다. 물론 공고 근처에도 얼씬도 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