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야구게임으로 이어졌다. 80년대 오락실을 풍미했던 '히어로 스타디움'에 심취한 기자는 동전 하나로 9회말 승부는 물론이고 일부러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까지 최대한 길게 게임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다. PC게임이 보급되고 나서는 '하드볼'과 '트리플플레이', '하이히트베이스볼' 시리즈까지 두루 섭렵했다.
예전에는 프로야구를 보면서 팀 순위에만 신경을 쓰면 그만이었다. 기자의 경우 LG 트윈스의 최종순위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LG 선수들이 개인 타이틀을 많이 획득하는 것도 좋지만 팀의 우승 타이틀과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마구마구'와 '슬러거'가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뒤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선수들의 실제 기록이 게임 속 능력치와 직결되기 때문에 팀 성적뿐만 아니라 개인 기록에도 큰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한 시즌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둬 게임 안에서의 능력치가 향상된다면 팀이 꼴찌를 해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LG 트윈스가 10연패를 해도 그 기간 동안 이대형이 많은 도루를 추가하고 박용택이 홈런을 친다면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시즌이 끝나고 스토브리그에 접어들면서 게임과 야구의 유기적인 결합이 더욱 두드려지고 있다. 많은 게이머들이 자신의 팀에 부족한 포지션을 메꿔줄 다른 팀의 스타 플레이어가 실제로 영입되기를 희망한다.
LG 트윈스는 SK 와이번스로부터 이진영을, 히어로즈로부터는 정성훈을 데려와 내야와 외야를 두루 보강했다. LG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박종호도 친정으로 복귀시켰고 페타지니와 옥스프링 두 용병과는 재계약했다. 지난 시즌 선발 에이스로 맹활약한 봉중근이 마무리로 전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마구마구'를 즐기고 있는 기자는 이와 같은 LG의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자는 '마구마구'에서 LG 트윈스 선수들만으로 팀을 꾸려 'LG 올스타 덱'을 사용하고 있는데 덱을 유지하면서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2009시즌 카드들 영입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봉중근은 또 어떤가. 지난 시즌 8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탈삼진과 방어율 상위권에 오른 봉중근이 마무리 투수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다면 계투진이 부실한 LG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스위치히터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박종호가 93, 94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둘지, 지난 시즌 정교한 타격을 선보인 페타지니가 풀 타임을 소화하고 LG 트윈스의 첫 레어 1루수 카드를 만들어낼 것인지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관심이 간다. 지난 시즌 구원투수로 부활한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마구마구'에서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지난 시즌 우승팀 필라델피아는 박찬호의 올해 성적에 따라 최고 인기 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LG 팬인 기자도 박찬호의 2009년 선전을 기원한다. 박찬호라면 LG 선수가 아니라 해도 덱 한쪽 구석에 올려두고 위기 때마다 등판시킬 용의가 있다.
실전 야구와의 절묘한 만남은 야구게임의 수명을 대폭 늘려줄 것으로 보인다. 기자 역시 LG 트윈스에 대한 애정이 계속되는 한 야구게임을 떠나지 않을 거라 다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구마구'와 '슬러거'가 10년이 지나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원해본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