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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76. 죽음의 회랑(4)

죽음의 회랑(4)

얼마 후 서남부 방면을 수색하던 기마대가 복귀 했다.
군단 지휘부의 막사에서 군단장 크롬웰은 용병의 수색을 중지 시켰다. 용병 하나를 잡겠다고 군단 전체의 발을 묶어 둘 수는 없었다.

지휘관 회의가 끝나자 마르쿠스는 군단장에게 백인부대 하나가 죽음의 회랑으로 들어간 사실을 보고했다.

마르쿠스의 말을 다 듣고 난 크롬웰이 짧게 말했다.
“경의 충심(忠心)은 잘 알았다. 아무쪼록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백인부대의 전과(戰果)는 후에 따로 듣도록 하지”

“예!”

천부장 마르쿠스가 붉게 달아 오른 얼굴로 군례를 올렸다. 군단장이 천부장인 자신에게 따로 보고를 받겠다는 말에 감동한 것이다. 백인부대를 용병을 잡는 일에 투입한 것은 백번 생각해도 잘한 것이었다. 군단장과 독대를 예약했으니 말이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76. 죽음의 회랑(4)

근위기사단의 다섯 기사가 협곡의 입구에 서서 질린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서있는 곳은 죽음의 회랑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협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벌써 차가웠다. 창끝처럼 솟은 산봉우리는 만년설로 뒤덮여 하얗게 반짝였다.

필립 남작이 잠시 망설였다.

여기서 그만 돌아가든지, 목표물을 찾아 전진하든지 해야 한다. 따로 연락병도 없는 지금 모든 결정은 자신의 몫이었다.

잠시 바람의 냄새를 맡던 필립 남작이 기사들에게 물었다.

“여기부터 죽음의 회랑이다. 인간이 마지막으로 죽음의 회랑에서 펼친 작전이 언제인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나?”

엘리시안이 담담한 음성으로 받았다.

“제가 기억하는 한 최근 100년 내에는 없습니다”

“그래, 그런 죽음의 회랑으로 용병 하나가 달아났다. 미친놈이거나……. 자살을 하려는 놈이겠지. 그렇게 독한 놈이니 만큼, 우리가 반드시 생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장소가 장소인 만큼 귀관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가장 먼저 엘리시안이 대답했다.

“적의 생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적이 죽음의 회랑 입구에 숨어 있다가 귀대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제국군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게 될 겁니다”

필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생각도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용병 놈도 들어간 죽음의 회랑이 우리의 앞에 있다. 갈까? 돌아갈까?”

필립의 말에 세 명의 기사들이 호탕하게 웃었다.

“엘리시안이 가자고 한 이상 다른 선택은 없는 겁니다”

“맞습니다. 여기서 돌아가자고 하면 두고두고 놀림을 받을 겁니다”

“갑니다”

필립이 웃으며 앞장섰다.

“좋아. 그렇다면 가자. 역사에 발자국을 남겨 보자”

그렇게 필립과 네 명의 기사들은 죽음의 회랑으로 접어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죽음의 회랑을 자연의 공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워낙 험준한 환경 때문에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워서 생긴 이름이라고 말이다. 그것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오리하르콘이 세상에 등장하면서 모든 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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