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래도 카르고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군”
“그래도 약속 시간까지는 기다릴 거지?”
“마땅히 그래야지. 하지만 더 이상 그의 생환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아”
두카의 말에 동의하는지 포르나도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 비친 카르고는 정말로 믿음직스러운 전사였다. 그런 전사가 결국 이곳에서 죽었다고 생각하니 맥이 탁 풀렸다. 바로 그때였다. 풀 죽어 있던 두카의 귀가 쫑긋했다.
“레어 안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
얼굴에 기대감을 떠올린 파티원들이 재빨리 레어 입구로 접근했다. 두카가 동굴 벽에 귀를 가져다대고 소리를 엿들었다. 그런 그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
“뭔가 묵직한 것이 기어 나오고 있어. 매우 커”
“그, 그럼 카르고님은?”
두카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카르고는 아니야. 아무래도 카누바라크 같은데?”
“그, 그럼……”
채 말을 잇지도 못한 채 세실리아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정황을 보니 카누바라크가 카르고를 잡아먹은 뒤 나머지 일행을 찾기 위해 레어에서 기어 나오는 것 같았다. 파티원들이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입구에서 떨어져 뒤로 물러났다.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최대한 기척을 죽인 걸음으로 말이 묶인 곳까지 물러서자 포르나가 주문을 외워 결계를 쳤다. 미욱한 솜씨지만 최대한 카누바라크의 이목으로부터 동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모두가 숨을 죽이고 레어를 지켜보는 와중에 동굴 입구에서 뭔가가 툭 튀어나왔다. 그것을 본 일행의 얼굴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역시’
동굴 입구로 머리를 내민 것은 거대한 지네의 머리통이었다. 표피에서는 번들거리는 윤기가 흘렀고 거대한 턱은 금속으로 된 판금 갑옷조차 단번에 동강낼 정도로 단단해 보였다.
'쿠르르르'
동굴에서 기어 나온 카누바라크가 망설임 없이 결계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일행의 얼굴이 삽시간에 흙빛이 되어버렸다.
“걸렸군”
“어, 어떻게 해?”
그들이 당황하는 사이 카누바라크가 포르나가 쳐 놓은 결계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모두가 긴장하는 순간 카누바라크의 거대한 머리통이 맥없이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누군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좀 늦었다. 많이 기다렸지?”
익숙한 음성이었다. 세실리아가 눈물을 흩뿌리며 달려 나갔다.
“카르고님! 무사하셨군요.”
“말했잖아. 퀘르바임 종류는 하도 많이 사냥해 봐서 잡는 것이 식은 죽 먹기라고 말이야”
포르나의 눈은 경악으로 툭 튀어나왔고 잠시 멍하니 있던 두카도 환호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와! 역시 멋진 친구로군. 세상에 혼자서 카누바라크를 사냥하는 전사가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믿지 않을 거야!”
그때 기뻐하며 달려가던 두카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기겁하며 제자리에 멈췄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큼지막한 카누바라크의 턱과 더듬이가 파르르 경련하는 것을 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