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게임즈 한상우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와 오션드라이브는 지금까지 탑다운 슈터, 로그라이크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왔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이 도전의 연장선이자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의 과정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라며 "중세라는 배경과 좀비라는 소재, 그리고 사실적인 그래픽과 물리 엔진을 통한 구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도전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퍼블리셔로서 오션드라이브가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마케팅과 홍보, 사업 전반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 엔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물은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고, 플레이어는 이를 이용해 생존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단순히 무기를 들고 좀비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환경과 오브젝트가 생존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게임에서는 방 안에 있는 식탁을 들어 올려 문 앞에 세우면 좀비의 진입을 막을 수 있고, 책상을 벽 밑에 두고 밟아 올라가면 평소에는 오르지 못하는 높은 담장을 넘어 탈출할 수도 있다. 또 무거운 물건을 던져 좀비를 쓰러뜨리고, 그 틈을 노려 빠르게 벗어나는 플레이도 펼치는 등 대부분의 서바이벌 게임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물리 기반 상호작용만의 재미를 갖췄다.
게임의 또 다른 핵심은 중세 생활상에 맞춘 생존 요소다. 이용자가 실제로 중세 시대에 들어가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게임에서 불을 피우려면 장작이 필요하고 숲에서 나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살아남아야 하므로 버려진 집에 들어가 가구를 부수어서 장작을 얻어야 한다. 당시 불을 붙이는 방법은 현대의 라이터가 아니라, 부싯돌(플린트 스트라이커)이었고, 이러한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증해서 게임에 녹였다.
음식도 단순히 회복 아이템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조리법을 반영했다. 게임에 '포타주 스튜'라는 요리 시스템이 있다. 냄비에 물을 넣고 불 위에 걸면 물이 끓고, 이때 채소나 고기를 넣으면 요리가 진행된다. 중세에는 식품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으려면 계속 끓여야 했다는 점을 반영한 요리 방법이다.

이렇게 탄생한 '갓 세이브 버밍엄'은 작년 '게임스컴'에서 초기 빌드를 공개했다. 완성도가 높지 않았지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올해는 한층 발전된 프리 알파 빌드를 준비해 선보이고 있다. 하루 정도의 생존 루프를 체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오션드라이브는 앞으로 알파 단계에서는 주요 시스템을 모두 구현하고, 베타 단계에서는 생존 요소와 콘텐츠 밸런스를 갖춘 완성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현재 게임 속 버밍엄 마을은 약 25% 가량 완성됐고, 캐릭터의 생존 활동은 20% 정도가 구현됐다.
중세 역사적 고증도 오션드라이브가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초기 빌드에서 주황색 당근을 사용했는데, 14세기 영국에는 주황색 당근이 없었고 보라색 당근이 일반적이었다는 피드백을 받아 게임에 반영했다.
아울러 오션드라이브는 앞으로 새로운 빌드를 공개할 때마다 영상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테스트를 진행해 피드백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오는 10월 이번 빌드를 바탕으로 테스트도 진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 방향을 꾸준히 수정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Q. 좀비 게임 명가가 되고 싶다고 언급했는데, 현재 목표와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
A. 김희재 대표=목표하는 것의 절반 정도 왔다고 생각한다. 아직 저희가 만든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다만 10월에 출시되는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스핀오프 '베일 오브 더 위치'를 통해 저희가 쌓아온 경험과 피드백이 얼마나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확인할 계획이다. 물론 큰 성공을 거두면 좋겠지만,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운 점들을 토대로 또 다른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Q. 체험 버전은 기본 시스템만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 목표나 퀘스트를 추가할 계획인가?
A. 차현성 디렉터=처음에는 샌드박스 형태의 생존 게임으로 구상했다. 하지만 작년 공개 이후 많은 성원을 받으며 개발력에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플레이어가 장기 생존을 목표로 하는 퀘스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인공은 마을 주민으로, 아포칼립스 상황을 맞이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를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목표가 주어지고, 플레이어는 이를 하나하나 달성해야 한다.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면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앞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며 엔딩을 맞이하게 될 계획이다.
