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오윤호 실장은 지난 10년 간 취업자를 대상으로 기술면접을 진행하며 겪은 사례와 준비 과정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게임사에 개발자로 취업할 때는 반드시라 할 정도로 기술면접 과정이 포함된다. 지원자의 기술적 역량을 파악하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재인지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이런 기술면접을 준비할 때에 필요한 부분들을 짚어주는 강연이 판교 넥슨 사옥에서 진행됐다.
17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26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26)' 2일차 연단에 선 넥슨 AI 본부 오윤호 실장은 지난 10년 간 기술면접을 진행하며 겪은 경험과 인공지능(AI) 시대에 게임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기술 면접은 무엇을 평가 하는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면접 전까지는)'을 강연했다.
기술면접은 알고리즘 풀이, 프로그래밍 언어의 작동 원리, 내부 동작 과정 등이 핵심 문제로 제시된다. 실무에 필요한 개발 능력은 물론, 연구개발(R&D) 과정에 쓰이는 전반적인 지식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실제로 오 실장도 "C++과 같은 핵심 언어의 내부 동작 방식을 간과한 채, 프레임워크(엔진)나 라이브러리를 빠르게 사용하는 법에만 집중하고 있어 기술 면접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시곤 한다"라며 취업 희망자의 문제점을 짚었다.
기술 면접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들(출처=NDC 공식 유튜브).
오 실장이 강조한 핵심은 '양'이 아닌 '깊이'다. 지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다양한 엔진,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 사용 경험을 담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면접 자리에서는 그것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면접 현장에서 기본적인 이해도를 알아보기 위해 이 코드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떻게 동작하는지,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등 세 가지 질문을 반드시 던진다고 밝혔다.
오 실장은 "이 세 가지 질문만으로 면접의 50%는 정리된다"고 단언했다. 코드를 직접 짜지 않고 복사하거나 AI를 통해 가져온 경우,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면접관이 기본기를 집요하게 묻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자료 구조, 운영체제, 네트워크 등 CS(컴퓨터 과학) 기초 지식이 탄탄한 지원자일수록 어떤 기술 스택이 주어지더라도 빠르게 흡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초가 부족하면 매번 새로운 기술을 바닥부터 배워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면접관은 입사 이후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라는 설명으로 활용보다 기본적인 이해가 우선이란 점을 강조했다.
실무 측면에서 기술면접은 지원자가 답할 수 없을 때까지 질문이 이어진다. 오 실장은 이 상황을 두고 "모르는 질문에서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사고 방식을 추적하는 방법"이라며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하는 경우와,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을 조합해 추론하는 경우는 평가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답이 아니더라도 가지고 있는 지식을 근거로 가설을 세우는 편이 평가가 높다고 추천했다.
넥슨에 취업을 희망하는 많은 학생들이 강연장에 몰렸다.
오 실장은 현재 개발 환경의 구조적 문제도 짚었다. 게임 엔진을 비롯한 각종 개발 도구가 고도로 추상화되면서 개발 효율은 크게 높아졌지만, 그 내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것이다. 성능 문제, 메모리 이슈, 동시성 버그 등이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적하지 못하고 표면적인 증상만 보고 시간을 낭비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AI를 활용해 만든 코드를 이해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찾지 못하는 것과도 비슷한 문제다.
그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자료 구조와 CS 지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제시했다. 특히 자료 구조는 사용법을 아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구현해볼 것을 권했다. "직접 구현해보면 그 자료 구조가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한계는 무엇인지를 체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S 지식의 경우 언어나 엔진의 버전이 아무리 바뀌어도 원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라는 조언이다.
실무 경력을 가진 지원자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연차가 높다고 해서 실력이 높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 실장은 "본인이 결정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던 선택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며 "경력의 가치는 비슷한 상황에서 얼마나 훌륭한 선택을 내릴 수 있고,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