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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서 출발한 '게임중독' 논란 확산되나…목포시 '게임중독' 현수막 내걸어

성남시서 출발한 '게임중독' 논란 확산되나…목포시 '게임중독' 현수막 내걸어
성남시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AI를 활용한 중독예방 콘텐츠 제작 공모전(이하 AI 중독예방 공모전)'에 게임을 중독물질로 포함시켜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목포시가 '게임중독'을 주제로 내건 현수막이 18일 발견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수막에 적힌 슬로건은 '四대 중독, 死대 중독'이다. 목포가톨릭대학교가 주최하고, 목포시가 후원해 제작된 현수막은 "4대 중독에서 안전하게 목포가톨릭대학교가 돕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는 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게임 등 4개 중독 유형이 죽음을 부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법에서 게임은 중독물질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성남시를 시작으로 목포시까지 게임을 중독물질로 몰아세우는 현수막을 내건 것은, 중독예방관리체계에 게임을 포함시켜 진단 항목을 늘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일명 4대 중독법이 발의된 적 있으며, 해당 법안은 과학적 근거 부족과 게임업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폐기됐다.
그럼에도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게임을 중독물질로 이미 분류해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게임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 게임업체가 밀집한 판교를 품고 있는 성남시가 'AI 중독예방 공모전'을 개최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성남시는 약 4만 명 이상의 게임업계 종사자가 근무하는 대한민국 게임 1번지 판교를 품은 지방자치단체다. 그런데, 이런 지자체가 앞장서서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한 공모전을 개최한 데 배신감이 느낀다는 분노가 높아졌다.

(출처=목포가톨릭대학교 중독아르카센터 홈페이지).
(출처=목포가톨릭대학교 중독아르카센터 홈페이지).
반발이 거세자 성남시는 논란이 된 인터넷게임 대신 인터넷으로 단어만 바꿔 공모전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공모전 재개를 알리는 보도자료에는 "성남시가 인터넷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했다는 일부의 해석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보건복지부의 '2025년 정신건강사업안내'에 게임을 중독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어 그대로 반영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해 목포시가 게임을 죽음을 부르는 중독물질로 규정한 현수막을 내걸면서 불씨를 키우는 모양새다. 이는 정신의학회가 숙원사업이라고 표현한 게임중독 진단, 예방, 치료 사업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목포가톨릭대학교 홈페이지에는 지방대학 활성화사업으로 '지역사회 중독예방교육 전문가 양성'이 소개돼 있으며 중독아르카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한편, 게임문화재단, 게임인재단,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한국게임정책학회, 한국인디게임협회, 한국e스포츠협회 등 8개 단체는 18일 성남시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향해 게임 질병화 시도에 대한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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