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르고는 먼지투성이 얼굴을 한 채 눈빛을 빛냈다.
슬쩍 미소를 지은 카르고가 밖으로 튀어나갔다. 조금 전까지 그가 들어가 있던 공동에 거대한 카누바라크의 아래턱이 쑤셔 박혔다.
'콰아앙!'
폭음과 함께 뿌연 흙먼지가 확 피어났다.
일행들과 헤어진 후 카누바라크의 레어로 들어온 카르고는 즉각 카누바라크가 있는 중심부를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과거 동료들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퀘르바임 사냥을 해보았기 때문에 그는 레어의 구조에 대해서는 훤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레어의 초입 부근에서 카누바라크를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통로가 워낙 좁아 제대로 공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대로 싸우려면 통로가 다소 넓고 공동이 이리저리 뚫려 있는 중심부로 들어가야 한다.
카르고는 레어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망설임 없이 좁은 통로를 내달렸다. 그의 기척을 느끼고 마중 나오는 카누바라크보다 빨리 중심부에 진입해야 사냥이 가능하다.
사실 좁은 통로에서의 이동속도는 인간보다 카누바라크가 월등히 빠르다. 수백 개의 발을 가진 카누바라크는 거의 말이 달리는 것과 동일한 속도로 터널 내부를 이동할 수 있다. 때문에 지금껏 카누바라크를 사냥하러 나선 인간들 중 터널의 중심부까지 진입해 들어간 파티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카르고는 험준한 광산에서 채굴까지 하는 아만족의 전사이다. 좁은 통로에서의 이동속도는 인간보다 몇 배나 빨랐다. 게다가 카르고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앞만 보며 전력질주를 했다. 그 덕에 그는 카누바라크가 그의 기척을 눈치채고 덮치기 전에 중심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어지는 전투는 완전히 카르고의 페이스였다. 퀘르바임형 몬스터의 공격패턴은 지극히 단순해서 기껏해야 독액을 뿜어 상대를 녹이거나 거대한 턱으로 짓이겨 버리는 것이 전부였다. 만약 카르고가 있는 곳이 좁디좁은 통로였다면 그는 꼼짝없이 독액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카누바라크의 턱을 이용한 공격도 피할 방도가 없다. 그러나 이곳은 통로가 거미줄처럼 뚫린 데다 카누바라크가 식량을 보관하기 위해 뚫어놓은 공동이 이곳저곳에 자리 잡고 있는 장소이다.
게다가 턱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면 독액이 방사되는 형태나 방향을 짐작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카누바라크는 꽤나 여러 형태로 독액을 방사하는데, 스프레이처럼 넓게 뿌리기도 했고 강력한 물총처럼 일직선으로 내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퀘르바임을 사냥해 본 덕에 카르고는 지극히 효율적으로 독액을 피할 수 있었다.
턱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면 카누바라크가 어떻게 독액을 내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카르고 특유의 빠른 몸놀림은 카누바라크의 턱을 이용한 공격도 모두 무위로 돌렸다.
“조그마한 녀석들이 떼거지로 덤벼드니 꽤나 골치 아팠는데 덩치 큰 녀석은 그럭저럭 상대하기 편하군”
오칸과의 전투를 새삼 떠올려본 카르고가 조심스럽게 동굴의 천정으로 이동했다. 자욱한 흙먼지가 그의 기척을 감춰주었기에 카누바라크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동굴 속으로 거대한 머리통을 들이밀었다. 순간 카르고의 눈이 빛났다.
카누바라크가 카르고가 있는 곳을 향해 머리통을 들이미는 순간 놈의 급소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것을 놓칠 카르고가 아니었다.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