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하, 백작님에 비하면 새 발의 피입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고대에는 마물을 그 힘에 따라 삼 등급으로 나누었다고 하던데. 알고 있나?”
“예, 마물을 척살 할 수 있는 기사의 숫자가 기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 하급이 10명, 중급이 20명, 상급은 40명의 기사가 필요했지. 그렇다면 어둠의 숲에 있는 마물이 상급이 아니기를 기도해야 한다는 말인데……”
크라우스 백작이 인상을 가볍게 찡그렸다.
정체모를 상대에게 주도권이 있는 이런 상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식의 싸움은 처음이다. 어둠의 숲에 있는 마물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 생존자가 없는 까닭이다.
“저는 그건 고대의 마물과 지금의 마물이 같을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많은 병력으로 마물 하나를 감당하지 못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역사를 보면 그렇다는 얘길세”
“그건 과거의 역사입니다. 백작님께서 오늘 새로운 역사를 쓰실 겁니다”
“나 역시도 그러기를 바라네”
말과 함께 크라우스 백작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기다렸다는 듯 엘리시안 기사단의 기사들이 크라우스 백작의 좌우로 늘어섰다.
크라우스 백작이 검은색의 전마(戰馬)위에 올라나 손을 까닥였다.
백작의 수신호가 떨어지자 마운트 남작이 말을 몰고 용병단의 앞으로 가서 외쳤다.
“들어라! 지금 즉시 어둠의 숲으로 전진한다! 낙오하는 자가 없도록 주의하도록 하라!”
“가자!”
“우아아!”
요란한 고함과 함께 2개의 용병단이 선두에 나섰다. 붉은달 용병단과 야수 용병단이다. 용병들 간에 약속한 바도 없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그들은 왕국의 실세라는 크라우스 백작의 눈에 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기사단과 용병단으로 구성된 왕국의 마물 토벌대는 해질 무렵까지 전진했다. 그러나 마을을 세 개나 잡아먹었다는 마물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슬금슬금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하자 크라우스 백작은 행군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현재의 위치에서 이동하지 말고 숙영(宿營)을 하라고 지시했다.
용병단 하나가 밤새 숙영지의 경비를 섰다.
다음날 마물 토벌대는 더욱 깊숙이 들어갔다.
하지만 마물은 보이지 않았다. 어둠의 숲은 흉험한 이름에 걸맞지 않게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사흘 동안 어둠의 숲을 헤매던 크라우스 백작은 일단 돌아가기로 했다. 아직 마물에 대한 단서를 얻지 못했지만,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았다.
붉은달 용병단과 야수 용병단이 다시 선두로 나섰다.
용병들은 사흘간의 탐사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는지 가볍고 웃고 떠들기까지 했다. 250여명의 대병력이다 보니 어둠의 숲도 그다지 두렵지 않은 모양이다.
숲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두 개의 눈이, 길게 늘어선 용병단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