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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 원X스 아닙니다! '해적' 캐릭터의 기원

다양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이 캐릭터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라던가 '얘랑 얘는 좀 비슷한데?'하는 생각해본 적 많으시죠? 이 캐릭터들은 서로 베낀(?) 게 아니라 콘셉트가 겹치거나 모티브가 겹친 경우가 많습니다.

해서, 이런 게임 속 같은 콘셉트의 캐릭터들이 왜 그렇게 그려지고 배경 설화나 전설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전설의 고향'의 세 번째 시간에는 '해적' 캐릭터들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갱플랭크의 스킬들인 혀어어어업상, 괴혈병 치료, 화약통, 포탄 세례는 모두 해적의 특성에서 콘셉트를 따왔습니다. 특히 괴혈병은 치료법 발견 이전까지 배를 타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려운 질병이었죠.
갱플랭크의 스킬들인 혀어어어업상, 괴혈병 치료, 화약통, 포탄 세례는 모두 해적의 특성에서 콘셉트를 따왔습니다. 특히 괴혈병은 치료법 발견 이전까지 배를 타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려운 질병이었죠.

◆바다의 무법자 '해적'

해적 캐릭터와 콘셉트는 게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해적이 등장하는 게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항해시대2'의 주인공 옷토 스피노라, '리그오브레전드'의 갱플랭크, 해적들의 다툼을 다룬 AOS '파이러츠: 트레저헌터'도……있었고, '히어로즈오브스톰'에서는 해적 콘셉트의 '블랙하트 항만' 맵이 등장하며 '마비노기영웅전'에서는 해적 콘셉트의 몬스터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배의 무덤' 맵이 있기도 합니다.

사실 해적은 실제 역사 속에서는 굉장히 악랄한 활동을 펼친 악당들이 대부분인데요. '아덴만 여명 작전' 등의 사건에서 볼 수 있듯 현재까지도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해적들은 '인류의 공적' 취급을 받고 있는 위험 인물들 입니다.

보통 공해상에 있는 배는 그 배가 소속된 국가의 법에 따르는 '기국주의'의 보호를 받지만 해적은 그 국가의 선적에 상관없이 피해 국가 및 해적을 체포한 국가의 법에 따른 처벌이 가능합니다. 해적을 나포한 국가는 해적의 재산을 압수할 수도 있죠.

처벌이 각국의 손에 맡겨져 있고 처벌 수위에 관해 국제 사회가 문제삼지 않는 것만으로도 각국이 해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원X스 아닙니다. X피스 아니에요!

두 번째 단락을 진행하기에 앞서 저런 제목을 단 이유는……. 이번 단락이 역사 속의 유명한 해적들을 소개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 대부분의 해적들이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만화'에 등장하기 때문에 저 말을 수 없이 반복하느니 제목으로 두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우선 영국의 해적들은 해적인 동시에 군인인 경우도 많았는데요. 대서양의 카리브 해에서 주로 활동한 이들은 범법자인 해적임에도 국가와 친밀한 관계를 쌓아오며 서로를 돕기도 했기에 유명한 해적이 많은 편입니다.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깃발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깃발

이 중에서는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이 대표적인데요. 그는 영국의 해적이자 군인이며 탐험가로 평가되는 인물입니다.

그는 '원X스'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는데요. 태평양을 가로질러 모루카 제도, 나아가 인도양에서 희망봉을 돌아 영국으로 귀국함으로써 페르디난드 마젤란에 이은 두 번째의, 영국인으로서는 최초의 세계 일주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항해 중에 얻은 보물들은 모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에게 바쳐졌는데요. 이는 30만 파운드를 넘는 액수로 당시 잉글랜드의 국고 세입을 훨씬 넘는 수치였다고 합니다.

