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봐라, 벌써 초저녁이잖냐? 군단급이 지금 움직이면 제때에 저녁 먹기도 힘들다. 제국군이 밥도 안 먹고 돌아다니겠냐?”
신입 용병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고참 용병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잘 봐, 숲이 조용하잖아. 사람이 없다는 뜻이지”
앞쪽에서 사방을 경계하고 있던 아틀라스가 소리 없이 단장에게 다가갔다.
“단장님, 숲이 너무 조용합니다”
“무슨 뜻이지?”
프레드릭 단장이 긴장한 얼굴로 아틀라스를 바라보았다.
아틀라스의 정찰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도 뛰어나다. 그를 정식 용병으로 승급 시키고 실버를 더 지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뛰어난 용병에게 사사를 받았든지, 타고난 재주이리라. 어쨌든 그를 선두에 세운 뒤로는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었다.
“이렇게 깊은 숲이면 산짐승도 제법 있을 텐데……. 들어 보세요. 새소리도 없습니다”
“짐승들이 이동 한 게 아닐까? 용병단이 돌아가며 계속 순찰을 도니까 말이야”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까부터 소름이 돋고 있으니까요”
말과 함께 아틀라스가 자신의 팔뚝을 걷어 보였다.
무심코 아틀라스의 팔뚝으로 시선을 돌리던 프레드릭의 눈이 휘둥그렇게 커졌다.
정말 아틀라스의 팔에는 소름이 오소소 돋아 있었다.
“지금도 멀리 나왔는데, 고민이로군”
“조금 더 가봐야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아틀라스가 어둠침침한 숲을 노려보았다.

저 너머에서 뭔가 오싹한 기운이 밀려오고 있다. 그건 지금까지 상대했던 제국군 특유의 묵직하고 단단한 기운이 아니다.
‘그보다는 조금 더 끈적하고 무거운……. 피다’
왜 갑자기 피가 떠올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피라고 생각하자 이질적인 기운이 더 분명하게 느껴졌다.
“단장님, 저 너머에 뭔가 있습니다”
잠시 생각하던 프레드릭이 손짓으로 용병들을 불러 보았다.
“이제 곧 날이 어두워진다. 통상적으로 제국군이 움직일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이 숲 건너편에 뭔가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어두워지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 두 세 명만 보낼 생각이다. 아틀라스와 함께 정찰 나갈 사람이 있으면 나와라”
프레드릭이 용병들을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카일이 나섰다.
“카일, 좋다. 또 없나?”
날이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인지라 용병들은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용병들은 가급적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길 좋아한다. 초저녁에 숲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일이었다.
프레드릭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틀라스와 카일을 바라보았다. 신참은 아니라고 해도 둘만 보내자니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부단장 엘하임이 피식 웃으며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가는 길은 몰라도, 돌아오는 밤길의 안내는 아무래도 제가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제야 프레드릭 단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