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의 민주화'를 창립 이념으로 누구나 게임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온 유니티는 이제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게임을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번 인터뷰에서 유니티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국내 개발자와 인디 게임 지원 정책까지 폭넓게 설명했다.
최근 열린 '유나이트 서울 2025'는 유니티의 귀환을 상징하는 행사였다. 팬데믹으로 6년간 중단됐던 행사를 하루짜리 규모로 재개했지만 3000명 이상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송 대표는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개발자들의 열정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행사 성공 소감을 밝혔다.

유니티 엔진의 성장 배경에 대해 송 대표는 '개발의 민주화'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보편적 기술 제공을 통해 누구나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며, 이를 르네상스 시대 인쇄술 발전과 커뮤니티 교류에 비유했다. 특히 안드로이드와 애플을 동시에 지원한 점도 시장 확장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개발자로 시작해 도스(DOS) 시절 게임을 제작하며 기술 중심의 개발 환경을 경험했다. 이에 당시와 지금의 개발 환경을 비교하며 "당시에는 기술 요소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기술이 보편화되어 창의성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유니티 엔진은 2024년 공개된 '유니티 6'를 바탕으로 올해 선보인 6.1 버전, 그리고 곧 출시될 6.2 버전을 통해 성능, 확장성, 안정성 강화를 중심으로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송 대표는 "신규 기능도 중요하지만, 프로덕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엔진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6.2 버전에는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 에디터 내 통합 도구 및 성능 진단, 데이터 프레임워크 등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6.2 버전에서는 기존에 다양했던 요소들을 하나로 합쳐 유니티 에디터에 통합한 '유니티 AI'로 게임 개발 과정을 깊이 이해해 개발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코딩 가이드, 버그 수정, 반복 작업 자동화 등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외부 AI 서비스와의 연동으로 더 적절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AI가 게임 산업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점에도 주목했다. 스팀 플랫폼에서 AI를 활용한 게임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유니티도 AI 관련 기능을 계속 강화할 예정이다.

게임 산업 외에도 유니티가 산업 전반에 확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플랫폼의 동시 지원'이다. 송 대표는 "20개 이상의 플랫폼을 지원하는 유니티는 XR 디바이스가 늘어나는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자산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유니티 애셋 매니저'와 무거운 3D CAD 데이터를 경량화하는 '유니티 애셋 트랜스포머' 기술을 통해 자동차 등 산업에서 성능을 높이고 있다고 전하며 "벤츠 CLA 모델에 유니티 기술이 적용된 것도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수익 모델과 라이선스 정책과 관련해서는 "작년 정책 혼란 이후 글로벌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새 방향을 모색했다"며 "완벽한 해답은 없지만, 투명성과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디 게임 개발자 지원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 그는 "인디 게임이 유니티의 미래라고 보고 있으며, '산나비' '안녕서울:이태원 편' 등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며 "유나이트 행사와 애드보킷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 노하우와 콘텐츠 지원을 꾸준히 제공, 개발자들이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3~5년 동안 유니티는 데이터 기반 기술 고도화와 광고 플랫폼 최적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많은 이들이 유니티 에디터만 떠올리지만, 런타임 모듈과 데이터 기반 기술이 중요하다"며 "유니티 앱의 구동 환경을 개선하고, 수익화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