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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77. 죽음의 회랑(5)

죽음의 회랑(5)

죽음의 회랑에서 최초로 죽음의 공포와 직면한 사람은 라무가 이끄는 백인부대다.
'크르르르'

은빛 털로 뒤덮인 설인(雪人) 하나가 흉포한 눈으로 병사들을 노려보았다.

갑자기 튀어나온 설인을 보고 놀란 병사들은 창끝으로 설인을 견제하며 라무의 지시를 기다렸다.
3미터에 달하는 설인의 거대한 신체 앞에 놀란 라무는 잠시 할 말을 잊었다.

하지만 설인의 입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괴소에 이내 정신을 차렸다.

“어이, 어째 조금 위험해 보인다. 안됐지만 빨리 죽여라. 해가 지기 전에 놈의 흔적을 찾아야 하니까”

백 명이나 되는 부하들을 믿고 한 소리다.

“알겠습니다!”

“죽이라신다!”

제국군 역시 자신들이 설인을 죽일 거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비록 고릴라인지 전설의 설인인지 조금 헷갈렸지만, 어쨌든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인간이다. 그리고 그들이 몸담고 있는 제국군이 인간들 가운데 최강이었다.

설인을 견제하고 있던 이십 여 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창끝으로 설인을 찔렀다.

'티티틱'

“응?”

“뭐, 뭐야?”

병사들의 창은 설인의 털을 뚫지 못했다. 마치 강철문을 찌른 것처럼 창이 맥없이 튕겨 나왔다.

황당한 눈으로 자신의 창끝을 살피고 있는 병사들에게 설인이 다가갔다.

다시 병사들이 창끝을 설인에게 돌렸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77. 죽음의 회랑(5)

순간 설인이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투툭. 퍽'

강철로 제련된 창이 수수깡처럼 부러저 나갔다.

그제야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병사들이 뒷걸음질 치려고 할 때다.

설인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졌다.

'캬캬캬캬-'

거슬리는 웃음소리가 협곡에 울려 퍼졌다.

“크악!”

“악!”

“끄아악!”

눈 깜짝할 사이에 선두에 서있던 열 명의 병사가 갈기갈기 찢어졌다.

“헉! 뭐야!”

“마물이다! 피해!”

뒤늦게 설인이 마물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 병사들이 메뚜기처럼 사방으로 튀어 달아났다.

그러나 거대한 신체로 둔해 보이는 설인의 움직임은 상상을 초월했다.

설인은 살아남은 병사들의 주변을 빙빙 돌며 원을 줄여 나갔다.

처절한 비명 속에 속절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잠시 후 서있는 사람은 고작 열 명에 불과 했다.

병사들의 피로 온 몸이 붉게 물든 백인대장 라무가 부하들을 향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달아나! 아무 곳이든 달아나란 말이다!”

“으아아아!”

“사, 살려 주십쇼!”

그러나 달아나려고 해도 달아날 수 없었다.

설인은 마치 즐거운 놀이를 하듯 빙글 빙글 돌며 병사들을 찢었다.

그리고 간간이 팔다리를 골라 느긋하게 뜯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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