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어비스는 23일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26'에서 '붉은사막' 두승빈, 김현겸 게임디자인실 총괄 실장이 연사로 나서 '붉은사막'의 오픈월드 프로덕션과 개발 프로세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인력을 늘리거나 더 오래 일하는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며 빠른 반복 작업과 유지보수성, 병렬 워크플로우를 개발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펄어비스는 '월드 우선(World First)' 개발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처럼 퀘스트를 먼저 만들고 이에 맞춰 환경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신, 오픈월드를 먼저 구축한 뒤 그 위에 퀘스트와 콘텐츠를 얹는 구조로 개발 프로세스를 바꿨다.

이 같은 구조를 적용하면서 스토리가 변경돼도 월드 전체를 다시 제작할 필요 없이 목표와 이벤트만 수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대신 이미 구축된 공간에 스토리를 맞추는 만큼 내러티브의 응집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수했다고 설명했다.
김현겸 총괄 실장은 이러한 개발 방식을 뒷받침한 핵심 요소로 자동화 시스템을 소개했다. 지역과 지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NPC와 야생동물, 식생 등을 자동 배치하고, 중요한 이벤트나 연출이 필요한 구간만 수동으로 배치해 적은 인력으로도 넓은 오픈월드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의 진행 상황에 따라 동일한 지역이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위상 변화(Phase)' 시스템도 적용했다. 지형처럼 변하지 않는 요소는 Base Level에서 관리하고, NPC나 건물처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는 Gameplay Level로 분리해 월드 변화 구현 부담을 줄였다.
펄어비스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XML 기반 데이터 구조를 공통 언어로 채택했다. 액션과 AI, 기믹, 스테이지 등 대부분의 콘텐츠를 XML로 관리하면서 디자이너는 엔진 코드를 수정하지 않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됐고, 프로그래머는 엔진과 런타임 시스템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펄어비스는 이 같은 개발 환경을 '역할 수렴(Role Convergence)'이라고 정의했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아티스트가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업하면서 직군 간 의존성을 줄이고 작업 효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두승빈 총괄 실장은 "디자이너가 보스전 하나를 스테이지 구성부터 전투 액션, AI 패턴까지 직접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제작 환경이 변화했다"며 "이번에 구축한 개발 프로세스는 붉은사막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개발할 프로젝트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 공동취재단
정리=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