Q. 역사적 고증이 먼저인가, 게임성이 먼저인가?
A. 차현성 디렉터=역사적 고증을 중시한다. 예를 들어 마을 인구 수를 합리적으로 추산했다. 당시 가구 수와 1가구당 평균 가족 구성원 수(6~8명)를 곱했더니 약 3000명이 나왔다. 그래서 게임 속 좀비 수도 3000으로 설정했다. 만약 이용자가 좀비를 모두 처치한다면, 그것이 하나의 엔딩이 될 계획이다.
다만 단순히 고증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게임적 재미를 충분히 덧붙일 계획이다. 그래서 '다 죽이면 끝나는' 단순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생존 루프와 목표가 공존하도록 하고 있다.
Q. 작은 규모의 파일럿으로 시작했다가 규모를 확대한 이유는?
A. 차현성 디렉터=초기 파일럿 프로젝트였던 '드롭킥 네이비'는 외형은 지금과 많이 달랐지만, 물리 엔진을 활용한 서바이벌이라는 핵심은 같았다. 그땐 자원이 부족해 아주 작은 규모였지만, 물리 서바이벌이란 아이디어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후 테마를 중세 좀비물로 확정하면서 지금처럼 확장된 프로젝트로 발전한 계획이다.
Q. 배경을 14세기 버밍엄으로 정한 이유는?
A. 차현성 디렉터=현대를 배경으로 하면 총기와 기술이 있어 좀비 대응이 쉬워진다. 하지만 중세에는 맨손과 검, 둔기 같은 원시적인 수단밖에 없어 훨씬 더 극적인 생존 경험을 만들 수 있다.
도시 선정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런던이나 파리는 당시에도 규모가 너무 커 제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버밍엄은 14세기 당시 적당한 규모를 가진 도시였고, 버밍엄 박물관 등에서 관련 사료와 시청각 자료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최종적으로 버밍엄을 배경으로 삼은 계획이다.
Q. 다른 안정적인 프로젝트를 병행 개발할 계획은 없는가?
A. 김희재 대표=과거에는 한국 게임 시장 안에서 '안전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봐도 특정 지역이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저희는 애초부터 '우리가 잘 이해하는 장르, 우리가 좋아하는 장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Q. 개발 인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A. 김희재 대표=초기에는 차현성 디렉터 혼자 시작했다. 작년 '게임스컴' 버전은 2명이 만들었고, 지금은 스튜디오 인력의 절반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오션드라이브가 큰 회사는 아니지만, 그만큼 내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Q.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사례가 있나?
A. 차현성 디렉터=작년보다 전투 난이도를 높였다. 또 하루 주기 속도를 조정해 밤이 더 빨리 찾아오도록 했고, 캐릭터의 허기·피로도 수치도 조정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계속 수정해 나갈 계획이다.
Q. 이용자가 즐겨줬으면 하는 포인트는?
A. 차현성 디렉터=물리 엔진을 활용한 상호작용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마우스 휠 드래그 조작이 낯설어서 잘 시도하지 않으시는데, 물건을 던져 좀비가 걸려 넘어지거나, 가구에 뒤엉키는 장면은 저희가 준비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많이 경험해주셨으면 한다.
Q. 얼리 액세스 일정과 이후 목표는?
A. 김희재 대표=내년 3~4분기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완성본을 한 번에 내놓는 방식이 아니라, 단계별로 이용자 테스트와 피드백을 거쳐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할 계획이다. 준비 상황에 따라 앞당겨질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
Q.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김희재 대표=저희가 좋아하는 장르, 잘 만들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해 도전한 것이 이번 프로젝트다. '로스트 아이돌론스'를 통해 중세 제작 경험을 쌓았고, 이를 서바이벌 장르와 결합해 '갓 세이브 버밍엄'을 만들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차현성 디렉터=작년에도, 올해도 게임쇼에 서면 늘 정신이 없다. 하지만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으며 큰 힘을 얻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계획이다.
'게임스컴2025' 게임기자클럽 공동취재단/정리=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