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코리아(대표 한정원)가 100억 규모로 조성되는 게임문화기금 조성에 동참하는 것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고 건전 게임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까다로운 본사 회계법상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요원한데다 자칫 관주도 성격의 기금 조성에 참여했다가 다른 국가들에도 빌미를 제공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게임문화기금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이 지난 4월 17일 발표한 '게임산업 지속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게임 과몰입 대책'의 일환이다. 건전한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100억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과몰입 예방에 사용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관 주도 행사에 참가한 적이 없는 블리자드코리아가 지금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까닭은 한국 정부의 눈치 때문. 블리자드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음에도 사회공헌이나 한국시장에 투자 등을 하지 않아 비난을 사왔다. 또한 '스타크래프트2' 이용등급 심의 문제로 곤혹을 치룬 적이 있고, 한국e스포츠협회와도 마찰 중이어서 가급적 반 블리자드 정서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게임문화기금 조성이나 게임물등급심의는 협회와 민간단체가 진행하는 사안이긴 하지만, 문화부 등 정부기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블리자드코리아가 서비스 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한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게임 과몰입을 막자는 명분을 거부하기도 어렵다. 특히 게임문화기금 출연 회사가 중소업체로까지 확대되는 것도 부담이다.
난감한 것은 출연을 약속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일단 출연기금 규모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게임업체의 매출. 블리자드코리아는 회사 매출을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 출연 규모를 얼마나 결정해야 할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또 까다로운 미국 회계법상 이를 로비 자금으로 책정할 수 있지만, 게임문화기금 조성은 외형적으로는 업계 자율적인 추진안으로 알려져 있어 그럴 수도 없는 실정이다.
또 출연을 한 것이 빌미가 되어 중국 등 타 서비스 국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하는 것도 걱정이다. 기금을 낸 것이 전례가 된다면 타 정부의 요청을 거부할 명분도 사라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코리아도 지금 업계 분위기상 게임문화기금을 내긴 내야겠는데 그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판국에 반 블리자드 정서가 업계에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같다"고 말했다.
기금 출연과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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