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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자를 꿈꿔왔던 건축학도, 엘엔케이 남택원 대표

게임 기획자를 꿈꿔왔던 건축학도, 엘엔케이 남택원 대표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


◆거울전쟁은 새로운 전투방식을 접목한 RPG

'비몽사몽이었어요. 출시 직전까지 테스트 하느라고 바빴지요. 잠도 부족했고 슈팅게임이다보니 아무래도 피로감도 컸습니다. 잘 됐으면 좋겠네요"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거울전쟁-신성부활'이 6년의 산고(産苦) 끝에 드디어 지난 14일 선보였다. 남택원 대표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회사 경영과 게임 시나리오 집필까지 도맡은 남 대표는 게임 출시 직전까지도 개발자들과 함께 숙식하며 동거동락해 왔다. 게임 출시의 감흥이 남다를법도 하다. 다행히 출시 초기 별다른 이상 없이 순항하고 있어 안심이라는 무난한 대답이 돌아왔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은 없는 법. 그래도 '거울전쟁-신성부활'만의 특별한 손가락 하나가 무엇일지 슬쩍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남 대표는 이내 말을 이었다.

"'거울전쟁'이 슈팅RPG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군요. 여타 RPG에선 느낄 수 없는 박진감과 긴장감이 넘치는 게임입니다. 슈팅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이지요"

남 대표 말마따나 '거울전쟁-신성부활'은 슈팅게임이다. 천편일률로 쏟아지는 요즘 RPG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는 게임이다. 적의 총알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0대 이용자에게는 생소한 재미를, 3040 세대에게는 옛 오락실의 향수를 되살려줄 그런 게임이다.

하지만 의문이다. 슈팅 장르는 이미 사장돼버린 장르다. RPG가 쏟아지는 이유는 가장 인기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왜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자청해서 나선 것일까.

"게임의 틀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기본적인 틀은 MMORPG에 전투의 패러다임만 바꾸면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딱딱한 RPG에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준 액션RPG 장르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RPG에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재료로 슈팅을 택한 것이지요"

남 대표의 도전 의식도 '거울전쟁-신성부활'의 탄생에 한몫했다. 남 대표는 개인적으로 늘 슈팅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즐겨 했던 슈팅 게임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새롭게 꾸며보고 싶었던 것.

"쉬운 게임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어요. 누구나 '슈팅의신'이 될수는 없으니까요. RPG는 실력이 없어도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게임이 쉬워집니다. '거울전쟁'도 그런 게임이에요. 좋은 무기와 갑옷을 얻으면 어려웠던 난이도도 금방 클리어할 수 있게 됩니다. '거울전쟁'은 한대만 맞아도 죽는 그런 게임이 아니에요"


◆원작 게임 만들땐 홍보 위해 소설도 집필

'거울전쟁'은 벌써 십년 넘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장수 시리즈다. '거울전쟁-신성부활'은 '거울전쟁'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모든 '거울전쟁' 시리즈는 모두 남 대표가 직접 집필한 동명의 판타지소설 '거울전쟁'을 배경삼아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궁금했다.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대표는 많아도 직접 게임의 근간이 되는 시나리오를 쓰는 대표는 흔치 않다. 그때 그시절, 남 대표는 어떠한 이유로 판타지 소설을 쓰게 됐을까. 재미있는 대답이 나왔다.

"처음부터 거창한 작가의 꿈을 꾼건 아니었습니다. 저 건축과 나왔어요. 공대생이었지요. 글쓰는 재주는 여전히 검증은 안됐습니다.(웃음) 처음 '거울전쟁'소설을 쓴게 아마 98년이었을거에요. 저희가 만들던 게임을 알릴 수단이 없었습니다. 다 돈드는것밖에 없었거든요. 마케팅 차원에서 악령군의 시나리오를 소설로 재해석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소설을 써서 연재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 남 대표는 하이텔, 나우누리에 소설을 연재했고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생각지도 못한 출판의 기회가 찾아왔고 남 대표의 작품은 대중에 알려졌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앞서 출시된 '거울전쟁' 게임들도 큰 인기를 얻었다.

◇남택원 대표가 처음 개발한 RTS 게임 '거울전쟁-악령군'

"그래도 제가 완전 글 초보는 아니었나 봅니다. 사실 소설 '거울전쟁'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도 똑같은 이름의 다른 소설을 한두권 정도 쓰기도 했어요. 물론 이를 본 사람은 세상에서 5명 정도밖에 없습니다만.(웃음) 대학 다닐때 게임 메뉴얼 번역일도 했고 필자도 했었으니 아예 가닥이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지요"

'거울전쟁-신성부활'은 소설 '거울전쟁'의 세계관으로부터 160여년 후를 배경으로 삼은 게임이다. '패로힐' 대륙에서 벌어지는 해방부대와 악령군의 대립을 그렸다. 원작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건들이 펼쳐진다는 이야기. 혹 '거울전쟁-신성부활'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소설도 볼 수 있을까. 남 대표는 손사레를 쳤다.

"소망은 있으나 계획은 없습니다. 도저히 여유가 안나요. 그런데 또 모르겠습니다. 게임이 성공하면 몰래 '잠수'타고 쓸지도 모르지요"

남 대표는 자신이 창조한 '거울전쟁'속 세계관을 팽창시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아무런 첨가물 없는 순수한 정통 판타지 세계관을 '거울전쟁'을 통해 구축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겉만 화려하고 내실은 없는 게임이 시장에 쏟아지는 지금, 모두를 감동시킬 '스토리' 있는 게임을 써내려가겠다는 포부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건을 겪으실 겁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도 두 세번 경험하실거구요. '거울전쟁'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합니다"

해방부대의 이야기를 먼저 선보인 '거울전쟁-신성부활'은 추후 해방부대와 대립하는 악령군, 흑마술파의 이야기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사진=데일리게임 김용우 기자 kenz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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