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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전설이 개발되는 곳 미 블리자드 탐방기

게임의 전설이 개발되는 곳 미 블리자드 탐방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 위치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본사. 정문에는 회사명을 새긴 철골 간판이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이름, 블리자드(Blizzard).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와 '디아블로'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등 만드는 게임마다 성공을 거둔 이 회사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개발사다.
블리자드는 한 해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해 고부가 가치산업인 게임산업의 가능성을 전세계에 확인시켰다. 완성도에 대한 우직한 고집과 남들 보다 더 나은 게임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게이머들을 기대케 하고 흥분시키는, 블리자드 본사를 방문했다. <편집자주>

◆ 회사야? 대학 캠퍼스야?

블리자드는 서울 도심에 몰려있는 국내 업체들과 달리 한적한 계획도시 오렌지카운티의 얼바인(Irvine)에 위치하고 있다. LA 도심에서 5번 고속도로를 타고 차로 한 시간 정도를 달리면 도착하는 얼바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1994년 설립된 블리자드는 지난해 초 이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흩어져 있던 개발사를 모아 총 2만2000㎡ 면적 위에 3개 동의 건물을 올린 것. 넓은 면적 덕에 3층 높이로 건물을 지어도 1200명 직원들이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특징적인 건 넓은 부지 대부분이 잔디로 덮혀 있고 군데군데 편의 시설이 많아 회사라기 보다는 대학 캠퍼스처럼 보인다. 실제로 블리자드 직원들도 회사를 '블리자드 캠퍼스'라고 부를 정도다.

◆ 용기와 희생의 '오크라이더'의 정신

블리자드 본관 앞에는 6m 높이의 오크가 늑대를 타고 있는 '오크라이더 ' 조각상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마크 모하임 사장은 모든 직원들에게 '오크라이더' 피규어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줬는데, 그 피규어를 실물 크기로 설치하는 작업이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지금 진행되는 작업은 조각상 주변에 블리자드 개발철학을 담은 문구들을 새겨 넣는 마무리 공사라 했다.

이 조각상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얼라이언스의 포로였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호드 연합의 지도자로 성장한 스랄의 의지와 용기, 동료를 대신해 죽음을 택한 헬스크림의 희생정신 등 블리자드이기에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들 앞에서 동료애와 용기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자는 메세지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본관 정문에 세워진 오크라이더 조각상.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 블리자드 역사를 한 눈에, 온갖 사연이 가득한 박물관

블리자드 본관 옆에는 박물관이 있다. 지금까지 블리자드가 걸어온 길을 확인할 수 있고, 온갖 사연이 있는 물건들도 만나볼 수 있다.

블리자드가 수상한 수많은 상들과 게임을 소재로 만든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 너머로 특이한 액자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라크 참전 용사가 블리자드에 보낸 편지와 지구를 한 바퀴 돈 '스타크' CD가 그것이다.

'와우'가 너무 하고 싶었던 이라크 참전용사는 자신을 베타테스터로 뽑아달라는 긴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참전 용사에게 주어지는 증표와 이라크 화폐, 성조기를 블리자드에 보냈고, 블리자드는 그의 소원대로 테스터로 선발해 지원했다.

그 옆에는 우주비행사 덴 베리가 디스커버리호로 지구둘레를 비행할 때 소지한 '스타크래프트 CD' 패키지가 전시돼 있다.

이외에도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MAKE A WISH' 사연과 유명만화 '사우스파크'에 등장한 '와우'를 기념하는 내용 등도 주목할만 하다.

◇본관 옆에 있는 블리자드 박물관. 블리자드 게임들의 역사와 게임으로 만든 다양한 상품들, 게임과 관련된 사연들이 전시돼 있다.

◆ 피규어의 천국 블리자드

게임업체의 특징은 만화나 영화에 등장하는 소재를 실사처럼 구현한 피규어가 많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는 피규어를 좋아하는 개발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정말 회사가 피규어를 권장하는 것 처럼 곳곳에서 피규어를 만날 수 있다. 모하임 사장 역시 피규어 수집을 좋아한다고 말 할 정도니, 개발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본관 입구에는 '스타크'에 등장하는 고스트, '노바'와 '워크래프트' 주인공이 아서스 왕자가 사용했다는 칼, '프로스트 무어'(서리한)가 전시돼 있다. 또한 '와우'에 등장하는 드워프 사냥꾼과 새롭게 추가된 신 종족 '드레나이'와 '블러드엘프' 피규어도 확인할 수 있다.

◇블리자드는 회사 곳곳에 대형 피규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진은 '스타크'와 '워크래프트', '와우'에 등장한 주인공 피규어들.

◆ 3~4명당 1실, 독립된 개발 분위기

촬영이 엄격히 금지된 개발실들도 둘러봤다. 특징적인 것은 좁고, 어둡고, 자유롭다는 것이다.

블리자드 개발실은 많게는 4명이 한 방을 사용하는 철저히 독립된 구조를 갖고 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함인지 어두운 곳에서 모니터만 빛나는 광경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이외에도 많은 장소에서 대화를 나누는 개발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관계자 설명으로는 블리자드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 의사소통 능력과 자율성을 중시 여긴다고 한다. 그래서 메신저를 사용하기 보다는 항상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곳에 편안한 공간들이 배치돼 있다.

개발자들을 위한 도서관도 최근 개장했으며 매달 첫째 셋째 금요일에 전문의가 허리진료를 해주는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블리자드는 개발자가 자리를 비운다고 해서 찾지 않는다. 언제까지 무엇을 해라가 아닌 이 이상의 퀄리티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피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얼바인=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 최근 개장한 블리자드 도서관. 다양한 책과 게임CD들을 직원에게 무료로 대여해 준다. 국산 게임은 '리니지2'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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