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은 소년을 투사(鬪士)로 만들고, 소녀를 창녀(娼女)로 만든다. 대체로 이그너스 제국과 전쟁 중인 왕국 백성의 운명이 그랬다. 남자들은 모두 전쟁터로 끌려 나갔고, 여자들은 혹독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몸을 팔아야 했다.
운명의 신 헬이 농간을 부린 것처럼, 제국과 왕국의 전쟁은 일진일퇴(一進一退)를 거듭했다.
크로노스 왕국을 중심으로 한 라인 공국과 블라바드 공국의 삼각동맹이 기대보다 튼튼했던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삼각동맹에 걸출한 인물들이 많아서 그렇다는 게 사람들의 평이었다.
예컨대 크로노스 왕국의 용병왕 레오가 그랬다. 맨손으로 끌려 나간 전쟁터에서 그는 어디선가 주워들은 봉 하나로 살아남았다. 일 년이 지날 무렵, 레오의 봉은 창으로 변해 있었다. 용병왕이라는 이름은 레오가 창을 들고 다니면서 그를 따라 다녔다. 레오의 용병 부대는 무적(無敵)의 방패, 이지스로 불렸다.
라인 공국의 소드 마스터 제이슨 백작도 전선의 한 축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전쟁터에서 각성하여 소드 마스터가 됐다는 그는 제국의 기사단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는 괴력을 보였다. 어떤 계기로 각성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블레이드는 진짜였다.
블라바드 공국의 레인저 부대를 이끌고 있는 엘리어트도 하인즈 백작 못지않은 괴물 이었다. 엘리어트의 레인저 부대가 출현하면 제국의 기사단은 몸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개개인이 소드 마스터에 가까운 제국 기사단도 원거리에서 날리는 엘리어트의 화살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제국 기사단은 어둠 속에서 날아드는 엘리어트의 화살을 “데드샷”이라고 부르며 저주했다.

운이 좋았던지, 용병단 내에서 가장 어린 시종이었던 아틀라스와 카일은 살아남았다. 단지 살아남은 것 뿐이 아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시종이라는 딱지도 뗐다. 전쟁을 치르며 살아남는 동안 나이와 무관하게 고참이 됐고, 단장 프레드릭은 그들의 능력을 인정해서 용병으로 승급시켜 주었다.
시종에서 용병이 되면서 아틀라스와 카일은 잔심부름에서 해방 됐다. 그리고 월급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 5년 치의 급료를 쿠베라에게 떼였던 아틀라스의 경우, 단장의 배려로 매달 10실버를 지급 받았다. 덕분에 아틀라스는 ‘종으로 팔려 왔다’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