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이용자, 흔히 Z세대라 부르는 이용자들이 '마비노기 모바일' 속 세계 '에린(게임 속 세계)'에 정착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시작된 장수 IP '마비노기'가 모바일 플랫폼과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콘텐츠로 새로운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6월 기준으로 10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에서 모바일 MMORPG 장르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73.1%로, 10대 MAU는 약 20만 명에 달하며, 전체 누적 가입자는 약 180만 명, 누적 플레이 시간은 1.9억 시간으로 안정적인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MMORPG 10대 MAU 순위(위쪽), 20대 전체 모바일게임 MAU 순위(출처=모바일인덱스).
특히, 전체 이용자 중 66%가 10~20대란 점에서 흥미롭다. 기존 모바일 MMORPG 시장이 30~40대 이용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과 대비된다. 이는 '마비노기 모바일' 특유의 감성적인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한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은 캐릭터의 외형을 직접 꾸미고, 연주와 요리, 낚시, 염색 등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로 일상을 공유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능 '스텔라그램'과 월드 채팅 공간 '스텔라 돔'은 자신을 드러내고 타인과 관계 맺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장시간 접속이 어려운 10대 이용자 특성을 고려해 플레이 시간의 효율성도 매력 포인트로 풀이된다. 던전과 레이드 콘텐츠는 짧은 시간에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과금 없이도 대부분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어 진입장벽을 낮췄다.
특히 음악 콘텐츠는 '마비노기 모바일'만의 독특한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티르코네일'과 '던바튼' 등의 마을에서 합주를 진행한다. 게임을 지나던 밀레시안(이용자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앉아 음악을 감상하는 모습은 온라인 상의 '버스킹'으로 비춰진다. 이는 게임 내 일상과 문화를 잇는 연결 고리로 기능한다.
(제공=넥슨).
'마비노기 모바일'은 넥슨이 보유한 장수 IP의 모바일화 전략이 또 한 번 주효한 사례다. 앞서 '바람의 나라: 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이 MMORPG 장르에서 모바일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마비노기' 역시 비주얼과 콘텐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오래된 IP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은 넥슨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과거 회귀가 아니라, IP 고유의 세계관을 모바일 환경에 맞춰 확장하고, 기존 이용자와 신규 세대 모두가 몰입할 수 있는 구조로 재구성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마비노기 모바일'은 에린이라는 세계 안에서 일상적 감성, 관계 중심의 콘텐츠, 자기 표현의 자유를 강조함으로써, Z세대에게 과거 MMORPG와는 결이 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이처럼 세계관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전달한 방식은, 장수 IP가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