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적으로 모험가들은 진형을 짜서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한다. 전사들이 달려들어 근접전투를 벌이는 사이 마법사와 궁수가 넓게 퍼져서 원거리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뒤에서 사제가 치유 주문을 외워 선두의 상처 입은 전사를 치료한다. 그러나 카누바라크의 레어는 이러한 진형을 짜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게다가 사제가 치유 주문을 외울 만한 시야도 나오지 않는다. 상처를 직접 눈으로 봐야 치유를 할 수 있지만 좁은 통로 뒤에서 어찌 공격받는 전사의 몸 앞부분을 살필 수 있단 말인가? 여러모로 사냥을 하기에는 악조건을 갖춘 카누바라크의 레어였다.
포르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불가능해’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카르고의 파티는 처음으로 그녀를 동등한 조건의 동료로 받아들여 주었다. 전리품도 차별 없이 공평하게 나눈다고 했다. 양심상 그런 파티를 내버려두고 도망칠 순 없었다. 설사 죽더라도 동료들과 끝까지 함께 행동해야 했다. 바로 그때 카르고가 입을 열었다.
“사냥은 나 혼자서 한다”
그 말에 세실리아와 포르나, 두카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 무슨 소리야!”
“카누바라크를 잡는데 어찌 혼자서 한다는 말이야?”
그러자 카르고가 평온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모두 느꼈겠지만 카누바라크의 레어는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기 힘든 장소야. 모두 들어가 봐야 방해만 될 뿐이지. 그리고 카누바라크는 원래부터 나 혼자서 잡을 생각을 하고 있었어”
“말도 안 돼. 우린 동료야. 그런데 어떻게……!”
“그러니까 혼자 하겠다는 거야. 카누바라크는 퀘르바임 종류의 몬스터야. 더 크고 강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특성은 똑같아. 그리고 우리 아만족 전사들은 지금껏 지겹도록 퀘르바임을 사냥해 보았어. 내가 살던 얼음 산맥에는 퀘르바임이 무척 많았지. 방법만 알면 사냥하기가 지극히 쉬운 것이 퀘르바임이야. 공격 패턴을 모조리 꿰고 있기 때문이지. 그러니 아무 말 하지 말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카누바라크를 확실하게 잡아올 테니 말이야”
“하, 하지만……”
카르고의 고집은 질기기로 소문난 리퍼의 앞다리 힘줄보다도 질겼다.
“잘 들어. 난 새로 얻은 동료들을 여기서 허무하게 잃고 싶지 않아. 그러니 내 말대로 따르도록 해. 포르나가 있으니 그녀의 능력으로 기척을 지우고 안전하게 있을 수 있을 테니 말이야”
결국 일행은 카르고의 고집을 꺾는 것을 포기했다. 그의 말대로 함께 간다고 해도 자신들의 실력으로는 그의 짐이 될 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대신 뭐라도 도울 게 없는지를 살폈다. 가장 먼저 세실리아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캐스팅을 했다.
“부디 조심하세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곤 독에 대한 저항력을 미미하게 올려드리는 것뿐이네요”
포르나 역시 가능한 마나를 쏟아부어 카르고의 몸을 일정시간 동안 강화시켜주었다. 그래봐야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행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카는 해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카르고의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그 말에는 두카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친구. 부디 살아서 돌아와야 해. 너처럼 마음에 드는 동료를 이렇게 빨리 잃고 싶지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