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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결산] 폭풍의 한해, 국내 게임산업 무슨 일 있었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11년이 저물어갑니다. 2011년은 유난히 게임업계에 굵직한 사건을 안겨준 한해였습니다. 모두를 흐뭇하게 한 좋은 뉴스가 있었는가 하면,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분쟁도 있었습니다. 2011년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요 이슈를 꼽아봤습니다. <편집자주>


◆대한민국, 셧다운제로 문화후진국 오명 얻어

국내 게임업계를 뒤흔든 초유의 규제법안인 셧다운제가 지난 11월 시행됐습니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자정부터 6시까지 온라인게임의 이용을 일괄 차단하는 제도로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규제법입니다.

셧다운제는 도입 이전부터 형평성, 실효성 논란이 수시로 제기되며 많은 우려를 낳았습니다. 특히 이 법을 추진한 여성가족부는 고무줄처럼 수시로 바뀌는 셧다운제 적용 기준으로 언론들의 숱한 질타를 받았습니다. 셧다운제가 게임업계를 상대로 국고를 충당하기 위한 여성가족부의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죠.

셧다운제는 세계 각국의 언론 매체들이 비중있게 다룰만큼 글로벌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문화후진국이 됐다는 오명을 얻기도 했죠. 현재 한국게임산업협회와 문화연대는 셧다운제를 철폐하기 위해 헌법소원을 진행 중으로 추후 결과가 주목됩니다.

◆한국e스포츠계 VS 블리자드, 지적재산권 분쟁 종료
지난 2년간 한국 e스포츠계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분쟁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분쟁은 지난해 5월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등 자사 게임과 관련한 e스포츠 대회의 개최권과 중계권을 그래텍(곰TV)에 제공하면서 비롯됐습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게임 방송사들에게 '스타크래프트' 대회 진행 및 중계를 위한 거액의 저작권료를 요구하면서 사건이 커진 것이죠. e스포츠협회-블리자드는 9차에 걸친 진행된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마땅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고 결국 사태는 법적분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극한양상으로 치닫았던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분쟁은 지난 5월 급속도로 마무리됩니다. 소송까지 불사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던 블리자드가 돌연 태도를 바꾼 이유로는 '스타크래프트2' 흥행 실패에 따른 여론 악화, 맞소송에 따른 장기화 우려 등이 지목됩니다.


◆서든어택 뭐길래.. 넥슨-넷마블 진흙탕싸움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기 FPS'서든어택' 재계약을 두고 CJ E&M 넷마블과 넥슨-게임하이가 정면 충돌했던 사건입니다.

'서든어택' 재계약을 진행하려는 넷마블과 '서든어택'을 직접 서비스하려는 넥슨간의 한치의 양보없는 분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 5월 30일. 넷마블 남궁훈 대표가 '서든어택' 홈페이지에 재계약에 대한 넷마블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두 세력간의 분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넥슨-넷마블간 분쟁은 거침잆는 폭로전으로 치닫을만큼 치열했습니다. 이 와중에 넷마블 남궁훈 대표가 사퇴했을 정도로 사태는 과열된 양상을 보였죠. 급기야 넥슨이 법원에 가처분신청까지 제출하면서 상황은 법적 분쟁으로 넘어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6월 20일 넥슨-넷마블이 극적으로 화해하면서 '서든어택' 분쟁은 막을 내렸습니다. 넥슨과 넷마블이 '서든어택'을 공동 서비스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왔죠.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넷마블과 넥슨은 서로 돌이킬 수 없는 앙금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1300만 계정 해킹 메이플스토리 '충격'
2011년은 유독 넥슨에 얽힌 이슈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악의 사태는 지난 11월 발생한 '메이플스토리' 백업 서버 해킹 사건이 꼽힙니다. 1820만 명의 회원 중 무려 1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번 사건은 때마침 일본 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넥슨에게는 더없이 큰 치명타가 됐습니다.

이후 넥슨은 주민등록번호 수집 중단을 골자로 하는 통합멤버십시스템 구축 등 후속 조치에 나섰지만 성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넥슨을 산대로 공동 소송을 추진하는 등 집단 반발에 나섰습니다.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사건 발생 이후 한달여가 지난 지금도 경찰 수사가 별다른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잘 마무리되길 빕니다.

