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내 11개 콘텐츠 협단체가 모인 K-콘텐츠산업협의회 비전 선포식이 개최됐다.
게임을 비롯한 국내 콘텐츠산업계가 2030년 콘텐츠산업 매출 220조원, 수출 27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산업계가 목표 달성을 위해 뛰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정책 기반을 마련해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했다. 현재의 정책과 산업 환경으로는 행정부가 제시한 매출 500조원이란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세제와 금융, 노동, AI, 수요, 거버넌스 등 6대 분야의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K-콘텐츠산업협의회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K-컬처 400조·K-콘텐츠 220조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K-콘텐츠산업협의회는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김태헌)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조영기)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회장 고기호)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회장 우승현)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회장 송병준) ▲한국모바일게임협회(회장 황성익)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회장 조경훈)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이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조합장 이동하) ▲한국웹툰산업협회(회장 송순규)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회장 박준석) 등 11개 협·단체가 참여해 구성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공동대표로 참여해 콘텐츠산업계의 공동 정책 과제 발굴과 대정부·국회 정책 제안 등에 나선다.
K-콘텐츠산업협의회는 오는 2030년까지 K-콘텐츠 매출 220조 원을 목표로 제시하며, 이에 따른 정책 및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낭독했다.
협의회는 각 산업별 경쟁력 강화와 성장 목표를 추진하는 동시에 개별 업종을 넘어 공통으로 적용되는 세제·금융·법·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공동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각 장르와 업종별로 개별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콘텐츠산업계가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을 놓고 한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회 이재정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이날 행사에는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재정 위원장과 문화체육관광부 김영수 제1차관,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해 제언을 경청했다. 환영사에 나선 이재정 위원장은 "그동안 콘텐츠산업계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도생해 왔다면 이제는 공동의 목소리를 낼 때다. 국회도 산업계의 목소리를 단순히 받아 적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해 실질적인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문 의원은 "220조원이라는 목표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되도록 국회가 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영수 제1차관.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은 "여러 콘텐츠 장르가 함께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 만큼 정부도 산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예산 확대만으로 모든 요구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풀어가겠다"라고 말했다.
K-콘텐츠산업협의회 우승현 공동대표.
협의회를 대표해 나선 우승현 공동대표는 "콘텐츠산업은 최근 3년간 평균 2% 수준의 성장에 머물고 있고 AI와 글로벌 플랫폼 경쟁이라는 새로운 환경에도 직면했다. 산업계가 2030년 콘텐츠산업 매출 220조원이라는 목표를 세운 만큼 정부도 세제와 금융, 법·제도, 수요와 수출 지원 등 성장 기반을 마련해달라"라고 말했다.
이어진 정책 발표에서는 현재의 정책과 산업 환경을 유지해서는 2030년 220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제시하며, 성장과 수출 매출 증대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한 요구사항이 소개됐다. 발표에 따르면 협의회는 2030년 콘텐츠산업 매출 220조원과 수출 270억달러, 종사자 75만명, 사업체 14만6000개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매출은 연평균 6.4%, 수출은 12.6%의 성장이 필요하다. 반면 최근 3년간 콘텐츠산업 매출 성장률은 약 2%에 머물렀다.
K-콘텐츠산업협의회는 산업계가 스스로 설정한 목표 220조 원을 강조하며, 단순 예산 확대가 아닌 기반을 다지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목표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K-컬처 400조원 규모의 성장 목표 가운데 콘텐츠산업이 220조원을 담당하겠다는 의미다. 협의회는 국가 통계와 11개 콘텐츠 분야의 현재 성장률, 해외 경쟁력, 수출 구조 등을 바탕으로 분야별 성장 목표를 설정했다.
단, 현재 정책을 유지할 경우 2030년 콘텐츠산업 매출은 약 205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예산을 매년 10%씩 늘리는 상황을 가정해도 215조원 수준으로, 목표인 220조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수출 역시 현재 정책 기준으로 187억달러, 예산을 매년 10%씩 늘려도 191억달러로 전망돼 목표인 270억달러와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다.
국내 콘텐츠 산업은 지난 3년 간 성장율이 2%에 그쳤다.
협의회는 이에 따라 단순히 정부 지원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산업이 성장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 규모는 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금융 체계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했고, 정책이 여러 부처와 기관으로 분산돼 있는 데다 콘텐츠산업의 특성에 맞지 않는 세제와 금융 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첫 번째 정책 제언으로는 제작비 세액공제의 전 장르 확대가 제시됐다. 협의회는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할 경우 5년간 약 1조5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고 약 3조원의 제작 유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콘텐츠산업의 위험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관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영화와 웹툰 등 일부 장르를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음악과 출판, 게임 등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K-콘텐츠산업협의회가 제시한 6개 공통과제. 세제혜택과 모태펀드 및 정책금융 확대 등 초기 투자 및 재투자를 위한 기반 마련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금융 분야에서는 콘텐츠 장르별 특성을 반영한 전문 정책금융 계정과 단계별 금융 지원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콘텐츠는 장르마다 투자금 회수 기간과 사업 구조가 다른 만큼 일률적인 금융 지원에서 벗어나 보증에서 대출, 투자로 이어지는 '금융 사다리'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동 분야에서는 콘텐츠 제작 환경에 맞춘 유연한 근무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AI 분야에서는 콘텐츠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AI 활용을 막지 않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 확대와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 체계 개선, 분산된 콘텐츠 정책을 아우르는 거버넌스 구축도 공통 과제로 제시됐다.
K-콘텐츠산업협의회는 산업계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지금까지와 다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협의회는 세제·금융·노동·AI·수요·거버넌스를 6대 공통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산업계 역시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각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매출과 수출, 고용, 기업 수 등의 성과를 점검하고 목표와 실제 성과 사이의 격차도 공개할 계획이다.
정책 제언을 발표한 대한출판문화협회 김승욱 이사는 "협의회가 요청하는 건 220조를 만들어 주십시오가 아닌, 목표 달성이 가능한 산업의 조건을 함께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