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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 넘치는 온라인게임 세상…'리니지' 어린 생명을 구했다

◇'리니지' 게이머들이 수술이 필요한 아이에게 도움을 준 사연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은 아이 부모가 도움을 요청하며 게시판에 올린 아이 모습.

‘리니지’ 게이머들이 한 어린 생명을 살린 훈훈한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수술비가 필요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리니지’ 이용자들은 너나 할 것이 없이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건넸다. 자발적인 모금 운동이 시작됐고 단 2시간 만에 수술비가 마련됐다. 게임을 통한 온라인 네트워크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지난 1월 31일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하는 ‘리니지’ 홈페이지 게시판에 생후 40일 된 아이 아버지의 안타까운 글이 올라왔다. 크리스터 서버 ‘사망률’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는 “딸아이를 낳았는데 구개구순열(언청이)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변변치 못한 직업 때문에 쉽지 않다.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글을 올려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글과 인큐베이터 속 아이 사진을 남겼다.

아기는 구순구개열 외에도 귀가 머리 쪽에 붙어 있고 뇌출혈 소견을 보이는 등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상태였다. 수술비와 통원비로 400만원 가량이 필요했다. 아이 아버지는 방송 계통의 일용직 구직자로 실업 상태에 가까웠고, 어머니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산후조리도 제대로 받지 못했으나, 아이를 위해 일을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수술비를 대기가 힘들었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게이머들이 움직였다. 게시판 지기는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 메인에 걸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했고, 아이를 도울 방법을 모색했다. 아고라 모금 서명운동이 방안으로 제시됐고 3월 5일 한국사회복지관 협회의 심사를 받고 모금이 진행됐다.
한 달여의 기간을 잡고 진행된 모금이지만 모금 시작 단 2시간 만에 수술비 400만원이 모였다. 아이는 4월 18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아이와 부모에게 용기를 전하는 글들도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어서 건강해지길 바란다”,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 “흐뭇한 내용이 가슴이 뭉클하다” 등 사연에 감동받은 글들이 대다수다.

아이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이런 도움을 받을 줄 몰랐다”며, “우리도 어려운 분 있으면 도와가며 살겠다. 정말 고맙다”는 글을 남겼다.

엔씨측은 아이 수술이 끝나는 대로 가정을 방문해 육아에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게임을 통한 선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술에 필요한 헌혈증을 구한 사례나 암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용기를 준 사연 등 가슴 따뜻한 사연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이 청소년 탈선을 부추기고 게이머는 사회 부적응자 등으로 몰아가는 왜곡된 시선 속에서도 이러한 온정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연들이 더 많이 알려지고 쌓이게 되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게임이 건전한 놀이문화고 게이머들 역시 건강한 사회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는 “게임과 게이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데, 게이머들 역시 사회 의식이 있는 건강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이러한 사례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이러한 감동적인 사연이 쌓이다 보면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게 될 것”이라 말했다.

또 위 교수는 “단 2시간 만에 모금이 완료될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이 SNS적인 속성을 지닌 미디어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게임이 정치 사회의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공간이 되는 등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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