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허면 두 사람 만으로 몇 개까지 가능하겠소?”
“사흘에 한 개를 만들 수 있사옵니다”
“허어!”
사흘에 하나면 한 달에 열 개 정도 밖에 생산을 못한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여름까지 만들 수 있는 숫자는 고작 50개다. 사실 남방의 정벌에 300명의 기사단이면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북방에서 재미를 본 이그너스 13세는 더 강한 군사력을 원했다.
“쩝, 그렇다면 연금술사를 더 모집하는 게 어떻겠소?”
“하아! 폐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아무도 마탑의 연금술사가 되기를 원치 않고 있사옵니다”
칼로스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 나왔다.
지난해 연금술사의 참수 이후로 제자를 두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모두가 연금술 배우기를 두려워해서다.
“그러한가”
이그너스 13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200개의 오리하르콘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의 뒤처리도 신경 쓰였다. 저 두 명의 후작을 감시하는 것도 벅찬 형편이었다. 여기에 더 많은 연금술사들이 개입된다면 로소 기사단으로 감당 할 수 없게 된다.
“50개의 오리하르콘이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오. 두 분께서는 여름까지 만들어 주실 수 있겠소?”
칼로스가 급히 답했다.
“저희들은 언제라도 폐하의 명을 따를 뿐입니다”
“하하, 고맙소. 내 반드시 두 분의 노고(勞苦)에 보답하리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노고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어느 정도 후작의 생활에 길이든 두 연금술사는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그들로서는 지금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면 달리 바라는 것도 없었다. 제자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 이외의 모든 게 평소 그들이 꿈꾸던 삶이었던 것이다.

대륙의 남단에 위치해 있는 크로노스 왕국. 왕국의 동남쪽에 자리한 어둠의 숲은 예로부터 두려움과 공포의 진원지였다. 숲이 너무 깊고 울창해서 그곳을 통과하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기록에 의하면 아틀란티스 제국의 군대마저도 어둠의 숲을 우회해서 다닐 정도였다.
하지만 어둠의 숲이라고 인간의 출입이 없는 건 아니다. 예컨대 어둠의 숲 외곽은 유랑에 지친 하층민들의 보금자리였다. 귀족과 군대마저도 포기한 땅인지라 유랑인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숲에 깊숙이 들어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달빛이 어둠의 숲 외곽에 자리한 하층민들의 거주지를 비추었다.
그런데, 아무리 없는 사람들의 거주지라고 해도 이상했다. 천막과 통나무로 대충 지은 모든 집들이 박살나 있었다.
그 뿐 아니다.
거주지 중간쯤에 형성된 공터는 아예 피로 물들어 있었다.
공터를 물들인 핏줄기의 근원은, 한복판에 있는 갈기갈기 찢긴 시체 더미다.
그 시체들의 탑 위에 한 사람이 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하악! 하악!”
금발이 허리까지 길게 자란 여자였다.
잠시 후 여자가 눈부시다는 듯 달을 올려다보았다.
여자는 달빛에 고스란히 드러난 시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지(四肢)가 멀쩡한 시체가 보이면 팔다리를 뽑아내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지친 듯 여자는 손에 들린 누군가의 팔을 뜯어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