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최근 새로 선임된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09년 첫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넥슨재팬 최승우 대표를 비롯해 넥슨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강신철, 서민씨가 함께 참석해 '삼두정치' 체제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이날 각각의 대표들은 '디즈니의 넥슨 인수설'이나 '넥슨재팬 기업공개'와 같은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도 입을 여는 등 지금까지 넥슨 대표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향후의 넥슨의 변화를 예고했다. <편집자주>
◆ 위기 버틸 수 있는 체력 비축이 관건
◇좌측부터 최승우 넥슨(재팬)대표, 서 민 강신철 넥슨 공동대표
이날 신임 대표들은 넥슨이 탄탄한 매출을 기록 중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경제불황에 대한 우려를 서두 인사말로 꺼냈다.
최승우 넥슨(재팬)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IMF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며 "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고 비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서민 네오플 및 넥슨 대표도 "위기가 오기 전에 할발짝 앞서서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넥슨이 전 세계에서 일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신철 넥슨 대표 역시 "내부적인 정비를 통해 어느 정도 위기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3명의 대표 모두가 올해 경제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자회사 설립, 북미 스튜디오 폐쇄 등의 조치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아직 공석인 넥슨 모바일 대표도 빠르면 2주 뒤에 넥슨 임원들 중에서 선임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또한 올해는 '글로벌'과 '창의성'을 경영 화두로 삼고 넥슨(재팬)이 일본 시장에서 100억 엔의 매출기록을 목표로 삼는 등 '세계 속에 글로벌 넥슨'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디즈니 인수 제안은 사실이나 매각 협상은 없었다
[[img4 ]]최승우 대표는 작년 말부터 흘러나온 '디즈니 넥슨 인수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 대표는 "그간 넥슨을 인수하려는 기업들의 제안을 무척 많았다"고 밝힌뒤 "유독 디즈니만 수면 위로 떠오르는지는 모르겠으나 넥슨은 디즈니에 매각과 합병 등에 관해 일체의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디즈니가 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려는 것이 목표를 갖고 있으며 넥슨은 디즈니를 발판으로 더 큰 시장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에 양사가 사업적으로 많은 부분들을 고민을 하고 있고 자주 연락을 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서로 윈윈 하기 위해 이해 관계를 적절히 맞추는 것이 힘들다"며, "이제서야 넥슨이라는 회사가 디즈니와 같은 세계적인 회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3년 전 지스타에서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인 '바이어컴'과 사업 제휴도 사실상의 성과가 없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 대표는 "원했던 성과를 못 거둔 것은 사실"이라며 "바이어컴이 거대 기업이고 사업구조도 복잡해서 현실적인 윈윈 전략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넥슨재팬의 상장에 대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넥슨재팬의 사명을 넥슨으로 변경한 것은 상장과 무관한 것이며 상장이 넥슨의 목표는 아니라는 점도 밝혔다.
최 대표는 "넥슨의 꿈은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고 그 과정 중 일부가 자스닥 상장"이라며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상장이 무리하게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던파' 삼성전자와 계약 유지 시사, 중국 지사 설립은 아직, e스포츠 보다 게임 개발 등
신임 대표들은 올해로 삼성전자와 계약이 종료되는 '던전앤파이터' 판권 문제와 중국 지사 설립 계획, e스포츠 투자 등에 관한 계획도 공개했다.
서민 대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던전앤파이터' 판권과 관련해 이 게임의 기존 퍼블리셔인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유지해 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최승우 대표는 "넥슨이 중국에서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중국 시장은 아직 외국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업 활동을 전개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며,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향후 중국이 더 개방되고 사업을 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변화되면 진출을 고려 하겠다"고 말했다.
e스포츠와 관련해서는 투자보다는 그에 적합한 게임 개발이 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신철 대표는 "외부에서 보기에 넥슨이 e스포츠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는 '카트라이더' 리그에 투자를 해서 대회의 명맥을 유지하는 게 사실상 e스포츠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보다는 e스포츠에 더 적합한 게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모든 준비는 끝났고 성공만 남았다
[[ img5]]강신철 대표는 최근 이뤄진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조직 내 원활한 소통과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큰 그림은 마무리 됐고 서류상의 문제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과 같은 인원감축은 더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또 창의적이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독립된 조직으로 가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서 내부 개발 스튜디오를 분리해 자회사로 설립했다. 그리고 이같은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서민 대표의 설명이다.
새로운 시도를 각기 자회사의 지분율도 달리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넥슨은 '스튜디오 별(가칭)'의 지분은 100% 보유하고 있지만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클래식RPG 스튜디오(가칭)'와 '큐플레이 스튜디오'의 지분은 일부만 보유하기로 했다.
최근 서비스를 중단한 신작 게임 '우당탕탕 대청소'와 '슬랩샵'에 대해서 서민 대표는 "그들의 시도가 잘못됐다는 질책성 판단이 아니라 좋은 인재들에게 더 큰 창작성을 발휘하라는 조치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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