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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문화부 한국 e스포츠 시장 수수방관

세계 1위로 꼽히던 한국 온라인게임이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일본 등 게임 선진국들은 온라인게임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고 후발주자였던 중국도 거대자본을 앞세워 거세게 도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상황은 녹록치않다. 정부는 규제의 칼을 들이대고, 게임산업 진흥 관련 예산은 올해 대폭 삭감됐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을 통폐합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경우 게임산업은 아예 뒷전이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 7곳은 '게임 과몰입 예방'을 이유로 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본지는 최근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이 맞고 있는 위기 상황를 6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① 말뿐인 게임산업 진흥, 지원은 없고 규제만 있다
② 방송산업 챙기는 콘진원, 방진원으로 고쳐야
③ '게임전문가' 없는 게임산업 진흥기관
④ 세계 3대 게임강국 실현한다는 '문화부 2010 전략'은 어디로?
⑤ 주무부처 문화부 e스포츠 시장 수수방관
⑥ 게임업계 "문화부가 싫어요"

◆ 문화부 한국 e스포츠 시장 방치하나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최근 '스타크래프트2'를 앞세운 블리자드의 저작권 공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온 한국 e스포츠 시장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게임 시리즈를 종목으로한 대회 개최권 문제를 놓고 다국적기업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대표 마이크 모하임)와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 문화부마저 e스포츠를 독립된 스포츠 분야가 아니라 기업들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이해하는 자가당착에 빠져, 해당 업계에 저작권 협상을 종용하는 등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문화부는 저작권 업무를 다루는 콘텐츠 산업 주무부처이지만 한편으로는 신종 스포츠인 e스포츠 시장과 산업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처이기도 하다. 문제는 문화부 스스로 e스포츠 시장을 콘텐츠 시장으로 인식함으로써 다국적 기업의 저작권 공세에 이렇다할 대응 논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지난 10년 동안 키워 온 e스포츠는 다른 프로 스포츠 분야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업체들이 저작권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곳이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품과 브랜드를 홍보하는 프로모션의 장이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국내외 어떤 종목사(게임업체)들도 자사 게임의 e스포츠화(종목 채택)에 대한 저작권을 요구하지 않았던게 주지의 사실이다.

다국적 사업을 벌이는 국내외 기업 대부분은 스포츠 프로모션 시장을 '저작권 사업 영역'으로 이해하지 않고 있다. 어떤 스포츠 종목이나 경기 방식이 특정 지역이나 기업의 생산물이라해도 대회 개최와 종목 선정에 따른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2005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에 모인 구름 관중들. 10만명 관람객이 모여 e스포츠 스포츠 종목 추진의 계기를 만들었다.

게임을 종목으로하는 e스포츠만해도 대회나 리그 종목으로 채택되거나 활용될 경우, 엄청난 마케팅 효과와 브랜드 홍보 효과가 유발되면서 제품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저작권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 세계 시장에서 e스포츠가 가장 활성화된 한국의 경우 이미 이 같은 선례를 많이 보여줬으며,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는 가장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블리자드는 어느 게임업체보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년 동안 '스타크래프트2' 출시와 관련해 게임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e스포츠계를 상대로 저작권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전세계에서 e스포츠가 가장 활성화돼 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가져감으로써 '스타크래프트2' 글로벌 마케팅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e스포츠계가 블리자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누구보다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기업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한국의 e스포츠 인프라를 날로 먹으려는 것도 모자라 콘텐츠 파워를 앞세워 시장을 지배하려는 것은 이유야 어쨌건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e스포츠계에서는 한국 시장에 대해 블리자드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한국 e스포츠로부터 수혜를 입었던 만큼, '스타2'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동안, 문제 해결에 나서야할 문화부는 정작 콘텐츠 주무부처 논리에 매몰돼 저작권 협상을 종용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저작권 요구의 정당성이 인정되니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는 것. 지난 10년 동안 어렵게 쌓아온 e스포츠 종주국 지위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모양세다.

◇e스포츠는 지난 10년 동안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선수를 응원하는 치어풀과 응원도구 등은 일반 스포츠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다.

과거 문화부와 삼성전자가 함께 진행했던 월드사이버게임즈(WCG) 때도 매 대회마다 정식종목과 시범종목을 선정해 발표했지만 EA나 소니는 물론 심지어 블리자드도 대회 주최측에 권리를 요구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껏 국내 e스포츠 리그에서 종목사인 게임업체가 대회 개최권이나 동영상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지 않은 점도 프로모션 차원에서 리그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며, e스포츠를 통해 게임의 인기를 높이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마케팅 효과가 검증됐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한국e스포츠협회가 블리자드의 요구를 거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일단 기존 종목과의 형평성 때문에 특정 종목의 저작권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출시되지도 않은 게임을 놓고 저작권 협상을 벌이는 것 자체도 넌센스다

특히 한국 e스포츠계 숙원 사업 중 하나인 e스포츠의 정식 체육화에도 걸림돌이 된다. e스포츠계 스스로 종목에 대한 선정 원칙과 기준, 지배력이 없는 상황에서 협회의 경기단체 승인은 물론 정식 체육 종목화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문화부는 저작권을 주장하는 블리자드의 요구에 이렇다할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문화부 게임산업과 최진 사무관은 "3월 12일 한정원 블리자드코리아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국e스포츠협회와 간격이 너무 커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는 한국e스포츠협회의 요구에 대해서도 "정부는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저작권 문제를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풀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최 사무관은 또 "한국e스포츠협회가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해 현재까지 왔지만 향후에는 개선과 변화가 필요하며, 정부는 저변확대와 아마추어 리그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nonny@dailygame.co.kr

*취재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는 사항이 보도돼 내용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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