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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형보다 나은 아우 있다? 20년 내공으로 진화한 ‘카발RED’

'카발RED'가 원작 게임의 이후 이야기를 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출처=이스트게임즈).
'카발RED'가 원작 게임의 이후 이야기를 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출처=이스트게임즈).
지난 11월25일, 이스트게임즈의 신작 모바일 게임 ‘카발RED’가 정식 출시됐다. 출시 전부터 사전 다운로드 단계를 거치며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 게임은 출시와 함께 원작 팬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신규 이용자들의 시선도 잡으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과거의 인기작을 모바일로 재해석하는 것은 ‘추억 보정’이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하기에 자칫 실망을 주기 쉽다. 하지만 원작 ‘카발 온라인(현 카발 이터널)’의 DNA를 완벽하게 이식하면서도 현대적인 트렌드와 이용자 편의성을 더해 ‘완성형 클래식 MMORPG’로 거듭나고자 했으며 직접 플레이해 본 네바레스의 세계는 여전히 강렬했고, 훨씬 쾌적했다.
원작 게임과는 다른 환경의 상황을 보여준다.
원작 게임과는 다른 환경의 상황을 보여준다.

◆ 새로운 '대파괴' 이후의 네바레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서사

게임의 세계관은 원작 ‘카발 온라인’의 배경인 네바레스(Nevereth) 대륙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원작 게임의 경우 고대의 초 과학 문명 마지막 때의 재앙인 '대파괴' 이후 마왕 '프로메테우스'를 봉인한 뒤 7현자의 인도 아래 다른 세계의 대륙으로 이주한 '네바레스 엑소더스'를 통해 네바레스 대륙에 정착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카발RED'는 그 이후 시점을 배경으로 네바레스 대륙이 앱솔루트 소울 코어의 폭주로 인한 ‘대파괴’라는 재앙을 겪고난 뒤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의 흐름은 돌아온 '대파괴'의 시대를 지나 그 원인이 된 비밀 결사 '프로메테우스'가 마왕을 깨우며 생긴 혼돈 속 살아남은 인간들이 네바레스를 재건하고 다시 한 번 찾아온 위기를 넘긴 뒤 이용자들이 새로운 희망이 될 ‘전사의 별’이 되어 모험을 떠난다는 여정을 보여준다.

원작이 네바레스에 정착후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면, '카발RED'는 다시 찾아온 재앙을 거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룬 만큼 보다 현대적이고 어두운 서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원작 고유의 콤보 시스템을 개량해서 선보였다.
원작 고유의 콤보 시스템을 개량해서 선보였다.

◆ ‘콤보’와 ‘배틀모드’, 전투의 지루함을 없앤 ‘악센트’

‘카발RED’의 정체성은 단연 전투다. 최근 출시되는 많은 MMORPG가 복잡한 스킬 로테이션과 기믹 파훼를 요구하며 피로감을 주는 반면, '카발RED'는 ‘직관적인 호쾌함’을 선택했다.
원작의 핵심 재미였던 ‘콤보 시스템’과 ‘배틀모드’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더욱 예리하게 다듬어져 콤보를 이어갈수록 대미지가 증폭되는 시스템은 이용자로 하여금 리듬 게임을 하듯 전투에 몰입하게 만든다. '카발RED'는 이 시스템을 단순히 이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자동 사냥 위주의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자가 직접 개입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강렬한 ‘악센트’로 승화시켰다.

30초에 한 번씩 사용할 수 있는 '콤보 시스템'의 경우 타겟 지점에 맞춰 버튼을 맞추면서 공격을 이어가면 추가 스탯이 부여되는데, 콤보의 수가 일정 수를 넘어가면 콤보 타겟 패턴이 바뀌면서 더 많은 효과가 부여되는 방식이다. 최대 1분까지 콤보를 이어갈 수 있는 만큼 효과가 좋은 공격법이지만 실수할 경우 30초의 대기 시간이 있는 만큼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몰입도를 높여준다.

등장 캐릭터 역시 원작 대로 근거리 물리형인 '포스 실더'와 '워리어', 근거리 마법형인 '포스 블레이더', 원거리 물리형인 '포스 아처', 원거리 마법형인 '위자드' 등 5종의 직업이 등장하며 전투 패턴 역시 미세한 차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동일한 모습을 보여준다.

인터페이스는 모바일에 맞춰졌지만 '카발스러움'을 잊지 않았다.
인터페이스는 모바일에 맞춰졌지만 '카발스러움'을 잊지 않았다.

◆ 원작 이상의 조작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인터페이스

게임의 인터페이스 역시 현재의 게임 환경과 원작의 요소를 모두 담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의 경우 모바일 MMORPG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를 취하며 초반 진입 난이도를 낮추고 있으며, 여기에 자동 조작을 이용자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게임이 진행되는 상황서의 이야기와 함께 플레이 스타일을 어렵지 않게 익히며 빠르게 고난이도 플레이를 위한 기술들을 익힐 수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에 따라 플레이 체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모바일 환경과 PC 환경서 동일한 조작 방식을 채택한 점도 눈에 띈다. 아무래도 다양한 환경을 모두 사용하는 이용자의 경우 인터페이스가 플랫폼에 따라 달라질 경우 눈과 손에서 느껴지는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기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데, 모든 플랫폼서 동일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한 점은 개발사가 얼마나 체험면을 많이 신경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이 외에도 게임을 시작할 때 폐허가 된 네바레스 대륙에 어색함이 느껴지지만 게임을 진행하며 포인트마다 원작의 아이템이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 '카발 온라인'을 즐겼던 추억을 되살리는 좋은 기회도 되고 있다.

실제로 게임을 즐기면서 대화창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다른 이용자들의 반응 중 원작에 대한 추억과 함께 원작 요소가 어떻게 '카발RED'에 적용됐는지를 이야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어느 정도 개발사의 의도가 통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력한 보스와의 대결은 직업의 특성을 살린 조작이 필요하다.
강력한 보스와의 대결은 직업의 특성을 살린 조작이 필요하다.

◆ 시작은 좋았다. 이젠 어떻게 팬들을 지키느냐다

‘카발RED’는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온 IP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려하지만 복잡하지 않고, 클래식하지만 촌스럽지 않아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MMORPG는 일시적인 재미만을 주는 게임이 아닌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한 장르다. 결국 앞으로 어떤 재미를 꾸준히 꺼내 스토리를 전개하고 도전 요소를 바탕으로 즐거움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2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남은 팬도 있지만 떠난 사람도 있는 만큼 기존 팬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떠난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이용자들을 어떻게 품을지 꾸준히 고민하고 그 결과를 플레이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스트게임즈 입장에서 쉽지 않은 여정이 되겠지만,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카발 온라인'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후속작으로 '카발RED'가 위치할 수 있을 것이다.
혼란스러운 네바레스 대륙의 새로운 영웅이 되는 여정이 시작됐다.
혼란스러운 네바레스 대륙의 새로운 영웅이 되는 여정이 시작됐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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