◆넥슨 일본 증시 상장, 세계 강호들과 어깨 나란히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이 12월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을 완료하면서 시가총액 8조원의 회사가 됐습니다. 넥슨의 기업공개(IPO)는 올해 진행한 일본 기업공개 중 최대 규모로 국내는 물론 세계 게임시장에서도 여기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번 상장으로 넥슨은 액티비전블리자드, EA 등 세계적인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넥슨의 기업가치 또한 상장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게임강국 일본에서의 원할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글로벌 게임업체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넥슨 주가가 상장 이후 하락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급등하리라 믿습니다.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10구단 창단

지난 3월 엔씨소프트가 통합 창원시를 연고지로 한 프로야구 제 9구단 엔씨 다이노스를 창단했습니다. 이로 인해 엔씨 다이노스는 프로야구 역사상 기존 연고지와 선수들을 이어받지 않고 창단한 역대 두 번째 팀이 됐으며, 초대 감독인 전 두산 김경문 감독의 가르침을 통해 신생 구단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엔씨 다이노스는 오는 2012년 2부 리그, 2014년 1부 리그 참가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2년 700만 관중을 바라보는 프로야구 역사에 엔씨 다이노스가 어떠한 족적을 남기게 될 지 기대되네요.

◆스마트폰 게임 열풍, 온라인게임사 모바일 시장 진출 가속화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며 올 한해 국내 게임업계 또한 스마트폰 열풍이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여기에는 대형 온라인게임사들이 앞다투어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든 것도 한 몫 했죠. 특히 NHN 한게임을 비롯해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의 시장 참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달 11월에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의 국내 게임 카테고리가 개방되며 온라인게임사를 비롯해 모바일게임사들의 신작 출시도 봇물을 이뤘습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이들 게임사들 또한 내년에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죠. 내년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온라인게임 시장 못지 않게 과열 경쟁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점점 온라인화 되가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이 내년에는 얼마만큼의 성장을 이루게 될지도 궁금해지네요.


◆중국 자본의 공습, 중국 대형 퍼블리셔 한국 진출

2011년은 유독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게임업계 진출이 잦았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텐센트, 샨다, 더나인, 쿤룬 등 중국 메이저 게임사들을 비롯해 유명 게임 개발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죠. 과거 국내 퍼블리셔를 통한 게임 서비스 단계에서 벗어나 직접 운영부터 서비스까지 도맡아 사업영역을 확대했습니다.

중국 게임사들의 이같은 행보에 국내 게임업계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다작 게임으로 물량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죠. 아울러 내수시장이 좁아져 국내 중견 기업들이 게임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국내 게임시장이 워낙 치열한 만큼 이들의 움직임이 곱게 보이지 않았던 것 만큼은 확실했던 것 같네요.

어찌됐든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게임시장 공략은 내년을 기점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내년에 펼쳐질 국내 게임사들과 중국 게임사들의 경쟁도 볼만해 질 것 같습니다.

◆핫 트렌드 'AOS게임' 돌풍 예고?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AOS(Aeon of Strife)게임이 등장한 이후 판도가 새롭게 변하고 있습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네오엑트 '카오스온라인', 네오플의 '사이퍼즈'가 그 주인공인데요, 이들 게임들은 국내 게임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스타크래프트' 이후 제 2의 국민게임으로 칭송받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출시 한달도 안되 게임 순위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것만 봐도 대단한 일이죠.


◆국내 게임업계 대격변.. 디아블로3 화폐경매장 논란

블리자드가 신작 '디아블로3'에 화폐경매장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게임업계에 큰 파문이 일었습니다. '디아블로3' 화폐경매장은 블리자드가 아이템 현금거래 기능을 직접 게임에 삽입한 형태로 공개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사행성 이슈에 민감한 국내 정서상, 화폐경매장을 탑재한 '디아블로3'가 온전히 서비스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잇달았죠. 이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자료부족을 이유로 거듭 '디아블로3' 심의를 연기하면서 국내 테스트 여부도 불투명해진 것입니다. 현금 환전 기능을 뺀 버전마저도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이유로 게등위는 심의를 연기했습니다.

2012년 최대 기대작인 '디아블로3'가 과연 심의 난항을 뚫고 안정적으로 국내 시장에 서비스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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