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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RF 다음 타자는?"…다시 들썩이는 20년 차 토종 MMORPG IP

"리니지·RF 다음 타자는?"…다시 들썩이는 20년 차 토종 MMORPG IP
최근 게임업계에서 ‘오래된 IP’의 가치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과 캐릭터를 만드는 대신, 과거 수많은 이용자가 즐겼던 게임을 모바일이나 크로스플랫폼으로 재해석하는 전략이 하나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리니지’처럼 오랜 기간 IP 파워를 증명해온 게임은 물론이고, ‘RF 온라인’의 세계관을 계승한 ‘RF 온라인 넥스트’ 역시 오래된 PC MMORPG가 최신 플랫폼에서 다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은 아직 ‘두 번째 전성기’를 맞지 않은 왕년의 국산 MMORPG들로 향한다.

거상·나이트 온라인·군주… 아직 꺼낼 카드 많다

대표적인 후보로는 ‘천하제일상 거상’을 꼽을 수 있다. 2002년 등장한 ‘거상’은 전투뿐 아니라 무역과 경제, 용병 육성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워 일반적인 MMORPG와 전혀 다른 영역을 구축했다.
과거 모바일화를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현재의 모바일·PC 크로스플랫폼 시장에서 원작의 재미를 제대로 계승한 대형 신작은 아직 만나보기 어렵다. 거래와 경제, 생산과 수집의 중요성이 다시 커진 최근 MMORPG 시장을 고려하면 여전히 활용 가치가 높은 IP다.

‘나이트 온라인’도 빼놓기 어렵다. 국가 간 대규모 전쟁과 이용자 간 경쟁이라는 명확한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해외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다. 대규모 RvR을 모바일과 PC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재구성한다면 글로벌 시장까지 노려볼 만하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군주 온라인’도 흥미롭다. 정치와 경제, 생산과 거래는 물론 이용자가 직접 군주를 선출하는 독특한 시스템은 지금 다시 봐도 파격적이다.

‘이터널시티’ 역시 한국의 실제 도시를 무대로 좀비와 변이 생명체를 상대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이를 최신 그래픽과 오픈월드 방식으로 재해석한다면 기존 판타지 MMORPG와 확실히 다른 방향을 노릴 수 있다.

오히려 지금 다시 보면 눈에 띄는 ‘라그하임·니다온라인’

그리고 조금 더 눈길을 돌려보면 의외로 흥미로운 IP들이 남아 있다.

그중 하나가 ‘라그하임’이다.

2000년대 초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라그하임’은 당시에도 흔치 않았던 SF와 판타지가 결합된 세계관을 앞세웠다. 지금의 MMORPG 시장이 중세 판타지 계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20여 년이 지난 현재 그 개성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SF 세계관과 종족, 장비, 성장 시스템 등 원작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최신 그래픽과 전투 시스템을 적용하고 모바일·PC 크로스플랫폼으로 재탄생한다면 꽤 색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

‘니다온라인’도 다시 살펴볼 만하다.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해 20년 넘게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게임의 경쟁력을 보여준다. 오랜 시간 살아남았다는 것은 결국 게임을 계속 찾는 이용자와 이를 지탱하는 콘텐츠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캐릭터 성장과 사냥, 장비 획득이라는 MMORPG 본연의 재미가 명확하다는 점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강점이 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MMORPG들이 수많은 성장 시스템과 콘텐츠를 겹겹이 쌓으면서 복잡해진 것과 달리, 과거 MMORPG 특유의 직관적인 성장 재미를 현대적으로 다듬는다면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라그하임’과 ‘니다온라인’ 모두 20년 안팎의 시간을 버텨온 장수 MMORPG다. 과거의 이름값만 남아 있는 IP가 아니라 지금까지 서비스를 이어오며 이용자와 접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년 묵은 IP, 이제는 ‘낡은 게임’ 아닌 자산

물론 오래된 MMORPG를 모바일로 옮긴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와 이름만 가져와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 MMORPG의 시스템을 그대로 입히는 방식이라면 원작 팬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을 사람들이 왜 좋아했는가”를 찾아내는 일이다.

거상이라면 무역과 경제, 나이트 온라인이라면 국가전, 군주 온라인이라면 정치와 경제, 이터널시티라면 한국형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라그하임에는 독특한 SF MMORPG의 감성이 있고, 니다온라인에는 사냥과 성장이라는 MMORPG의 원초적인 재미가 있다.

더욱이 이들 게임에는 완전한 신작이 갖기 어려운 자산이 하나 있다.

바로 20년 동안 쌓인 이름과 추억, 그리고 “다시 나오면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용자들이다.

신규 IP는 게임의 이름부터 이용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왕년의 인기 MMORPG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게임 이름 하나만으로 과거의 캐릭터와 사냥터, 아이템, 길드전을 떠올리는 이용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된 MMORPG는 이제 단순한 ‘옛날 게임’이 아니라 게임사가 다시 들여다볼 만한 잠재 IP 자산에 가깝다.

리니지와 RF가 지나온 길 다음에는 어떤 이름이 등장하게 될까.

거상일 수도, 나이트 온라인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한동안 새로운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던 라그하임이나 니다온라인 같은 장수 MMORPG가 어느 날 모바일과 PC를 넘나드는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20년 전 PC방에서 즐겼던 게임 가운데 아직 꺼내지 않은 카드가 많다.

어쩌면 차세대 MMORPG 시장의 ‘신작’은 완전히 새로운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이름일지도 모른다.

안종훈 기자 (chron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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