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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소' 몰입의 원인, 시네마틱 컷신 만든 주인공은

'블레이드앤소울'의 재미 요소 중 하나는 중간중간 삽입되는 시네마틱 컷신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영상미와 연출로 게임에 보다 몰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네마틱 컷신은 콘솔 게임이 발달한 해외 시장에선 보편화된 기법이지만 한국 MMORPG에선 쉽사리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 개발에서 별도의 테크시네마팀을 둘 정도로 시네마틱 컷신 영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15일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최형근 테크시네마 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블레이드앤소울' 시네마틱 컷신 업무를 총괄하는 최 팀장은 2002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리니지2' 배경 아티스트를 거친 잔뼈 굵은 베테랑이다.

◇엔씨소프트 테크시네마팀 최형근 팀장

다음은 이날 나눈 질의응답의 전문.

Q 시네마틱 컷신이 게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나?
A 시네마틱 영상은 게임의 치어리더 역할을 해야한다고 본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스토리를 이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할 했으면 좋겠다. 단 한분의 이용자라도 컷신을 통해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정을 받았으면 좋겠다.

Q 컷신의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A 기획팀이 작성한 시나리오를 건네받으면 기획팀과 영상팀이 의견을 조율해 최종적으로 시네마틱 컷신으로 연출할 부분을 정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캐릭터 및 배경팀에 발주를 보내고 발주가 오면 그 소스로 영상을 만든다. 영상 작업이 끝나면 사운드팀에 보내 성우 더빙 및 효과음과 음악을 삽입한다. 그렇게 최종 결과물이 나온다.

Q 컷신 하나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인력은?
A 30분 정도 영상을 만든다면 사전제작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6~7개월이 소요된다. 인력의 경우, 아웃소싱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대략 50~60명이 투입된다고 보시면 된다.

Q 테크시네마 팀원들의 이력이 궁금하다.
A 대부분 영화나 애니메이션 업계 출신이다. 해와 유명 스튜디오 출신도 많다.

Q 영상작업이다 보니 다른 팀과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할 것 같은데
A 시네마틱 컷신은 여러 팀의 노력의 산물이다, 배경은 배경제작팀이, 캐릭터는 캐릭터제작팀이 맡는다. 저희가 맡는 부분은 카메라 연출과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일정조율이 힘들었다. 팀별로 사소한 충돌이 종종 벌어지곤 했다.

Q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나?
A 영상을 사운드팀에 넘겼는데 최종 영상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그래서 사운드팀에 가서 몰래 영상을 확인한 적도 있다.
'블소' 몰입의 원인, 시네마틱 컷신 만든 주인공은

'블소' 몰입의 원인, 시네마틱 컷신 만든 주인공은
◇테크시네마팀이 현재 제작중인 시네마틱 컷신 중 일부


Q 시네마틱 컷신 제작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블레이드앤소울'은 스토리텔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캐릭터 감정선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캐릭터 디테일과 동작 연출에 힘쓰고 있다.

Q 감정선을 살릴때 캐릭터 표정 연출은 어떻게 하나?
A 페이셜(facial)만 전담하는 팀이 따로 있을정도로 중점을 둔다.

Q 감정선 연출을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A 컷신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얼굴과 표정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극단적인클로즈업 기법을 자주 쓰는 편이다.

Q 컷신에서의 캐릭터 모션은 어떻게 연출하나?
A 캐릭터와 배경은 게임 리소스를 쓰지만 캐릭터 모션은 국내에서 마샬아츠나 무술에 능통하신 연기자를 섭외해 그들의 동작을 모션캡처한다. 하늘을 나는 등 인간이 할 수 없는 모션의 경우 키 애니메이션을 병행한다.

Q 컷신이 너무 많으면 게임 호흡이 끊긴다는 지적이 있다.
A 영상을 다 보면서 플레이했을 경우 엔딩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다른 법이다. 이용자들을 감동시키겠다는 자세로 컷신을 제작하고 있다.

Q 컷신을 제작할 때 별도로 참고하는 부분이 있다면?
A '블레이드앤소울'은 각 대륙별로 고유한 컨셉이 있다. 정통 무협을 떠올리는 배경이 있다면 서부활극이 연상되는 대륙도 있다. 이 서부 대륙에서 등장하는 시네마틱 컷신의 경우, 정지운 감독의 영화 '놈놈놈'을 모티브로 잡았다.


Q 컷신 제작에서 특히 어려운 점은?
A 대규모 군중신이 아무래도 기술적 어려움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블레이드앤소울' 초기지역인 재룡림 컷신의 경우, 시나리오상 수많은 해적들이 등장해야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소수의 해적만을 등장시켰다. 아쉬운 대목이다. 피치못하게 대다수 인원이 등장해야 할 경우, 카메라 연출로 해결하는 편이다.

Q '블레이드앤소울'에서 특히 기억나는 시네마틱 컷신은?
A '블레이드앤소울' 초반에 나오는 홍석근 사부의 최후신이다. 러닝타임이 7분 가까이 되는데 당시 제작진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게임 초반부터 너무 긴 영상을 이용자에게 보여주면 맥이 끊긴다는 입장과 이용자들의 감정선을 건드려야 한다는 주장이 맞부딪혀서다. 결국 7분짜리 영상을 다 내보내기로 결론이 났는데 이용자들의 반응이 대단히 좋았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Q 2차 CBT 기준으로 '블레이드앤소울'의 시네마틱 영상의 분량은?
A 총 60분 분량이다.

Q 향후 시네마틱 컷신을 게임내 시스템으로 다시 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 있나?
A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Q 영상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의 복장이 너무 선정적이다.
A 개인적인 제 취향이 반영된 것이다(웃음). 김형태 AD가 그린 그림 중 끌리는 캐릭터가 종종 있다. 그런 캐릭터들은 더욱 공들여 그리라고 따로 주문한다.

Q 이용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지금 내부적으로 제작 중인 영상이 분량도 많고 재밌다. '블레이드앤소울'이 공개되면 나중에 꼭 재미있게 즐겨달라.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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