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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KOG 대표 '야구 삼성팀 전략 어때요?'

대구에 내려가면 꼭 만나볼 사람이 있다. NHN과 넥슨 등 메이저 회사 임원들도 ‘형님’이라 부르며 따르고 기자들 역시 대구에 가면 우선약속 1순위를 차지하는 그는 바로 KOG의 이종원 대표다. 지방 개발사라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 등 인기게임을 개발한 KOG는 대구를 넘어서 지방 소재 개발업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그 모든 중심에는 이종원 대표의 뚝심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 출장길, 반드시 만나야 하는 이종원 대표를 만나 안부를 물었다 <편집자주>

◆여전한 지방 개발업체의 비애

[[img1 ]]"경기도 어렵고 마 죽겠심미더."

'안녕하시냐'는 인사에 이종원 대표는 위와 같은 말로 답했다. 넉살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이 대표의 너스레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말 속에는 여전히 지방 개발업체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여전함을 알 수 있었다.

지방 개발업체의 어려움이야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고 그래서 지자체가 나서서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희망적인 말도 들려왔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못됐다고 한다.

"회사 운영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 돈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정부 지원은 실질적인 현금 보다는 현물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물론 이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작은 개발사들이 직원들 월급도 못 줄 판인데 당장 현물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자체가 나서서 세금을 감면해주고 사무실비를 보조해줘도 인력확충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서울보다 물가가 싼 지방이지만 오히려 개발자 연봉은 서울보다 결코 낮지 않은 점도 문제다. 대우를 떠나 인력풀이 없어 비용이 더 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것은 경쟁력 약화라는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고 한다.

"지방이라서 개발자 대우가 허술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오히려 인력이 없어서 비싸게 대우해줘야만 하죠.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타 게임들을 옆에서 보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 자체가 안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해외 퍼블리싱 계약을 맺기 위해 약속을 잡았음에도 회사가 지방에 위치해 약속이 취소된 지난날을 떠올리며 이종원 대표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럼에도 결코 대구를 떠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라도 남아서 대구를 지켜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서울이 여러모로 장점이 많지요. 그렇다고 다들 서울 가버리면 지방은 누가 책임을 집니까? 필요에 의해 서울에 연락 사무소를 둘지언정 KOG가 서울에 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 대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출범했지만 게임보다 방송에 치중된 행보가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트랜드 쫓기 보단 잘 만들 수 있는 게임 만들어야

KOG는 액션게임의 명가로 소문나 있다. 시작은 레이싱게임 '와일드랠리' 였지만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 ‘파이터스클럽’ 등 액션 게임에 치중한 결과 얻어진 수식어다. 특히 ‘파이터스클럽’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콘솔에 버금가는 액션을 구현할 수 있는 DSK(Digital Stick Keyboard)시스템을 완성해 특허도 출원해 둔 상태다.

이종원 대표가 이처럼 액션게임만을 추구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잘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MMORPG로 항상 흥행을 할 수 있는 것도 오랜 시간 그 분야에서 노하우를 터득한 것처럼 KOG 역시 액션게임에 있어서는 그 누구 못지 않는 기술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 액션게임이 온라인 게임의 한 장르로 부각이 되고 있지만, KOG가 ‘그랜드체이스’를 공개할 시점에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비인기장르와 다름없었다. KOG는 남들이 하지 않는, 그래서 블루오션이었던 장르에 도전했고 기술력을 쌓으면서 성공했다. 이종원 대표가 대구에 있는 후배 개발업체 사장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바로 이것이다.

“트랜드를 쫓는 것은 지방 개발업체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인력과 자본에 있어 경쟁이 되지 않는데 대작 MMOPRG가 시류라 해서 따라갈 순 없지 않습니까.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꾸준히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를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지방 개발업체가 생존할 수 있는 길입니다.”

[[ img3]]이종원 대표는 자체 서비스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 단순히 개발업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체 서비스를 해야만 진정한 게임업체라는 판단에서다. 이것은 대구지역에 인력 수요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미 ‘파이터스클럽’을 SBSi와 손잡아 자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요즘은 흥행에 필수인 PC방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이 대표 때문일까. 대구에 있는 개발사 대표들은 자체 서비스를 고집한다. ‘카운터바이러스’를 공개한 루나소프트 홍지완 대표도 총 직원수 14명에 불과하지만 이 게임 자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구 개발업체들에게 KOG가 걸어가는 길은 ‘따라가고 싶고 따라 가야만 하는 모범’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지역색 강한 개발업체로 거듭날 것

지역 개발업체의 미래는 어떨까? 결국 그 해답도 지역에서 찾겠다는 것이 이종원 대표의 생각이다.

“우리 고객은 게이머들인데 이들이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대구 게이머들과 그 관계자들에게 어필하는 회사가 되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학부모들이 애들이 게임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이런 학부모들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반창회도 나가고 하면 지역 연고 게임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웃음)”

이것은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와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처럼 지역연고 개발업체가 되면 그 지역의 확고한 팬은 확보할 수 있겠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찾아가기도 어려운 서울 소재 회사보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쉽게 만날 수 있고 쉽게 찾을 수 있는 KOG가 대구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설명이다.

나라마다 게이머 성향이 다른 것처럼 지역 PC방마다 게임에 따른 선호도 차이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감안한다면 참신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그 주변 도시로 팬층을 확보해 나간다면 삼성 야구팀처럼 KOG가 대구 연고 개발업체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더 많은 사회 공헌 활동으로 대구 내 회사 이미지를 더욱 재고시키고 이것이 나아가 게임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말하는 이종원 대표의 바람처럼 KOG가 일반 시민의 사랑까지 독차지하는 게임회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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