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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중국에 영화 •게임 수입규제 '시정조치'

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의 문화콘텐츠 수입 규제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을 두고 한국 정부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이번 분쟁조정은 사실상 중국의 영화 수입에 대한 규제 철패를 요구한 것이지만, 유사한 형태의 수입 규제를 받고 있는 게임 역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의 헐리웃 영화 수출이 주목적
WTO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12일 "중국 정부가 외국산 영화·음악·출판물의 수입·배포 사업을 중국 국영기업이 '독점'하도록 제한한 것은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WTO 규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WTO는 이번 시정조치를 통해 미국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중국에 더 많은 영화를 수출할 길을 열어줬다.

이런 결정에 중국 정부가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물론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WTO 발표에 불복하고 항소를 결정했다. 항소 사유는 중국 문화산업의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WTO가 중국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결국 중국 정부가 WTO의 이번 시정조치를 받아들이게 되면 영화나 음악, 출판 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게임도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제소한 사안이지만 우리 역시 WTO 회원국이기에 자연스럽게 동일한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국산 온라인게임 수출길 확대될 수도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담당 사무관은 "이번 WTO가 시정조치를 요구한 문화콘텐츠 속에 게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문화부는 파악하고 있다"며,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날 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WTO가 시정조치한 수입규제 대상에서 게임이 제외되더라도 최소한 자국 게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산게임 수입을 줄이도록 강요하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한국 정부나 게임업계도 중국의 수입규제 완화를 요구할 명분이 발생하므로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WTO 결정에 반발해 항소를 결정했으나 결국 이번 시정조치를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 정부역시 내부적으로는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 '판호' 등 심의제도는 여전히 걸림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경우 외국산 문화콘텐츠로 인해 사상 통제가 느슨해 질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규제 철패를 검토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검열제도를 통해 사실상 수입규제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방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WTO 역시 이에 대해서는 "해당(검열) 사안은 우리가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 삼지 않고 있다. 결국 국산 게임이 더 많이 중국에 수출되더라도 현지 서비스의 가장 큰 걸림돌인 '판호' 제한이 함께 풀리지 않을 경우 문제 해결은 요원할 수도 있다.

게임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를 통해 국내 업체들이 판호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달라는 의견을 오래 전부터 전달해 왔으나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이번 WTO 결정이 보다 큰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문제는 민간에서는 해결할 수 없고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가 나서서 WTO 분쟁조적위원회를 움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과거 한국과 마찬가지로 헐리웃 영화 '직배'가 안되는 시장인 데다, 매년 수입되는 헐리웃 영화 편수도 제한되고 있다.

◆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 역시 중국 정부로부터 유사한 형태의 수입 규제를 받고 있으나, 정작 우리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수년째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5년엔 미국 정부로부터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중국의 수입규제에 공동 대응하자는 '요청'이 있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이번에도 '어부지리'만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에 수출된 국내 게임수는 총 182개로 2005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한국게임 수입업체는 총 91개 업체로 대부분이 북경(48개)과 상해(32개) 몰려있다.(*표 참조)

이 같은 현상은 자본과 인력을 앞세운 중국게임 업체들의 성장 때문이다. 중국 게임산업 성장 이면에는 수입게임을 직간접적으로 규제하고 표절 논란에도 개의치 않고 기술력을 확보를 독려한 중국 정부 역할이 컸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특히 자국에서 사업을 통해 돈을 벌어가는 해외 업체와 이에 동조해 국부를 유출시키는 자국업체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블리자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서비스 하면서 일약 중국 메이저 회사로 성장한 더나인이 중국 정부 교섭력이 약해지게 된 결정적 이유도 수입게임 의존도가 높아 당국의 규제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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