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은 지난 13일 빗속에서 열린 2020년 KLPGA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연장전에서 '캐주얼 워터'가 많은 수중전을 치러야 했다.[KLPGA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715051730098865e8e9410871751248331.jpg&nmt=26)
이날 경기는 사실상 수중전이었다. 둘은 빗물이 고인 페어웨이에 볼이 떨어지면 벌타를 받지 않고 물 없는 지점을 찾아 다녔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볼을 집어서 티마크를 한 데 이어 한 클럽 내에서 홀에 가깝지 않으면서 샷 방해를 받지 않는 곳을 골라 무릎 높이에서 손에 집어든 볼을 떨어뜨렸다. 매홀 티샷을 한 뒤 세컨 샷을 할 때나 서드 샷을 할 때 매번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캐주얼 워터라는 용어를 시연을 통해 설명해 주는 듯했다. 평상 시에는 보기 힘든 장면들이었다.
골퍼들은 보통 볼이 잔디 위에만 있으면 그냥 쳐야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맞는 얘기다. 하지만 캐주얼 워터의 경우는 예외 조항이 적용된다. 고인 물로 인해 스윙에 방해를 받으면 벌타없이 구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캐주얼 워터는 골프에만 사용되는 용어이다. 임시라는 의미의 ‘캐주얼’과 물을 뜻하는 ‘워터’가 합성된 말이다. 캐주얼 워터는 물로 채워진 워터 해저드와는 달리 골프장 잔디에 임시로 물이 고인 곳을 말한다. 비가 계속 내리거나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곳에 물웅덩이가 생긴다. 워터 해저드 안에 있는 물과 이슬, 서리는 캐주얼워터가 아니다. 공이 캐주얼워터 안에 놓여 있거나 그 일부에라도 접촉하고 있을 때는 캐주얼워터 안의 공으로 간주한다.
골프규칙은 아주 합리적이다. 스윙과 관계되는 동작을 하거나 스탠스를 취할 때 장애물이 생기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캐주얼 워터를 만나면 홀에 가깝지 않은 지점으로부터 벌타없이 1클럽 길이 이내로 드롭하면 된다.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협회는 2019년 규칙부터는 캐주얼 워터를 ‘템퍼러리 워터(Temporary Water)’라는 말로 바꾸었다. 하지만 대부분 골퍼들은 캐주얼 워터라는 말에 더 익숙해 있다.
골프 규정상 캐주얼 워터는 비정상적인 구역을 말한다. 캐주얼 워터로 빠진 공은 페어웨이나 러프, 벙커, 퍼팅 그린 등 어디에 있든지 간에 벌타를 받지않고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캐주얼 워터는 땅이 단지 젖어 있거나 진흙투성이가 되거나 물이 순간적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물이 흔적으로 남아 있어야 캐주얼 워터 선언이 가능하다. 이슬과 서리가 캐주얼 워터로 간주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겨울철 눈과 얼음은 캐주얼 워터로 구제 받을 수 있다.
비가 많이 오는 요즘같은 여름철, 캐주얼 워터 규정은 꼼꼼하게 챙겨보야 할 것이다. 물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면 스코어 관리에 그만큼 유리하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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