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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97. 전장(戰場)의 지배자(3)

전장(戰場)의 지배자(3)

“다음날 공녀가 목을 맸는데, 그 일로 분노한 왕태자 제논이 동생의 복수를 한다고 두 명의 기사와 함께 제국기사를 급습 한 거요”
“저런!”

“허! 쯧쯧!”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씩 달랐지만 비극으로 끝났을 거라는 예감에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제국기사의 실력이 장난이 아니었던 거요. 소문으로는 전설의 소드 마스터라고 하던데. 하여튼 그 기사의 손에 왕태자와 두 명의 기사가 또 목숨을 잃은 거요. 제국 기사는 밤에 뭐가 기습을 해오니까 일단 베고 봤는데, 그게 일이 제대로 꼬였던 거요”

“그래서 어떻게 됐소?”

누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제국 기사는 자꾸 일이 꼬이니까 도망치듯 급히 제국으로 돌아가 버렸소. 제국의 위세를 믿고 그냥 피해 버린 거지. 그러자 하루아침에 아들과 딸을 잃은 공왕 그라디우스의 눈이 홱 돌아가 버린 거요. 제국 기사가 떠나자마자 엘루아 공국에 있던 제국군을 몰살 시켜 버렸으니까……”

“헐, 그래서 남자는 다리를 잘 놀려야 한다니까!”

“그래서 전쟁이 꼬인 게로군……”

사람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제국에게 우세하던 전쟁이 끝나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니? 정말 라바움 신의 장난 같지 않은가!

“결국 그라디우스 왕의 참전으로 다 죽어가던 삼각동맹이 기사회생(起死回生)을 하게 된 거요. 제국의 7군단이 믿고 있던 후방의 엘루아 공국에 뒤통수를 맞아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니까. 3군단이 라만차 평원에서 용병부대와 크로노스 왕국의 보병부대를 박살내지 못했다면 지금의 형세도 유지할 수 없었을 거요. 결국 7군단의 자리를 3군단이 대신하게 된 셈이라고나 할까……”

남자는 제법 전황에 대한 분석까지 마치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장내를 둘러보았다.

이야기가 끝나자 사람들은 다시 시들해진 얼굴로 일상으로 돌아갔다.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이야기인지라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반응에 남자는 어딘지 떨떠름한 표정이다.

남자의 시선이 다시 아틀라스를 향했다.

아틀란티카 - 아틀라스 연대기 97. 전장(戰場)의 지배자(3)

“그런데, 두 사람은 참전(參戰)이라도 할 생각이오?”

“아마도요”

아틀라스는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용병에게 참전은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다. 당연한 일을 아니라고 하는 게 더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고개를 끄덕이던 남자가 제법 아는 척을 했다.

“참고삼아 알아 두시오. 제국군보다는 삼각동맹 쪽의 대우가 좋은데, 삼각동맹 보다 엘루아 공국이 조금 더 좋다고 하더이다”

“결국 엘루아 공국이 제일 좋은 거네요?”

아틀라스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슬쩍 말을 받았다.

남자의 목소리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엘루아 공국은 그동안 축적한 부(富)도 있고,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제국군이 벼르고 있을 게 뻔하니, 살기 위해서라도 용병을 대대적으로 끌어 들이는 중이라고 하더이다”

“아! 그럼 우리도 나중에 삼각동맹이나 엘루아 쪽을 알아 봐야겠군요. 말씀감사합니다”

“에이, 감사는 무슨. 어차피 배타고 나가면 다 알게 될 일을……”

“그래도요. 미리 미리 알게 된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술이라도 한잔 사드리고 싶은데, 지금은 가진 돈이 없어서”

아틀라스가 꾸뻑 머리를 숙여보였다.

남자는 상당히 만족한 얼굴로 손사래를 쳤다.

“뭘 인사씩이나……. 나중에 잘되면 그때 한잔 사면되지!”

“아! 그러면 되겠군요. 저는 아틀라스라고 합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용병답지 않은 정중함에 남자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난 엘루아에서 물건을 떼다가 여기서 파는 보따리상인 콜맨이오. 이스트 항구(港口)의 술집에서 콜맨을 찾으면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요”

어차피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다.

비록 인사를 하고 이름까지 나누었지만, 아틀라스와 콜맨은 서로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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