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대접받는 게임 개발자, 이젠 '크리에이터'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영화에서 제작자, 배우, 스태프들을 알리는 데 주로 사용되던 '크레디트 타이틀(이하 크레디츠)'이 최근 온라인게임에서도 등장하면서 달라진 위상을 증명해주고 있다. 일부 게임업체들은 직접 개발자들을 홍보 동영상에 포함시켜 단순히 '개발자'가 아닌 '제작자' 또는 '크리에이터'로 대우해주고 있다.

크레디츠는 영화 스태프, 출연자, 제작자에게 자신이 영화 촬영에 참여했다는 기록과 경력을 남기는 일종의 '증명서류'다. 온라인게임에도 이 크레디츠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는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와 '허스키익스프레스', '마비노기영웅전' 오프닝 동영상에 게임에 참여한 모든 개발자 이름을 삽입했다. 프로그래머와 애니메이터, 운영팀은 물론 마케팅과 홍보 담당자도 동영상을 통해 이름을 게이머들에게 알렸다.
넥슨측은 "온라인게임이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 '창작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름이 오프닝 동영상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크레디츠를 통해 경력과 실력을 증명할 수도 있지만 개발자들에게 '내가 만든 게임'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높여준다. 실제 오프닝 동영상에 이름이 포함된 넥슨 직원은은 "내 이름이 동영상에 포함되면서 게임에 대한 책임과 애착이 더 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중인 MMORPG '블레이드앤소울'도 개발자들을 위해 동영상에 직접 개발자들을 등장시켰다. '블레이드앤소울' 개발을 총지휘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배재현 본부장과 김형태 아트디렉터는 직접 게임 소개 동영상에 등장한다. 게임에 대한 설명과 개발에 관한 고충을 설명하는 모양이 영화에서 제작자와 배우들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과 흡사하다. 지스타 전시회를 통해 전국에 있는 게이머들에게 공개된 이 동영상은 배재현 본부장과 김형태 디렉터의 이름을 게이머들 사이에 알리는데 톡톡히 한 몫했다.

국내 유수의 개발사들도 개발자들을 위한 갖가지 장치를 온라인 게임과 홍보 동영상에 포함시키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향후에도 차기작에 크레디츠를 포함시킬 예정이고, MMORPG '테라'를 개발중인 블루홀스튜디오는 이미 개발자 이름이 포함된 동영상을 제작했다. 또 차기작에 크레디츠를 고려 중인 게임 개발사만 해도 서너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평론가 박상우씨는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의 경우 이직이 잦은데 크레디츠를 통해 애사심이 더 커질 수 잇다"며 "사소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크레디츠도 해외 수출 전선으로 나가보면 한국 기업과 산업, 게임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