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재 개발자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
송 대표는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를 함께 개발한 동료들과 함께 2003년 4월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했다. 회사명으로 '엑스엘'을 선택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훌륭한'이라는 뜻의 영단어 'excellent'에서 따왔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NC가 처음에는 'Not Company'에서 시작됐다가 'Next Cinema'로 의미를 포장한 것처럼 회사명에 대한 정확한 의도는 송 대표만 알고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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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엘게임즈는 아무도 온라인 게임으로 시도하지 않았고, 대부분이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한 실사 레이싱 게임 '엑스엘레이싱'를 1년 만에 선보이고, 예상대로 실패의 쓴 잔을 마셨다. 하지만 구현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실사 레이싱을 완벽하게 재현해내 '개발력만은 최고'라고 인정받았다.
'엑스엘레이싱'과 관련해 재미있는 사실은 내부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송 대표는 '꼭 해 보고 싶다'는 개발자들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송 대표를 닮은 엑스엘게임즈의 개발자들은 개발에 있어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소신과 뚝심으로 유명하다.
'엑스엘레이싱'으로 몸도 풀었으니,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만드는 것이 '아키에이지'다. 그들은 현존하는 모든 MMORPG의 공식에 새로운 요소를 더해 지금과는 다른 세계를 선보이겠다며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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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 자유, 식대비 맘대로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점심도 마음껏 먹어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 모습이 엑스엘게임즈에서는 현실이 된다. 규율을 싫어하는 송 대표 덕에 엑스엘게임즈에는 정해진 출근시간은 없다. 팀 단위로 사유만 정당하다면 언제 출근해서 일을 해도 괜찮단다.
회사가 지원하는 식대비도 마찬가지다. '얼마를 먹어야 한다'는 한도 규정 조항이 없다. 식사를 하고 영수증만 제출하면 끝.
그런데 매일 지각하거나 몇 만원씩 하는 점심을 먹는 사람도 없다. 자유로운 규정이지만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식' 선에서 행동한다는 설명이다. 4년 넘게 자발적으로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이 임직원들의 믿음이다. 개개인의 합리적 판단을 믿는 것이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강제적인 규칙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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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도 아니고… '종례' 하는 회사
엑스엘게임즈의 독특한 사내문화 중 또 하나는 '종례'를 한다는 점이다. '차렷', '경례' 이후에 선생님이 일장 훈시하는 초등학교 종례와는 다르지만, 이 회사는 매주 금요일 직원들 전체 종례를 한다.
송재경 대표가 단상에 올라가면 전 직원들도 일어나 한 주 동안 했던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 등을 간단히 말하는 방식이다. 발표는 송 대표만 하는 것이 아니며 주제도 꼭 일과 관련이 없어도 된다. 한 직원은 "아들을 낳았는데 이름을 재경으로 지을까 한다"는 말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송 대표가 이 일을 추진한 것은 동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흔히들 사내 게시판이나 사보를 통해 동료들의 소식을 알리지만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하는 것 보다 좋은 것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덕분에 엑스엘게임즈 구성원들은 서로 간 인사를 잘 한다. 이 사람이 어느 파트에서 일하는 누구인지, 요즘 무슨 고민을 하는지를 알기에 남처럼 느껴지지 않는단다. 기자가 회사를 방문해 이곳 저곳을 둘러볼 때도 치나 치는 사람들이 정답게 인사를 건네오는 모습에서 훈훈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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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간 사무실 확장도 준비 중
엑스엘게임즈는 지하철 2호선 선릉역 근처에 있다. 병원 건물에 한 층 세 내어 사용 중이지만 식들이 늘어나 조만간 사무실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동은 서울에서도 전세값이 비싼 곳이지만 송 대표가 유독 이곳을 고집하는 이유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성공신화가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이들 회사에서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로 한국 MMORPG의 기반을 다졌다.
송 대표와 회사식구들은 '아키에이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아키에이지'는 단 3장의 스크린샷과 송재경이라는 이름 석자 만으로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300억원이 투여된 정통 판타지 MMORPG인 '아키에이지'는 오는 6월 비공개 테스트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자유로움 속에서 책임을 다하는 엑스엘게임즈의 분위기가 게임 속에 어떻게 묻어날지 사뭇 궁금해진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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