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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 멈춰 있는 게임법 전부개정안, 골든타임은 흐른다

게임을 사행성과 중독의 늪에서 분리하고, 진정한 문화·예술이자 국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진흥하기 위해 발의된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그러나 게임법 개정안은 제22대 국회서 소위 회부 이후 7개월째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방대한 조문과 웹3(P2E)·게임진흥원 신설 등 복잡한 이해관계에 밀려 또다시 '임기 만료 폐기'라는 21대 국회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데일리게임은 창간 18주년을 맞아 멈춰 선 게임법 개정안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허비할 수 없는 '골든타임'의 의미를 집중 조명합니다. < 편집자주 >

(출처=AI 생성).
(출처=AI 생성).
게임산업을 규제의 대상에서 진흥해야 할 산업으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이하 전부개정안)'이 멈춰 있다. 국회 심사가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결국 임기 만료로 폐기됐던 제21대 국회의 전부개정안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와 조승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부개정안을 향한 게임업계의 초기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이번 전부개정안은 명칭부터 기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게임문화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변경을 시도했으며, 게임을 사행성·중독의 프레임에서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조문이 구성됐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게임특위)에 참석해 게임을 즐기던 시절을 회고하며 중요성을 강조했고, 게임사 대표 출신인 최휘영 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수장에 오른 행보와 맞물려 기대감이 높아졌다.

법안 발의 후 9개월이 지난 현재, 실질적인 심사 절차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답보 상태다. 지난 11월 법안소위 회부 이후 국회 차원의 공식 심사 일정은 사실상 멈춰 있다. 실제 국회 입법진행현황을 살펴봐도, 지난해 11월17일 전체회의 상정 이후 기록은 갱신되지 않고 있다.

◆ 발의부터 소위 회부까지 두 달, 그리고 7개월간 멈춰 선 시간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출처=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출처=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이번 전부개정안의 골자는 게임의 가치를 문화·예술로 재정의하고, 패러다임을 규제에서 진흥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일반 게임물에 드리워진 사행성의 그림자와 이에 따른 각종 규제들을 걷어내겠다는 뜻이 담겼다.

이번 전부개정안은 지난 2025년 9월24일 조승래 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됐다. 이튿날인 9월25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법안이 회부됐고, 두 달 뒤인 11월17일에는 제429회 국회(정기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이 정식 상정됐으며, 제안설명과 검토보고, 대체토론을 거친 뒤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겨졌다. 다음 날인 11월18일 조승래 의원실 주최로 법안의 취지와 쟁점을 짚는 국회 토론회까지 개최되면서 초기 입법 절차는 신속하게 진행됐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지난해 11월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 회부 이후 멈춰 있다(출처=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지난해 11월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 회부 이후 멈춰 있다(출처=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문제는 법안심사소위원회 회부 이후의 상황이다. 국민참여입법센터의 입법진행현황에 따르면 전부개정안의 소관위 심사 단계는 11월17일 '소위회부' 조치가 마지막이다. 그사이 한국게임정책학회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등이 주최한 전문가 토론회 및 세미나를 통해 '현행 체계를 통째로 바꾸는 대형 법안'이라는 학계의 평가와 분석, 개선의견이 이어졌으나, 정작 국회 법안소위 심사에 공식 의제로 올라 조문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지연 현상은 과거 21대 국회의 사례와 유사하다. 당시 이상헌 전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전부개정안 역시 문체위 전체회의 상정과 공청회 절차까지 마쳤으나, 결국 법안소위 단계에서 장기간 표류하다 임기 만료로 폐기된 전례가 있다. 전부개정안 특유의 방대한 조문 수와 공청회 이행 의무, 다각적인 이해관계 조율에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동일한 공백기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 학회·업계 의견은 쌓이는데…국회 논의는 '개점휴업'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황성기 의장은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전문가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이번 전부개정안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황성기 의장은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전문가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이번 전부개정안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부개정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학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토론회가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 4월14일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이 주최한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전문가포럼 정책토론회'에서는 "전부개정안이 앞으로 20년을 설계할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왔고, 조문으로 포함돼야 할 내용과 실효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법안 심사가 멈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방대한 분량을 다뤄야 하는 전부개정법률안이란 점이 첫 번째다. 막대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위원회 일정을 잡기가 힘들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반영됐다. 두 번째는 이해관계자의 엇갈린 시선이다. 블록체인 기반 웹3 게임(P2E) 서비스를 막는 경품제공 금지, 위헌 여부가 도마에 오른 게임산업 전담기관 설립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전부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전담 진흥기관인 '게임진흥원'을 신설하고, 기존의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폐지하는 동시에 그 권리·의무 및 인력을 진흥원 내부의 사행성 관리 전담 조직인 '게임관리위원회'로 흡수·승계하도록 명시됐다(안 제29조·제32조, 부칙 제3조). 법안의 최대 쟁점이었던 게임진흥원 설립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기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위헌적 소지를 제기했다. 단, 올해 초 이 의견을 철회하고 찬성 취지의 공문을 국회에 전달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게임산업법 전면개정안 토론회'에 조승래 의원이 참가해 발제 중인 모습.
지난해 11월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게임산업법 전면개정안 토론회'에 조승래 의원이 참가해 발제 중인 모습.
경품 금지 조항을 특정장소형 게임에만 유지하고 디지털 게임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한 구조(안 제59조 제2항 제7호)에 대해서도 시선이 갈린다. P2E(Play to Earn) 및 웹3 게임 업계는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험에 발맞추기 위해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인 반면, 이용자 단체 등은 경품 규제 완화가 사행성 게임물의 우회 허용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정훈 교수는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주최한 '제5회 대한민국 블록체인 웹3 게임 컨퍼런스'에서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에게 도박죄를 적용하지 않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며 "가상자산사업자에게도 이런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해석이 충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복잡하게 얽힌 고리를 풀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논의가 장기화될수록 법안 처리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제22대 국회 임기 만료라는 시계는 다양한 현황을 다루면서 빠르게 흐르고 있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 21대의 악몽, 22대에서 되풀이돼선 안 된다
[창간 기획] 멈춰 있는 게임법 전부개정안, 골든타임은 흐른다
게임법은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행성 규제가 한 켜씩 덧대지며 누더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사행성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각종 규제가 추가되면서 이름은 진흥법이지만 실상은 규제법이라는 지적이 지난 십여년간 반복된 이유다. 이런 근본적인 한계를 바로잡기 위해 마련된 전부개정안은 사행행위를 게임의 정의에서 원천적으로 떼어내고(안 제2조), 디지털게임과 특정장소형게임을 나눠 각자에 맞는 규율을 적용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21대 국회와 같은 결과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교해진 설계도가 통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21대 국회에서도 공청회까지 거친 법안이 소위 문턱에서 표류하다 임기만료로 사라졌다. 지금 전부개정안이 처한 상황은 그 때의 일을 떠오르게 한다. 법안이 다뤄야 할 쟁점은 많은데, 정작 심사 시계는 멈춰 서 있다. 이런 상황이 길어질수록 추진 동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된다.

법안의 큰 방향성에 대해서는 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게임진흥원의 형태와 기능, P2E를 둘러싼 해석 공백 같은 세부 쟁점은 소위 심사 과정에서 더 정교하게 조정할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큰 틀에 합의가 이뤄진 조항부터 처리하고, 세부 쟁점은 추가 논의를 통해 보완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의식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수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게임산업이 또 한 번 정쟁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21대 국회로 충분하다. 오는 2028년 5월 끝나는 두 번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업계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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