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문출판총서는 지난 10일 공식홈페이지(www.gapp.gov.cn)를 통해 외국기업 및 외국기업의 지분이 들어간 조인트 벤처와 현지 합작법인 등을 통해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금지하는 '수입 인터넷 게임 심의 관리 강화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외국 출자 업체의 게임 서비스는 물론 서비스를 위한 기술지원과 의사결정 참여까지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발표가 전해진 이후 중국 내 조인트 벤처를 갖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 게임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CJ를 빼면 중국 시장 비중이 작지 않은 업체들인 만큼 신문출판총서의 해당 안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관련 업체들과 주무 부처는 이번 발표 내용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다. 과거 시행된 규제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 정책 발표의 배경이 외산 업체들에 대한 압박보다, 최근 게임산업 주무부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문화부를 견재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게임업계 "외자 판호는 포기한지 오래"
중국은 정부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아야만 게임 서비스가 가능하다. 신문출판총서는 이 판호를 이용해 외국기업들을 규제해 왔다. 판호는 크게 자본의 성격에 따라 2가지로 구분되는데 중국 게임물이 받는 내자(內資) 판호와 수입 게임물이 받는 외자(外資) 판호가 있다.
신문출판총서가 발표한 이번 강화안은 외자 판호를 주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정리한 것으로 관련 업체들은 분석하고 있다. 사실 국내 업체들이 설립한 중국 내 조인트벤처들은 오래 전부터 외자 판호는 획득할 수 없었으며, 국내 업체들은 우회로를 통해 내자 판호를 받아내는 방법으로 게임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중국 내 게임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에 따르면 현지 진출한 한국 업체들은 다단계 형태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내자 판호를 받아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 자본, 특히 한국 기업 진출을 차단하려는 신문출판총서의 규제책에 맞서 찾아낸 편법이다.
◇게임업계는 신문출판총서의 이번 강화안이 예전 정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가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 '에어트릭스'. 샨다는 이 게임을 수입해 9월 11일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중국 게임업체들은 신문출판총서의 규제안을 지키지 않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외국 자본을 유치한 샨다와 더나인, 넷이즈 등 중국 게임 시장을 움직이는 메이저 기업들은 별 다른 재제 없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신문출판총서 규제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계 업체들은 이미 규제를 받고 있는 데다,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려면 자국 업체들의 위법 행위까지 적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시장 비중이 큰 네오위즈게임즈 등 회사들은 기술 지원과 의사결정 참여를 막은 조항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파악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문화부·한콘진 "中 문화부 역할에 기대"
[[img3 ]]문화부와 콘텐츠진흥원 역시 신문출판총서가 공표한 강화안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고 있다. 이 강화안은 업계의 시각과 같이 예전과 다르지 않은 정책이며 규제 내용 중 상당부분은 신문출판총서의 권한이 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 산하 중앙기구편제위원회는 공산당 창당 88주년을 맞은 지난 9월 16일, 애니메이션과 온라인 게임 등 문화 콘텐츠 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권리가 문화부에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7월에 문화부와 국가신문출판총서, 광전총국의 권한과 의무를 규정하는 방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3부서 간 이해관계가 정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부에 힘을 실어주는 '교통정리'를 해준 셈이다.
이 같은 편제위원회의 발표에 국내 기업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이 기대감을 나타낸 것은 물론이다. 예전보다 더 쉽게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실제로 중국 문화부는 직무 이관과 관련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사례를 거론하며, 심각한 문제가 아니면 판호로 인해 외산게임 서비스에 차질을 빚는 일은 적어질 것이라고 공언하는 등 전례없이 외국 기업에 친화적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img4]]문화부와 콘진은 이 같은 중국 내부 변화를 토대로 이번 신문출판총서의 발표를 '자기과시' 수준으로 보고 있다. 권한이 대폭 축소된 신문출판총서가 외국계 기업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로 규정안을 발표했다는 분석이다. 별도의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을 계획이다.
문화부 게임산업과 이영아 사무관은 "중국 사무소를 통해 관련 내용을 긴밀히 검토하고 있는데 크게 다른 점은 없으나 기술지원 금지 부분이 어느 폭까지인 지 파악하고 있다"며 "중국 문화부와의 원만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콘진 김일 게임진흥팀장 또한 "이미 나왔던 조치들이고 국내 기업들이 우회적으로 서비스를 잘 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이라며 "만약 외자 자본을 철저히 막게 된다면 중국 메이저 회사들부터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이기에 이번 강화안은 일종의 과시적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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