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뛰게 하는 남자가 말했다.
“……”
전신에 피칠갑을 한 칼라후는 순진한 얼굴로 눈만 깜빡 거렸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슬픔이 느껴졌다.
문득 칼라후는 냄새나는 용병의 머리를 놓았다.
'털썩'
용병은 자신이 흘린 오줌 속에 나뒹굴었다.
곧이어 칼라후는 무방비 상태로 남자의 앞에 섰다.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마주선 남자에게서는 어떤 살의도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큰 칼을 질질 끌며 다가 왔지만 말이다.
순간 남자의 몸이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아!'
가슴이 아팠다.
뭔가 뜨거운 것이 가슴을 관통하는 느낌이다.
마물 칼라후의 몸이 천천히 무너졌다.

죽음 앞에서 칼라후, 아니 레아는 아주 짧은 시간 정신이 들었다.
고통 속에서도 레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운 레오디나스가 자신의 앞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너는 왜 날 죽이지 않은 거냐! 내가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며 왔는데! 마물 칼라후가 왜!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하냔 말이다!”
“레……오”
“레아?”
레아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왜 이렇게 된 거냐……”
레아는 다 이해 한다는 듯 웃었다.
머릿속에서 안개가 걷히는 것 같더니 지난 일들이 떠올랐다.
“어둠의 숲에서…… 낡은 석비(石碑)를 발견 했어요……”
“그게 왜……”
레오디나스는 석비와 마물의 관계를 이해 할 수 없었다.
대답대신 레아는 떨리는 손으로 레오디나스의 얼굴을 만졌다.
그것은 아틀란티스인들이 대륙에 심어 놓은 오리하루콘 감응기의 경계석이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그 긴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 숨쉬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벌써 레오디나스의 얼굴이 흐릿해져 간다.
“아아, 시간이 없어요”
“미안하다……”
레오디나스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레아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괜찮아요. 그보다, 아틀라스의 아빠가 누군지, 가르쳐 줄게요”
“……”
레오디나스는 굳이 알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서글프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레아의 유언이니 자신이 들어 주어야만 했다. 홀로 남겨질 아틀라스에게 친부를 찾아 주려는 것이리라.
레아가 속삭이듯 말했다.
“당신이에요……”
“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