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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등급심의료 인상 '그후'

◇변경된 게임물 심의수수료 조건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심의수수료를 인상한 지 2개월 여가 지났다.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에서는 심의료 인상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있지만 영세업체 관계자들은 부쩍 오른 심의수수료 앞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10배 가까이 오른 심의료에 '화들짝'

중소 모바일게임 개발사 A사 대표 B는 최근 중대한 기로에 섰다. 모바일게임을 계속 개발할 것인지 사업을 접고 다른 활로를 모색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B대표는 여러가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심의료가 대폭 인상됐다는 사실을 접하고 모바일게임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A사는 2008년 예년과 비교해 30%에 불과한 매출을 올렸다. A사는 그전까지 직원들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하고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아 야심차게 출시한 게임이 시장에서 외면 받으면서 2008년에는 게임 개발비도 건지지 못했다.

B대표는 이에 신작 개발을 중단하고 개발팀을 잠정 해체했다. 비용 지출을 줄이고 수익을 꾀하기 위해 개발 인력을 줄이고 해체하고 기존 출시 게임을 다른 통신사를 통해 서비스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B대표는 C게임의 심의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게 놀랐다고 한다. 예전에는 모바일게임 한 건당 심의수수료가 3만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돼 있었는데 C게임의 심의수수료로 무려 27만원이 책정된 것. 10배 가까운 인상폭에 B대표는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중소기업 감면 제도를 통해 30% 할인된 금액만 납부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심의료 부담까지 늘어났다는 사실을 접한 B대표는 모바일게임시장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혔다.

B대표는 "30만원이면 모바일게임 100건을 넘게 다운로드 받아야 벌 수 있는 금액"이라며 "극도의 경기 불황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제반 비용은 오르기만 하니 영세업체들은 살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직원들 월급도 못 줄 판인데...심의료는 나중에

신생 온라인게임 개발사 D는 최근 자금난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대표 E가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한지 몇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게임을 정식 서비스하지 못해 매출액 '제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외부 투자자를 통해 개발비를 조달하고 있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도 빠듯하다.

D사가 개발 중인 게임의 비공개 테스트 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나 E대표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게임을 빨리 출시해야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당장 들어가야 할 비용을 조달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신작게임을 출시할 때 적지 않은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마케팅 비용은 최대한 줄인다고 해도 이용자들에게 나쁘지 않은 첫인상을 주기 위한 작업들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게임의 그래픽을 개선하고 버그를 잡는 작업이야 내부에서 소화하면 되지만 홍보용 동영상을 만들거나 게임의 사운드를 보강하는 일은 외주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외주 프로젝트 말고도 E대표의 머리를 아프게하는 것이 또 있다. 부쩍 올라버린 게임위 심의수수료다. 온라인게임 심의수수료는 기존에는 13만원이었지만 바뀐 요율 체계에서는 최대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부과된다. D사가 출시를 앞둔 게임은 온라인 RPG로 비한글 계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만 제외하면 가장 비싼 축에 속해 108만원을 심의수수료로 내야 한다. 중소기업 30% 감면을 감안해도 80만원 가까이 된다.

E대표는 "회사 직원들 월급을 밀리지 않기 위해 연체된 각종 공과금이 한두가지가 아닌 상황에서 심의수수료가 대폭 올라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무실도 줄이고 직원도 일부 정리하고도 빠듯한 살림을 하고 있는데 심의수수료는 줄일 길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불 유예 제도 도입 등 적극적 영세기업 지원책 필요해

위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게임위가 야심차게 추진한 심의수수료 현실화가 영세업체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심의수수료 인상 시기가 국제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한 경제 한파와 맞물리면서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적지 않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개발비에서 심의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 모바일게임의 경우 개발비에서 심의수수료 비중이 결코 낮지 않다. 특히 1-2명의 인원이 모든 업무를 커버하는 소규모 업체에서는 게임 한편의 제작비가 1천만원 미만인 경우도 있는데 전체 개발비에서 심의수수료 비중이 10%를 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게임위는 종업원 50인 미만이거나 연 매출 50억원 미만의 중소업체에게 심의수수료의 30%를 감면해주고 있지만 소규모 영세업체에게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10인 미만의 영세 업체에게는 심의수수료 납부 시기를 게임 출시 이후로 연기해주거나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해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게임위는 국고 지원 중단을 이유로 심의수수료 인상에 나섰으나 관련 조항이 삭제되면서 여전히 문화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심의료도 대폭 인상한 상황이어서 영세 업체 지원에 나설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위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영세 업체 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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