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어떤 상대라도 죽여 버리는 누구와는 좀 다르죠”
“여전히 씩씩하구나”
레오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아틀라스가 침울하게 지내고 있었다면 당장 쿠베라를 찾아가 죽였을 지도 모른다.
문득 아버지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아틀라스는 레아의 아들이라고 알고 있다. 너와는……. 어떤 관계냐?”
“제 아들입니다”
“그랬구나. 너의 어릴 때 얼굴을 보는 것 같아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었다”
아틀라스가 정말 자신과 닮았나?
그러고 보니 레아도 최후의 순간에 이해하지 못할 소리를 했었다.
‘하지만 어떻게?’
레오가 가만히 아틀라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다.
멀리서 은은하게 뿔 나팔 소리가 들려 왔다.
아틀라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합하라는 신호네요. 더 할 이야기가 없으면 가보겠습니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던 레오가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참, 해골의 계곡으로 정찰을 나간다고 했던가?”
“네”
“7군단이 해골의 계곡으로 오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겠지?”
“알고 있습니다”
“제국군이 이번에 전선을 확장한 것은,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다”

아틀라스가 무심한 눈길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자신과 같은 말단 소년용병에게 그런 전술전략은 아무 의미가 없는 소리다.
“내가 제국군이라면 한 번에 몰아쳐서 끝낼 거다. 더 많은 병력이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저 같은 말단용병이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레오가 아틀라스의 눈을 직시하며 말했다.
“아니, 너는 계속 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현재 제국군 3군단의 행방이 묘연하다. 그들이 갈 곳은 라인공국이 아니면……. 이곳 라만차 평원이다”
“……”
아틀라스의 얼굴에 긴장이 스치고 지나갔다.
제국군 7군단 만으로도 위험한 판국에 3군단까지 가세한다면, 용병부대는 몰살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이 라만차 평원으로 올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라인공국에는 3각 동맹의 주력부대가 모여 있으니까. 제국군이 굳이 그곳을 노릴 이유가 없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라만차 평원을 접수하고, 블라바드 공국으로 진군 할 거다”
“그래서요? 말단 용병에게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죠? 죽을 자리니까 탈영이라도 해서 평생 숨어 살라는 말인가요?”
“아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거다. 아틀라스. 용기를 잃지 마라. 어떤 상황에서든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산다. 지금까지 내가 겪은 전쟁터가 그랬다. 무력이 약한 순서대로 죽는 것도 아니고, 강한 순서대로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