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나절가량 이동한 카르고 일행들은 이제 막 사냥을 나선 것으로 보이는 모험가 파티와 조우했다. 말에 타고 카르고의 파티 가까이 다가오던 여섯 명가량의 모험가들이 수레 위에 실린 카누바라크를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 세상에! 카누바라크를 사냥하다니 놀라워!”
그 말에 두카가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지금의 내 모습을 고향에 사는 엘린 아가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미치겠군.’
세실리아와 포르나 역시 카누바라크의 레어에서 습득한 로브를 입은 채 가슴을 쭉 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눅 들어 있던 모습은 이젠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모험가들의 관심은 그런 일행들의 모습보다는 수레에 가득 실린 전리품에 있었다. 일행과 전리품을 힐끔거리던 모험가들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카누바라크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동료를 많이 잃었나보군요”
그들이 슬며시 눈빛을 교환하며 수레를 포위하려 했다. 허풍선이 아만족을 포함한 네 명을 감쪽같이 처리하면 수레 두 대분의 전리품은 고스란히 그들의 몫이 된다. 엄청난 가치를 가진 전리품에 이어 카누바라크를 처치했다는 명성까지 거저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기미를 알아차린 카르고의 입에서 나지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놈들이 우릴 공격하려 하는군”
눈치 빠른 두카도 거의 동시에 모험가들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피식 웃었다. 그 역시 전과 달리 자신감이 가득한 여유로운 웃음이었다.
숙련된 궁수인 양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며 옆에 놓아둔 활을 집어든 두카가 모험가들을 향해 싸늘한 눈빛을 던졌다.
“미안하지만 우리 파티는 원래부터 네 명이었어. 카누바라크를 잡는 과정에서 한 명도 죽지 않았지. 확인시켜줄까?”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카르고가 말에서 뛰어내렸다.
'촤촹'
허리춤의 도끼를 뽑아든 카르고의 전신에서 강렬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카누바라크를 상대할 때의 바로 그 기세였다.
'히히힝!'
인간은 몰라도 그 기세를 정면으로 받은 말이 먼저 겁을 집어먹고 뒷걸음질했다. 그나마 경험이 조금 있는지 리더로 보이는 전사의 안색도 딱딱하게 굳어 들어갔다.
‘이, 이런’
겁먹은 채 도망치려는 말을 정신없이 달래던 전사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실제로 그는 제법 실력이 있는 전사였으므로 카르고가 뿜어낸 기세를 용케 간파할 수 있었다.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던 전사가 손을 들어 올려 주먹을 쥐었다. 동료 파티원들에게 보내는 신호였다.
“뭐, 뭐지?”
그 신호를 본 동료들이 깜짝 놀라 포위망을 풀었다. 전사의 손짓은 작전의 중지를 알리는 수신호였다. 이어 전사가 손을 좍 펴서 흔들자 동료들이 일제히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건틀릿을 착용한 손에 땀이 흥건히 배어나는 것을 느낀 전사가 고개를 숙였다.
“미, 미안하오. 우린 그저 카누바라크를 자세히 보고 싶어 그랬던 거요. 사냥에 성공한 것을 축하드리오. 모두 길을 비켜드리도록 하자”
전사가 망설임 없이 고삐를 잡아채어 말을 길옆으로 이동시켰다. 전사의 동료들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함께 물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