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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넥슨 창업자 인터뷰(下) “택진형 연락 좀 줘요”

*1부에 이어

김정주 넥슨 창업자(NXC 대표)는 인터뷰 내내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언론에 노출을 꺼리던 그가 기자들을 만난 것도 KOG 이종원 대표의 부탁이 있어서다. 그는 6일 대구에서 열린 ‘50회 KOG 아카데미’의 특별강사로 나서 대구 젊은이들에게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인터뷰(下) “택진형 연락 좀 줘요”

◆ 남는 것은 사람, 10년을 만나야 내 사람

김정주 대표의 일상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자기를 보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장소를 가리질 않는다. 최근에는 ‘앵그리버드’로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핀란드 로비오를 다녀왔다.

‘인수할 의향이 있으시냐?’는 물음에, “에이, 그 회사를 어떻게 인수해요?”라는 답이 먼저 돌아왔다.

“사업 얘기는 보통 안 합니다. 이종원 사장님과도 몇 년을 알고 지낸 다음에 사업얘기를 했죠. 핀란드에서 미카일 헤드 대표와 그분 아버지를 만났는데 그냥 사는 얘기 했어요. 핀란드에 사는 순록으로 만든 스튜를 먹으면서 자연 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색다른 문화, 풍경, 환경을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전 좋아해요.”

많은 M&A를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는 ‘꾸준함’을 꼽았다.

“대구도 일년에 몇 번씩 내려왔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친해지고 사람이 보이게 됩니다. 자주 만나고 일상적인 얘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때’가 와요. 서로가 믿고 진지해지면 그때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성과도 좋아지죠. 10년 이상 보면 남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내 사람이 되는 겁니다.”

◆ 난 게임산업에 미쳤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회사의 대표지만 김정주 대표에게도 두려움이 있다. ‘마리오’와 ‘피카츄’라는 세계적인 캐릭터를 보유한 닌텐도, 영원할 것 같았던 그 회사가 요 몇 년 사이에 휘청거리는 모습을 봐서다.

“잠이 안 올 때가 많죠. 세상은 너무 빨리 변화고 있고 그에 대응을 해야 하는데, 도태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거죠. 한편으로는 또 어떻게 변할까 기대되는 면도 있어요. 창업한지 20년이 되가는 넥슨이 어떻게 적응할지 지켜봐야죠.”

피 말리는 무한경쟁 보다는 안정적인 다른 사업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다시 태어나도 게임사업을 할 것’이라는 대답이 쉽게 돌아왔다.

“게임사업 하시는 분들과 이런 얘길 많이 해요. 이 사업은 진짜 중독성이 있다고요. 제조업은 판매하면 기본 수익이란 게 있어요. 투자 대비 80%를 번다거나 다른 비용을 아껴서 120%를 벌거나 하는. 그런데 게임산업은 안 그렇거든요. 접어면 투자비 모두 날려야 해요. 반면 성공하면 몇 천 배 수익이 나죠. 이런 다이나믹한 사업을 전 포기 못할 것 같아요.”

김정주 넥슨 창업자 인터뷰(下) “택진형 연락 좀 줘요”

◆ 택진형 연락 좀 줘요

마지막으로 국내 게임산업 역사상 최대규모인 8000억원에 엔씨소프트 지분을 인수한 것에 대해 물었다.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 대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무엇인지, 어떤 행보가 이어질 것인지 궁금해서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거창한 계획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지만 의외로 대답은 싱거웠다.

“솔직히 말해 그 일(지분매입)이 있은 후 한번도 형을 본 적이 없어요. 그 형이 무척 바쁘잖아요. 당시에는 ‘블레이드앤소울’ 런칭해야 했고, 이후에는 ‘길드워2’ 때문에 미국 아레나넷에 있었으니까요.”

‘문자나 메일을 보내지 그랬냐’고 묻자, 김 대표는 “그 형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일에 빠지면 모든 힘을 그곳에 쏟는 분이시라, 과거에도 만나서 따지니 ‘어 그랬어? 아 맞다, 연락한다는 것이 깜빡 했네. 다른 휴대폰을 바꿔서 그런가...’라고 하셔서 그냥 포기했어요. 조만간 뵈야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대구=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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