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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14] '영군' 김태곤 상무 "모바일 MMO, 첫 5분이 중요"

올해 2월 출시된 넥슨의 '영웅의군단'은 고품질 3D 그래픽과 폭넓은 콘텐츠로 출시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롱런 게임이다. MMORPG 장르는 PC 온라인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기념비적 게임 '영웅의군단'은 소규모 개발 조직으로 단기간에 게임을 만드는 기존 모바일게임 공정 방식을 탈피, PC MMORPG 개발 공식을 그대로 따라 흥행에 성공한 이례적인 게임이기도 하다.

이처럼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흥행공식을 써내려간 '영웅의군단'이기에 28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14'(NDC14)에 몰린 구름 인파는 어쩌면 당연했다. 그 반응에 보답하려는 듯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 역시 그동안 '영웅의군단'을 개발 및 서비스하며 축적한 각종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 눈길을 끌었다.
[NDC14] '영군' 김태곤 상무 "모바일 MMO, 첫 5분이 중요"

◆출발 선상부터 달랐던 '영웅의군단'

"처음 '영웅의군단'을 개발할 때 상황을 말해볼까요? 전 앞서 제법 많은 PC MMORPG를 만들었습니다. 개발부터 QA까지 잘 짜여진 조직이 있어야 가능한 게임이 바로 PC MMORPG죠. 그런데 모바일게임 구조는 조금 다르더군요. 먼저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을 살펴보니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소규모 인력이 개발하는 구조가 대부분이었어요. 난감했죠. 하지만 기존 모바일게임 개발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이미 구축한 회사 조직력과 경험을 그대로 활용해 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기로 했습니다."

'영웅의군단'의 개발 환경은 빨리 만들고, 빨리 성과를 보는 기존 모바일게임 공식과는 정반대의 행보였다. 4년이란 기간이 걸렸으며 개발비용과 인력도 기존 모바일게임의 개발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개발에 임하는 마인드 역시 달랐다. PC MMORPG 공식을 그대로 적용, 모바일에 맞게 조금씩 덜어내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 남들은 '애니팡'같은 소형 퍼즐게임에 주력할 때, 엔도어즈는 어찌보면 도박과도 같은 출발선상에 오른 셈이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바로 유니티 엔진에 대한 숙련도였다. 멀티플랫폼 게임 '삼국지를 품다'를 개발하며 쌓은 엔도어즈의 유니티 엔진 노하우는 유니티 측으로부터 감사 상패를 받을 정도로 숙련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왕 3D 모바일게임 개발에 용이한 유니티 엔진을 선택한 이상, 극한의 그래픽 품질을 끌어 올려보기로 방향을 결정했다는 것.

◆5분과 한 달 그리고 3개월

'영웅의군단' 개발 방향을 설정한 엔도어즈는 이후 방대하기 이를데 없는 MMORPG 이용자를 구분하기 시작한다. 5분과 한 달, 3개월 이렇게 세 분류로 나눴다. 모바일 MMORPG 이용자를 단계적으로 끌어모으고 또 유지시키기 위한 사전 전략을 세운 셈이다.

"5분과 한 달, 3개월은 각각 게임에 유입되는 이용자 구분을 위한 기간 설정이었습니다. 5분은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이용자를 잡기 위한 노력을 뜻하고, 이 5분을 버텨낸 이용자를 한 달 가까이 게임을 즐기게 하기 위한 노력도 주력했습니다. 또 한 달 이상 게임을 즐긴 게이머를 3달 이상 즐기는 롱런 게이머로 바꾸기 위한 노력 역시 함께 기울였죠."

5분. 게임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영웅의군단'을 갓 접한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수단으로 김태곤 상무가 선택한 것은 다름아닌 압도적인 그래픽. 여타 게임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고품질 그래픽으로 이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를위해 엔도어즈는 고품질 일러스트는 물론, '모바일게임이 이럴 필요까지 있나'는 질문까지 받을 정도로 캐릭터 및 배경 디자인 구현에 공들인다. 김태곤 상무는 "미친 짓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을 정도"라며 당시 기억을 회고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5분을 사로잡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은 바로 음향 효과. '영웅의군단'은 독일 주립 교향악단이 직접 연주했을 정도로 게임 내 배경음악에 공들인 게임이다. 다른 회사는 한 명이나 둘까 말까한 음악 및 효과음 담당 직원을 무려 4명이나 배치했을 정도다. 이 모든 게 첫 5분 동안 이용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영웅의군단'이 들인 노력이다.

