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만이 속한 파티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리더인 발키르가 느닷없이 보스 몬스터 사냥을 계획한 것이다.
그들은 준비를 철저히 하고 보스 몬스터 사냥에 나섰다. 그리고 네이만은 그 과정에서 필드에서 돌아다니며 거의 보지 못한 동족을 한 명 보게 되었다. 자신과 같은 아만족이 파티에 합류를 요청한 것이다. 그가 바로 비오넬이었다.
“스파이더 퀸을 잡으러 간다고 들었소. 나도 끼워주시면 안 되겠소? 내 목적은 사냥이 아니오. 그곳 근처에 있는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 것이 내 목적이오”
비오넬은 튼튼한 어깨를 가진 덩치 좋은 아만족이었다. 대관절 누구를 찾아왔는지는 모르지만 일꾼이 하나 더 늘어서 나쁠 것이 없었기에 발키르는 비오넬을 파티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혹시라도 사냥에 성공한다면 일손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서 망설일 이유란 없었다.
비오넬의 합류로 네이만이 가장 기뻐했다. 드러나지 않게 따돌림을 시키는 동료들보다는 허심탄회하게 속의 심경을 내비칠 수 있는 동족이 대하기 편했기 때문이었다. 대관절 누구를 찾아가는지는 모르지만 비오넬은 네이만의 일을 많이 거들어 주었다.
오랜 행군 끝에 파티는 마침내 파이시스의 레어에 도착했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보스 몬스터 사냥에 들어갔다. 그러나 보스 몬스터 파이시스는 그들 파티의 능력으로는 너무도 벅찬 상대였다. 파이시스의 턱에서 뿜어지는 독액은 사제의 해독능력으로 감당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준비해 간 해독 포션으로도 역부족이었다. 주변이 온통 맹독을 품은 거미줄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독하는 시간보다 중독되는 시간이 월등히 짧았기 때문에 파티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무엇보다도 파이시스는 지능이 유달리 뛰어난 보스 몬스터였다. 네 명의 전사와 치열하게 싸우던 파이시스는 후방의 사제가 해독주문으로 전사의 독을 해독하자 망설임 없이 손을 썼다. 꽁무니의 방적돌기로부터 머리카락 굵기의 거미줄을 실타래처럼 풀어내어 뿌린 것이다. 워낙 얇았기 때문에 사제들은 전혀 기미를 눈치채지 못했다. 사제 하나가 얼굴에 와서 달라붙은 얇은 실을 잡아뗐다.
“뭐, 뭐지? 앗, 따가워”
거미줄이 품은 맹독에 의해 어느새 손가락이 퉁퉁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때서야 경각심을 느낀 사제들이 눈을 부릅떴다. 그러나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거미줄들이 주변을 빽빽이 뒤덮은 상황이다. 결국 사제 둘은 전사들을 해독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신들을 집중적으로 치유해야 했다. 그러나 치유주문을 외울 수 있는 마나는 한정되어 있었고 파이시스는 끊임없이 거미줄을 토해냈다. 마나가 바닥나는 것은 순간이었다. 결국 두 명의 사제는 거미줄 타래에 완전히 잠식된 채 독기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 사제가 무력화되자 전사들이 쓰러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크어억”
온몸이 녹색으로 변한 전사 하나가 맥없이 그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파이시스가 내뿜은 독액을 정통으로 뒤집어쓰고 완전히 중독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전사들이 하나씩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졌다. 독액을 뒤집어쓰지 않았지만 주변을 잠식한 독기가 몸속에 누적되어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키르 역시 휘청거리다 무릎을 꿇었다.
“크으으”
파이시스의 독액을 흠뻑 뒤집어쓴 발키르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의식을 놓아버렸다. 마법사와 궁수들 역시 독기로 인해 비틀거리고 있었다. 전사들이 모두 쓰러졌으니 파티의 운명은 뻔했다. 마지막으로 발키르가 쓰러지자 그들의 눈에 절망감이 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