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 1차 비공개테스트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각종 이슈로 이목이 집중된 '테라'였지만 블루홀과 서비스업체 NHN은 이 게임 1차 비공개테스트를 200명 규모로 치뤄 게이머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다. 워낙 적은 규모의 테스터가 참가한 탓에 1차 테스트를 치뤘지만 게임에 대한 평가를 확인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테라' 프로젝트의 실패 가능성도 공공연히 거론됐다. '논타겟팅 방식을 어떻게 MMORPG에 구현할 수 있겠냐'는 자질론부터 '투자비 조달을 위한 포커스그룹테스트(FGT)를 가장한 CBT(비공개테스트)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김 대표 역시 세간의 이런 시선들을 잘 알고 있었다. 온갖 비난에 힘들었지만 자신들이 정해진 일정과 목표를 변경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미 "'테라' 서비스와 관련한 일정이 전체적으로 잡혀 있고 이에 맞춰 하나씩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우리가 확인하고자 했던 것은 논타켓팅 시스템에 대한 게이머들의 적응력이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임에 게이머들이 적응할 수 있는가? 조작이나 시스템에 대한 허들이 높지 않은가? 등 일반 테스트를 상대로 점검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를 효과적으로 피드백 받기 위해서는 테스터 인원을 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목적이라면 FGT를 진행해도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FGT 참가자는 일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조작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일반인 대상의 테스트를 통해 실제 결과를 얻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차 테스트를 통해 '전투 적응력'을 확인한 만큼 조만간 2차 테스트를 통해 '전투 자체의 재미'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매주 새로운 업데이트가 진행될 만큼 개발은 순조롭고, 서버에서도 이상없이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은 2차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발지연 등과 관련된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 느리지만 합리적인 조직
'테라'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화려한 이면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IT업계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장병규 현 블루홀 이사회 의장과 네오위즈 퍼블리싱을 책임지던 김강석 대표, '리니지2' 개발총괄이던 박용현 실장까지 업계 내로라 하는 인물들의 만남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들이 모이게 된 계기는 '세계시장에서도 통하는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목표에서다. 이 목표에 공감하고 확신한 3명이 더 의기투합해 블루홀스튜디오는 2007년 3월 설립됐다.
설립자 6명은 공동창업자로 회사 운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참여한다. 김 대표는 이러한 조직운영 시스템이 '느리지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 img2]]"6명이 최고 경영자 회의에 참석해 회사운영 방향을 결정하기에 타 업체들처럼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습니다만, 일단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면 빠르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카리스마와 아이디어 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또한 회사 운영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팀워크'로 뽑았다. MMORPG가 많은 사람들의 작업이 공동으로 수반돼야 하기에 팀워크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인지 블루홀 사무실 문 곳곳에는 주 단위로 생일을 맞는 사원들의 사진과 이름이 크게 걸려있다. 일례로 매 달 전직원이 모여 생일자들을 축하해주는 자리를 만들어 얼굴도 익히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팀워크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 눈보라도 삼키는 블루홀, 블리자드도 삼켜보자
김강석 대표는 거창한 말보다는 조용히 듣는 것을 좋아한다. 괜히 '테라'가 성공한 것도 아닌데 허풍을 떨고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은 곳곳에서 묻어났다. '블루홀'이라는 회사명에도 자부심은 숨어있다.
블루홀은 화산활동으로 바다 속에 분화구가 생긴 지형을 말한다. 블랙홀처럼 수심차에 의해 주변 바다와 달리 검은 모양을 띈다고 해서 블루홀이라 명명됐으며 다이버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이 회사명은 사내 공모로 결정됐다. 비나 눈보라가 하늘에서 아무리 쳐도 이를 다 삼켜버리는 모습'이라는 설명이 사명채택에 결정적 이유가 됐다. '눈보라(블리자드)를 삼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회사명에 은유적으로 녹아있는 셈이다.
"블루홀을 조용하지만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매력이 있죠. 하늘에서 눈보라가 쳐도 이 블루홀은 다 삼킬 수 있을만큼 깊고 보기에도 좋아서 만장일치로 사명으로 결정됐습니다."
'예전에는 '와우'(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즐겨했지만 지금은 '테라'한다고 못하고 있다'는 말에, ''테라와 와우 중 어느 것이 재미있냐'고 질문하자 돌아오는 답은 의외였다.
"당연 '와우'가 재미있죠. 대단한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만든 게임인데 막 걸음마 하는 '테라'와 비교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지켜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용기를 내야하는 싸움이지만 도전해 볼 가치는 충분하고 승산도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카리브해에 있는 블루홀 모습.
◆ 북미•유럽 게이머 편견 깨고파
블루홀은 NHN재팬과 '테라' 일본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고 북미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는 등 본격적인 세계공략에 나서고 있다. '세계에서 통용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공통된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일본과 중국, 북미 등 해외 매체들의 반응이 호의적인 것도 블루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직접적인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100여개국 게이머들이 북미 티저사이트에 글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 'awesome'(최고다)이라는 찬사가 따르는 반면에 동양의 작은 나라가 만든 게임이 다 그렇듯 'grinder game'(단순 노동이 심한 게임)이라는 추측성 비난도 있다.
"북미 게이머들이 '아이온'을 보고 깜짝 놀랐죠. 블리자드가 아니면 그런 종류의 게임들을 못만든다고 생각할 만큼, 은연 중에 한국을 비롯한 동양 나라들이 게임을 만드는 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거던요. 우리 역시 '테라'로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는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조만간 있을 2차 테스트에 많은 게이머들이 참가해 정확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여진히 베일에 가린 '테라'가 게임강국 코리아를 세계에 알리는 기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