"게임을 처음 접한 이용자들에게 일일히 콘텐츠를 설명하는 것보단 단 번에 강렬한 경험을 제공하는 쪽이 훨씬 낫겠다 싶었죠. 매우 강렬한, 그러면서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하는게 게이머들을 게임에 눌러 앉히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게임 시작 첫 5분 이내에 두세 번의 전투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복잡한 기능 설명보다 이쪽이 훨씬 게임의 재미를 경험하게 하는데 직관적이니까요. 다행히 많은 이용자들이 우리의 노력에 좋은 평가를 해주시더군요."

[NDC14] '영군' 김태곤 상무 "모바일 MMO, 첫 5분이 중요"

◆영웅대전으로 앓던 이 뽑은 비결

'마의 5분'의 장벽을 넘은 '영웅의군단'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는 5분 이용자를 한 달 이상 잔류시키는 문제였다. 첫 인상에서 합격점을 받은 '영웅의군단'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숙제가 남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김태곤 상무와 엔도어즈는 '보상'과 '확인' 두 가지 키워드에 주력한다.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퀘스트 완료시 보상을 확실하게 제공하고, 또 이를 통해 육성된 캐릭터의 성능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확인' 콘텐츠의 경우 보상은 그리 크지 않아도 된다는 게 김태곤 상무의 설명. 자신이 육성한 캐릭터의 성능을 직접 확인한 것만으로도 쏠쏠한 재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태곤 상무는 '영웅의군단'에서 캐릭터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 '영웅대전'을 언급했다. '영웅대전'에서 패배할 경우 해당 이용자는 자신이 보유한 골드 극히 소량을 상대에게 헌납하게 된다. 이는 돌려말하면 '영웅대전'에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실질적으로 얻는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 적잖은 게이머들이 '영웅대전'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골드를 전량 가까이 소비해 캐릭터 육성에 주력하는 성향이 나타났다.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한국인의 습성이 발현된 셈이다.

또 패배시 골드 일부를 상대에게 헌납하는 '영웅대전'은 예기치 못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간 PC MMORPG를 개발하며 느낀 건데, 게이머들은 자신이 보유한 인게임머니를 쓰지 않고 쌓아두는 습성이 있더군요. 게임업체는 나름 새로운 아이템들을 선보이는데, 정작 이용자들은 이를 구입하진 않으면서 콘텐츠가 없다고 불평을 털어놓는 경우가 아주 많았어요. 업체 입장에서는 억울할 따름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매번 실패만 거듭했어요. 그런데 '영웅대전'을 통해 이같은 숙제가 해결됐습니다. 소규모 액수라도 남에게 뺏기기는 싫다는 심리를 자극한 셈인데 상당히 큰 효과를 거뒀지요."

3개월 차 접어든 '영웅의군단'의 롱런을 위해 김태곤 상무는 커뮤니티 강화에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사실 3개월은 모바일 MMORPG에 있어 매우 지루한 시점이다. 석 달이나 '영웅의군단'을 붙잡고 있는 이용자라면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꿰고 있는 만큼, 새로운 변화가 없는 한 매우 쉽게 권태기가 다가올 우려가 높은 상황.

"사실 아무리 그래픽과 음악이 좋은 게임도 며칠 하다보면 금방 눈에 익게 됩니다. 이 시점에 접어들면, 커뮤니티가 게임 플레이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동기를 제공하게 되죠. 때문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업데이트에 신경썼습니다."

이 기간 '영웅의군단'에 추가된 콘텐츠들은 하나같이 길드가 중시되는 공통점을 지닌다. 핵심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광산 점령전이 대표적이다. 길드 단위로 이뤄지는 이 콘텐츠는 혼자서는 절대로 광산을 점령할 수 없게 디자인됐다. 길드원간 협동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져야만 상대 길드가 점령한 광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 이 과정에서 길드원간 유대감이 돈독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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