그에게 해적질을 당한 에스파냐에서는 드레이크의 처벌을 요구했지만 당시 엘리자베스 1세는 오히려 그를 영국 해군의 중장으로 임명하며 제독의 칭호를 하사했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
엘리자베스 1세

그 후 시장으로까지 선출됐는데요. 노예상 출신으로 약탈을 일삼던 사람이 시장이라니 지금의 기준으로는 아이러니 하지만 당시에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에스파냐와의 전쟁 조짐이 보이자 뭍을 떠나 다시 배를 탔는데요. 이때 영국 여왕은 영국 해군의 병력까지 지원하며 드레이크의 '해적질'을 대놓고 도와줬습니다. 이를 눈치챈 에스파냐의 왕 펠리페 2세가 '무적함대' 아르마다 함대를 통해 영국을 공격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그의 시신은 납으로 만든 관에 넣어져 포르토벨로 부근의 바다에 수장됐다고 전해지는데요. 오늘날까지 해당 바다에서는 그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좋은 이미지를 만든 해적들도 있고

드레이크 외에도 유사한 활동을 한 해적들은 꽤 많은데요. 카리브 해에서 활약한 영국 출신의 해적 헨리 모건(1635년~1688년 8월 25일)은 해적을 은퇴한 후 자메이카 섬 대리 총독 등 국가 직책을 맡았습니다. 해적 출신으로 해적을 단속하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국가직을 담당했죠.

프랑수아 롤로노아나 바솔로뮤 로버츠, 검은 수염 에드워드 티치도 실존 인물인데요. 특히 티치는 인도 제도와 미주 동부 해안에서 활동하던 18세기의 유명한 잉글랜드계 해적입니다.

에드워드 티치의 깃발
에드워드 티치의 깃발

그는 뻑뻑한 검은 수염과 공포스러운 외모로 '검은 수염'(Blackbeard)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요. 적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기 위해 모자 아래에 화약에 불을 붙이는 용도로 쓰이는 노끈인 화승을 묶고 불을 붙이고 다녔다고 합니다. 피부가 많이 상했겠네요.

티치는 해적 동맹을 결성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항을 봉쇄하는 위명을 떨치기도 했는데요. 인상적인 점은 무력보다는 자신의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굉장히 잘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러고 다니니 피부가 다 틔치
그러고 다니니 피부가 다 틔치

다만 해적하면 떠올리기 쉬운 폭군이거나 무례한 모습과 달리 기록에 남은 티치는 선원들의 동의를 받아 그들을 지휘했으며, 포로를 이유 없이 학대하거나 살해한 기록도 없는 편입니다.

이런 기록으로 인해 티치는 해적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 등의 여러 작품들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죠.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만화에서는 잘 모르겠지만요.

티치의 최후라는 제목의 유화
티치의 최후라는 제목의 유화

◆악명을 높인 해적들도 있다

반면 영국계 해적 에드워드 '네드' 로우는 앞서 이야기한 해적들과는 전혀 다른 활동을 했습니다. 해적의 마지막 황금시대인 18세기 초에 활동한 그는 정말 악명이 높았는데요.

1690년경에 런던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도둑질을 하고 살았던 그는 1719년 아내 사망 후 2년 뒤 해적이 되어 뉴잉글랜드와 아소르스 제도, 카리브 해 일대에서 활동했습니다.

그가 만든 로우 해적단은 최소 100척 이상의 배를 나포했으며, 그 대부분을 불살라 버렸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불과 3년밖에 되지 않는 활동한 기간 동안 엄청난 활동을 보였죠.

로우 해적단의 깃발
로우 해적단의 깃발

게다가 희생자를 죽이기 전에 고통스럽게 고문해 당대 가장 잔인한 해적으로 악명을 떨쳤는데요. '셜록홈즈'를 만들어낸 영국 추리 작가 아서 코난 도일 경도 그를 '야만적이고 대단히 위험한, 놀라울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잔혹성을 가진 남자'라고 묘사할 정도의 인물이었습니다.

로우는 출생은 기록이 있지만 사망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없는데요. 사망 장소부터 사망 정황까지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해적 캐릭터들은

이런 역사들이 만들어낸 해적들은 유쾌하고 술을 좋아하며 꿈을 쫒는 모험가적 기질과 난폭하고 탐욕스러운 약탈자의 기질, 그리고 나라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웅의 모습 모두를 갖추고 있는데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만큼 더욱 매력적인 해적이기에 많은 게임에서 등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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