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르고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기쁨에 뛰어 나가던 두카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그 말을 카르고가 받았다.
“당연히 안 죽였지. 레어 안에서 죽이면 신력이 그냥 헛되이 흩어져 버리잖아. 그래서 기절만 시켜서 끌고 나왔다. 어찌나 무겁던지 치가 떨릴 정도더군. 어쨌거나 모두 이곳으로 모이도록 해. 이 녀석의 숨을 끊으면 흘러나올 신력을 받아들여야지”
당연하다는 듯한 카르고의 말에 일행이 입을 딱 벌렸다.
그들이 말을 잊은 것도 당연했다. 그 악명이 자자한 네임드 몬스터 카누바라크를 그냥 죽인 것도 아니라 동료들을 위해서 일부러 기절시켜 끌고 나왔다는 카르고의 말에는 누구라도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입을 딱 벌린 채 그를 쳐다보는 일행의 시선을 받으며 카르고가 멋쩍은 듯 턱을 긁었다. 그리고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시간이 없다. 조금 있으면 이 녀석이 깨어날 것이다. 칼리아스의 뒷면으로 뇌를 살짝 두들겨 기절시킨 것뿐이라고”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파티원들이 조심스럽게 카누바라크의 근처로 걸음을 옮겼다. 세 명 전부가 주변으로 바짝 붙은 것을 확인한 카르고가 카누바라크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그런 다음 칼리아스를 뽑아들어 하늘 높이 쳐들었다.
“튀어 오르는 체액을 조심해. 독이 있으니까 말이야”
말을 마친 카르고가 망설임 없이 칼리아스를 내려찍었다. 날카로운 도끼날이 부서진 껍질 안쪽으로 살짝 드러난 뇌에 정통으로 틀어박혔다. 그러나 다행이도 경고와는 달리 체액이 일행 쪽으로 튀는 일은 없었다.
'퍼어억!'
허연 뇌수가 흩뿌려지며 카누바라크의 거체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펄쩍 뛰었다. 뇌가 파괴되자 카누바라크는 대번에 절명해버렸고, 그와 동시에 몸속에 쌓여 있던 신력이 사방으로 방출되기 시작했다.
'쉬이이익!'
신력의 대부분은 카누바라크의 머리를 밟고 있던 카르고와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세실리아, 포르나 그리고 두카의 몸으로 집중되었다.
“아아아!”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느낌에 포르나가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더없이 충만하고 질 좋은 신력이 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동시에 솟구쳐 오르는 극도의 희열감에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카누바라크의 몸에서 흘러나온 신력은 포르나의 그릇을 눈 깜짝할 사이에 채워버렸다. 그러고도 모자라 포르나의 그릇을 강제로 넓히기 시작했다. 그것은 카누바라크의 신력이 워낙 질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포르나는 지금 엑스터시(법열)를 느끼고 있었다. 단계를 깨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엑스터시를 제법 오랫동안 경험하게 된 것이다.
카누바라크는 지난 수백 년 동안이나 놈을 사냥하기 위해 레어로 기어들어오는 모험가를 잡아먹으며 신력을 쌓아온 존재이다. 그 방대한 신력이 고작 네 명의 몸으로 집중되었으니 당장 몇 단계나 경지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게다가 오랜 세월 동안 카누바라크의 몸속에서 쌓이고 쌓여 정제된 신력이라 그 질이 매우 높았다. 때문에 카누바라크에게서 흘러나온 신력은 대자연의 품으로 흩어지기보다는 일행의 몸속으로 파고들려 했다.
카누바라크의 신력은 네 명의 그릇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더 넓혀주고는 자연으로 흩어져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